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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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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6-02-21 22:12 조회6,1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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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장론에 대해 
 

최근 북한이 정신병자들의 발작처럼 광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미국이 금방이라도 김정은 집단을 날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다. 수많은 우국지사들과 여당 정치인들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핵무장론자들의 모든 글들을 읽어보니 대략 이러한 주장들이었다.  

1. 자위적 핵보유 없이는 북한에 순간적으로 당할 수 있다.
2. 핵무기에 대한 유일한 대응무기는 핵무기다.
3. 미국은 한 순간에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LA를 버릴 수 있겠느냐?
4. 우리도 핵무장 위한 기술능력 있는데 이를 사장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5. 지금 바로 NPT탈퇴와 비핵화선언을 무효선언하고 핵무기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6. 이로 인한 외교적 고립이나 미국과의 마찰이 따른다 해도 감내해야 한다.
7. 자체 핵무기가 있어야 외교력이 생긴다.  

모두가 애국적 충정에서 내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의협심의 발로로 보이며 의사결정에 필요한 매우 중요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은 조건반사적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을 적대하는 외교적 고립은 곧 멸망을 의미  

“한·미 원자력협정”이라는 발등의 불이 있다. 이 협정은 미국이 우리에게 ‘원자력 발전’ 기술을 전수해주면서 1974년부터 발효됐고, 여기에는 절대로 재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조건이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라늄 연료를 사가지고 6%만 태우고 94%의 연료는 아깝지만 땅에 묻어야만 한다. 남아 있는 연료를 더 태우면(재처리) 거기에서 플루토늄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94%의 연료가 남아있는 핵연료를 폐기물로 처리하려면 아까운 연료를 그냥 버려야 하는 경제성도 문제이지만 폐연료봉의 부피가 커서 저장공간이 큰 문제가 된다.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고 추가로 저장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모양이다. 그래서 발등의 불인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허락으로 재처리를 하기 때문에 폐연료봉의 부피가 우리의 100분의 1이라고 한다. 일본은 박카스 병 전체를 다 태우고 꼭지 부분만 폐연료로 땅에 저장하는 반면 한국은 그 반대인 것이다. 이 발등의 불을 끄려면 한국이 미국에게 신뢰를 주어야 하지만 미국은 한국인들을 일본인들만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사고방식대로라면 미국의 반대를 묵살하고 지금 당장 대통령이 “한·미 원자력협정”도 일방적으로 파기해야 한다. 이는 안보-외교-경제 면에서 자살행위 그 자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그놈이 그놈이라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북한과 동격으로 추락하며 미국은 한국을 지켜줄 가치조차 없는 야만국으로 인정할 것이다. 미국이 등을 돌리면 세계 모든 나라가 등을 돌린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북괴와 싸우는 게 아니라 우방인 미국과 싸우게 되는 것이다.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면 클수록 박근혜 정부의 “한·미 원자력협정”에 엄청난 장애가 된다. 핵무장을 외치는 국가에 어찌 미국이 재처리 권한을 허락해 주겠는가?  

                             북한과도 싸우고 미국과도 싸우겠다?  

북괴는 지금 온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은 한국만의 적이 아니라 미국과 세계의 적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과 각을 세운다? 이번 훈련에 미국은 얼마나 많은 국방비를 쓰겠는가? 수천억은 될 것이다. 북괴는 미국의 군사력을 무서워 하지, 한국의 핵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동맹은 한국핵 수천 배의 위력을 갖는다. 한국에 핵무기가 개발돼 있다 해도 북괴는 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더구나 남한의 핵은 간첩들의 손아귀로 넘어갈 공산이 매우 크다.  

                               나는 한국군보다 미군을 더 믿는다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100% 자주국방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기분과 감정만 앞세우는 우국지사들은 우리 군의 정확한 능력을 모른다. 4성장군들도 잘 모른다. 그들은 부하들의 보고만 받아왔고, 그들의 인식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눈으로 직접 관찰한 것이 아니라 부하들로부터 보고받은 내용들이다. 관찰력에도 차이가 있고, 의도적인 왜곡도 끼어 있다.  

필자는 1981년부터 1987년까지 8년 동안 군의 곳곳을 직접 돌아다니며 현장 관찰을 했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국방력에 대한 지식은 1차 지식(first hand knowledge)이고 4성장군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아마도 3차 지식(third hand knowledge) 정도 될 것이다. 당시 국방장관이나 4성장군들 중 필자가 현실 실태를 보고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지 않는 분이 없었다. 이 알량한 능력과 실력으로는 독자적인 방어가 불가능하다. 전투력 증강사업과 싸우는 방법의 개발 같은 고단위 능력은 절대로 단 시간에 갖출 수 없다.  

