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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강요는 무식 무모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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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6-09-24 22:20 조회5,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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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연봉제 강요는 무식 무모한 행위

 

박근혜는 4대개혁을 내걸었다. 금융, 교육, 공공, 노동이다. 이들 중 공공개혁에 대해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말들만 분분했을 뿐, 특별한 개혁내용이 없었다. 공공개혁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성과연봉제가 ‘박근혜 개혁’의 가장 큰 아이템 아니 유일한 성과물로 나타나 있다. 공공개혁에 대해서는 성과연봉제를 선전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치적으로 내세울 기세다. 그래서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인 모드로 반발하고 있다. 파업이 줄줄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9월 23일에는 금융노조의 파업이 있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24일, “가뜩이나 국가경제도 어렵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은 우리나라의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빨갱이들이 늘 시비거리로 사용하는 명분을 대통령이 제공해준 것이다. 안보를 팔아 정당한 요구를 탄압한다는 것이다.  

                                      성과연봉제는 무식한 발상  

오늘(9.24.) 대통령이 한 말들에는 성과연봉제가 가장 중요한 개혁내용 중 하나라는 것이 드러나 있고, 앞으로도 양보하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 경영학을 전공한 필자가 보기에는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해악을 가하는 매우 악성적인 독약이다.

             공공부문 성과측정은 1970년대에 이론으로만 반짝하다 사라진 퇴물

성과에 따라 봉을 주려면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성과측정(Performance Evaluation), 1974년 내가 미국으로 유학 가서 배웠던 경영학 이론 중 하나였다. 누군가가 신 같이 공정하고 유능한 존재가 있어서 그야말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측정치를 내 줄 수 있다면야, 이 얼마나 훌륭한 제도인가? 하지만 바로 이런 신 같은 존재는 어느 세상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경우를 보면 이 성과연봉제는 극히 단순한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기업체나 조직에도 존재하지 않는 퇴물이다. 이런 퇴물을 일국의 대통령이 지금 이 시기에, 마치 큰 창조적 혁신 제도나 되는 것처럼 공공개혁의 프리마돈나로 내세우면서 이를 전 공공조직에 강요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비극적인 코미디인가.  

                              공부문 성과측정은 솔로몬 왕이 와도 불가능  

성과주의에 대한 아이디어는 테일러 경영시대에서 싹튼 것이다. 노동자는 조립체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기 앞을 지날 때마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했다. 얼마나 빨리 그리고 실수 없이 그 동작을 하느냐를 세고, 야채 공장에서는 인부가 한 시간에 몇 개의 브로컬리를 손질했는가를 센다. 세일즈맨은 얼마나 많은 판매고를 올렸느냐로 성과가 평가된다. 이런 경우에는 성과가 별 탈 없이 측정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조직에서는 이런 종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로 일을 하고 각가지 아이디어와 성실성으로 서비스를 창출한다. 이런 조직들에서 하는 일은 각 부서에 따라 다르고, 각 조직체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개개인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솔로몬 왕이 와도 불가능한 일이다. 짐작하건데 경영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일부 생각이 모자란 공인회계사들로부터 주입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1998년 서울시 시정개혁위원으로 선발되어 10개월 가량 일한 적이 있다. 그 때 역시 어떤 수치에 의해 공기업들의 서열을 매겼고, 성과가 가장 저조한 조직을 퇴출시키려 했다. 한전이나 지하철처럼 수익을 내는 공기업과 강남병원처럼 행여병자 등 지불능력이 없는 시민들을 치료해주는 공공 병원을 나란히 놓고 같은 잣대로 평가를 했다. 그리고 그런 평가에 의해 강남병원을 폐쇄하기로 의견들이 좁아지고 있었다. 이 한심한 평가 자료는 모 공인회계업체가 제공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하철공사에 대한 성과가 훌륭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혼자서 하루는 사당동 지하철 공사, 하루는 답십리 도시철도공사, 하루는 서울역에 나가 조사를 했다. 그리고 지하철공사는 10명이 하면 족할 일을 30명이 나누어 한다는 사실을 폭로해 발표도 했고, 신문에도 칼럼으로 썼다. 퇴출돼야 하는 것이라면 지하철공사였지 강남병원이 아니었다. 이런 것이 한국 공인회계법인에 의뢰한 성과측정 결과였다.

               대통령의 성과급제는 공공조직원 모두를 화나게 하고 불행하게 해  

이때 나는 하루 종일 강남병원에 가서 경영실태를 관찰했다. 그리고 강남병원은 폐쇄의 대상이 아니라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폐쇄하기로 결정났던 강남병원은 다시 소생했다. 당시 나는 이러한 원시적인 성과측정방법이 공공조직의 경영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퇴화시키고 있다고 역설했다. 조직원들을 매우 불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지금까지 지속되어 공공조직을 퇴화시키고 있을 것이다. 이 못된 것을 지금의 대통령이 공공개혁의 프리마돈나로 내세우면서 강요하고 있다 하니 기가 찬 일이다.  

                              성과측정 현장은 모두 생지옥으로 변할 것  

어느 한 개 공공기관에 성과측정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그 성과를 누가 측정할 것인가? 여기에 학맥과 지연 등 각종 부정이 작용하지 않을 리 없다. 개인 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조직분위기가 엉망이 될 것이다. 최근 어느 중간급 관리자가 무슨 아이디어 하나로 히트를 쳐서 최고위 관리 계층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그의 상관들이 하루 아침에 그의 부하로 전락한 것이다. 그 한 사람은 횡재겠지만 조직 전체의 성과가 내려가고 모두가 불행해지고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졌다. 그 조직의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나도 히트 한번 해볼까 하고 튀는 아이디어만 찾기에 골몰한다. 이런 성격의 것들이 성과연봉제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는 조직 전제를 좀먹는 암적 존재다. 

나는 2001년에 한국인과 미국인이 함께 일하는 경영체를 경영진단 한 적이 있다. 영국인 간부가 어떤 프로젝트의 수주를 따냈다. 회사는 그에게 큰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려 했다. 그랬더니 그 영국인 간부가 불쾌감을 표했다. “나는 돈을 받기 위해 수주를 따낸 것이 아니다. 내가 한 일이 고마운 것이라면 간단한 차를 마시며 박수를 쳐주는 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한국적 천민자본주의 의식! 바로 이런 천민자본주의 의식이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추구하는 성과급제도인 것이다. 

                       성과급제는 천민자본주의 의식에서 싹튼 것 

경영이론에는 X이론과 Y이론이 존재한다. 전자는 사람을 악한 존재로 보고 매를 때려 통제해야 한다는 이론이고, 후자는 사람을 인격체로 보고 자아성취의 동기를 유발시킴으로써 성과를 유도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두 개 이론 중에 박근혜의 성과급제는 물론 X이론에 속한다. X이론은 1940-50년대의 이론이고 Y이론은 그 후 지금까지의 이론이다. 

이번에 금융계 공기업들이 적극 반발하는 데에는 정치적 투쟁의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급제에 논리적인 모순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의 성과연봉제는 하루라도 빨리 포기되어야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한 일이다. 성과급제에 관한 한 내가 노조라 해도 극력 투쟁할 것이다.

 

2016.9.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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