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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들, 스타일구기는 이산가족행사는 원치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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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9-26 09:11 조회23,8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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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향민들, 스타일구기는 이산가족행사는 원치않는다


 북한은 9월 24일 개성에서 열린 2차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노골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를 요구하며 상봉장소 합의를 거부했다. 인도주의를 앞세워 가면서 추석에 이산가족들을 상봉케 해주자고 제의한 의도가 바로 이산가족 상봉을 떡밥으로 북한의 Cash-cow 금강산관광사업 재개를 이끌어 내는 데 있었다.

현재 우리가 550억원을 들여 건설해놓은 이산가족 면회소는 북에 몰수돼 버린 상태다. 금강산 내의 다른 시설들도 다 몰수돼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굿판을 남한에 제의하면, 남한은 분명 “그래 하자, 금강산 이산기족면회소에서 하자” 이렇게 치고 나올 것으로 북한은 미리 예상했다. 그 장소에서 굿판을 벌이려면 먼저 금강산 관광사업이 재개되어야 할 것이 아니냐는 식의 약은 수를 써서 우리를 유인하려 한 것이다.


10월 1일 실무접촉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상태에 있지만, 북한은 금강산에 대한 남한의 빗발치는 여론을 감지했다. “금강산은 틀렸구나!” 이익이 보이면 능글맞은 웃음을 팔면서 다가왔다가 이익이 사라지면 골수에 박혀있는 ‘미친소 DNA’를 분출하는 것이 북한에 서식하는 짐승 같은 존재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판을 깨기 시작했다.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들로 하여금 정부를 비난하도록 수를 쓴 것이다. “북측은 이산가족들을 많이 생각해 주고 있는데 남측이 이산가족들을 생각해 주지 않는다. 이미 합의됐던 상봉일정은 남한 때문에 연기된 것이다. 당신들의 정부를 비난하라.”


본래 이산가족 가운데 적십자회담을 통하여 이루어진 상봉 참가를 신청한 사람들은 12만5천명인데 그 동안 17차례에 걸쳐 실시된 상봉의 혜택을 본 이산가족은 1회당 정확히 100명씩, 총 1,700명이라 한다. 이들 신청자들 가운데 타계한 사람들이 4만여 명, 생존해 있는 신청자가 83,000여 명이라 한다.


이번에 이산가족 굿판이 열린다 해도 겨우 100명이다. 이들 100명이 TV를 장식하는 동안 그 TV를 지켜보는 82,900여 명은 가슴에 멍이 더 든다. 상봉을 하지 못한 채 타계한 4만여 명은 또 누구란 말인가? 남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자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저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사람입니다”하고 고백하는 일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40년 동안 다뤄왔으면서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말이다.


상대가 북한인 이상 인도주의의 상징인 이산가족 문제는 영원히 접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울고불고 한 지 몇 달이나 지났다고 벌써 원수의 집단인 북한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가? 대화 내용에 앞서 적의를 다져야 할 이 민감한 시점에서 주적 분위기가 발아되지 못하도록 멍석으로 덮어버리면서 주적과 대화를 한다는 그 자체가 매우 못마땅한 것이다. 국가의 스타일을 구겨가면서 진행하는 이런 식의 상봉은 실향민들도 원치 않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 이제는 영원히 집어 치워야 할 것이다.


2010.9.2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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