지금도 미국만 나가면 전쟁이 난다. 북한은 미국만 나가면 한국은 3일 감이라 자신한다. 오판이든 아니든 오판은 멸망으로 이어진다. 미국을 믿을 수 없다고 하면 지금까지는 어째서 미국에 의존해 왔는가?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 믿었는데 미국은 어째서 부산만 남고 다 빼앗긴 한국에 참전하여 5만명 이상의 전사자를 내면서 이 나라를 다시 찾아주었고, 지금까지 60여년 간 지켜주고 있는가? 김대중-노무현이 나라를 북에 넘기려 할 때도 미국이 막아주었다. 이 나라 역사에서 미국이 아니었으면 이 나라는 벌써 없어졌다. 미국은 동맹으로 세계질서와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만일 미국이 북한이 두려워 한국과의 동맹을 저버리면 미국의 패권은 유지될 수 없고, 세계질서도 곧장 붕괴한다,

              화생무기 위에 얹혀진 핵무기의 한계효용 가치는 불과 0.1%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을 때에도 한국군은 북한군의 적수가 아니었다. 생물학 무기와 화학무기 등 비대칭무기 때문이었다. 북에는 핵무기만 있는 게 아니라 생물학 무기와 화학무기가 있다. 여기에 핵무기 하나가 더 추가됐다 해서 안보의 균형이 새삼스럽게 깨지는 건 아니다.  

수학체감의 법칙, 화생무기 등 비대칭무기가 있는 상태에서 여기에 핵무기 하나를 더 추가하면 공갈 및 전략적 효과가 99.8%에서 겨우 99.9% 정도 상승할 뿐이다. 한계효용(marginal contribution)이 잘해야 0.1%인 것이다. 이런 수학개념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스스로가 핵무장 해야 한다며 국익을 해하는 방법으로 소란을 떨고 있는 것이다.  

                              북의 핵무기 개발은 우리에 전화위복  

대통령은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북한을 얼마든지 돕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의 안보는 위협받을 수 있다. 무슨 뜻인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을 때, 북한이라는 호전적인 집단을 가장 최-일선에서 대적해야할 주체는 한국이었다. 한국이 앞장섰고, 미국이 제2선에서 도왔다. 이때 우리는 “미국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도와주겠느냐, 서울에 있는 미국인들을 북한이 인질로 잡으면 미국은 그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한국을 포기하고 물러설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불안해했다. 우리는 이걸 인계철선이라 불렀다. 북한이 공격하면 미국이 자동 개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노력을 했고, 인계철선 중의 가장 큰 하나가 1974년에 설치된 한미연합사였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부터는 문제의 성격이 아주 달라졌다. 북한의 멱살을 바로 미국이 직접 움켜잡은 것이다. 미국이 앞장서고 우리가 뒤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제 발등을 찍은 것이고, 우리에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제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다시 옛날처럼 우리가 제1선에 서고 미국이 제2선에 서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핵무기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최악의 수단이 아니다. 핵무기가 있는 한 미군이 우리를 대신해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억지해 준다. 매우 아이러니 하게도 북한의 핵무기는 우리를 해치는 무기가 아니라 우리를 보호해주는 무기가 돼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는 남한을 적화통일 시킬 수 없다. 그런데 어째서 한국의 위정자들은 마치 핵무기만 없으면 금방이도 통일이 될 것으로 착각하고 북한에 미리부터 투자를 하겠다 하는가? 

대통령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민이 가장 위험한 것이 핵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어째서 오직 필자만이 혼자서 이런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인가? 필자의 논리는 절대로 해괴한 논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핵무기가 가장 큰 위협수단이라고 분석한 사람들의 생각이 짧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들, 공산세력과 공산화된 국정원 

그러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실체는 무엇인가? 남한에 준동하면서 이 사회의 정신을 적화통일 정신으로 변조-세뇌시키고 있는 내부의 빨갱이들과 아무런 분석 없이 금방 집단최면에 걸려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들쥐근성의 한국인들이다.  

결론적으로 핵무기보다 천배 만배 더 위험 한 것이 빨갱이들이 벌이고 있는 적화행진이다. 우리 사회에는 10여 년 전부터 “적화는 다 되었는데 통일만 남았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유행돼 왔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는 날로 도를 더해가는 “적화행진”은 방치한 채, ‘통일’을 빨리 해야 한다고 ‘통일대박론’으로 국민을 집단최면 시켜왔다.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필자는 국민의 관심을 쓸 데 없는 곳으로 돌리는 일종의 이적행위라고 생각한다. 빨갱이들이 사회전체를 다 장악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 평화통일을 하자고 하면 그 통일은 적화통일이 될 것이다.

   

2016.2.2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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