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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논쟁1) 정승화 연행에 대통령 재가가 필수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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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14 17:28 조회18,2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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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바로세우기 재판, 최후의 법리논쟁


1996년11월11일 제2심 제10회 공판정에서는 아침 9:30분부터 7개 주제에 대한 뜨거운 법리논쟁이 벌어졌다. 역사바로세우기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개발한 법리해석을 보면 이 나라 국민의 인권은 법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현역 판검사들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래의 7개 주제에 대해 중요한 포인트만 발췌한다. 이를 읽으면 마치 코미디 대본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이상한 법리들은 재판부에 의해 그대로 수용되었다.  


1)정승화 연행에 대통령 재가가 필수적인가?

2) 비상계엄전국확대가 폭동인가?

3) 국보위설치운영이 내란(국헌문란)인가?

4) 계엄군의 강경한 시위진압이 폭동이고 군사반란인가?

5) 자위권보유를 천명한 것과 자위권발동 지시가 발포명령(공격적으로 발포할 것을 명령하는 것)인가?   

6) 폭동의 와중에 행해진 살인이 내란목적 살인인가? 

7)내란죄의 공소시효는 언제 완성되는가?


               1) 정승화 연행에 대통령 재가가 필수적인가?


검사 이재순: 첫 번째 주제인 정승화 총장의 연행이 위법한 행위냐에 대해 검찰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한가 라는 점에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찰은 정승화 총장의 연행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대통령 사전 재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 계엄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로 연행해 조사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대통령이 계엄사령관을 통하여 국가비상사태를 극복하려는 계엄업무의 커다란 공백을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의 중용한 역할을 하는 참모총장을 제거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 까닭에 군통수권자로서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사령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는 대통령의 사전재가는 물론 그를 보좌하고 계엄사령관을 임명하는 제청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방부장관의 사전승인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법리하고 봅니다. 더구나 계엄공고 제5호에 의해 설치된 합수부의 수사업무는 계엄사령관이 가지고 있는 사법사무에 관한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직속상관인 계엄사령관을 구속할 때 필연적으로 야기될 군 지휘 체계상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사전승인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변호인 이양우:  지금 김상희 부장님께서 말씀하신 그러한 차원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법적 차원이 아니고 단순한 군통수 차원의 행정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자를 수사함에 있어서 준거하여야 할 수사의 절차와 방법은 소송 절차법에 한정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승화 총장 연행조사에 대통령의 사전승인이 필요한지의 여부는 오직 헌법과 형사소송절차법에 의하여 판별되어야 하며, 다른 법률이나 조리 또는 애매모호한 군통수권이라는 개념에 터 잡아 대통령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형사소송 법정주의의 법리를 외면한 강변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검찰과 원심은 합수부는 계엄공고 제5호에 의하여 설치된 계엄사령관의 예하기관이고, 합수부의 수사업무는 계엄사령관이 계엄법에서 부여받은 사법업무를 계엄사령관의 위임에 의하여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수본부장은 정승화 총장을 연행함에 있어서 위임사무의 처리 절차에 준거해서 대통령, 국방장관이라는 지휘체제에 따라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할 법률적인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엄공고 제5호는 합수부의 설치와 일반적 직무범위를 규정한 ‘조직 법규’일 뿐 이며, 합수부에게 수사권한을 부여하는 근거법령은 결코 아닙니다. 또한 군법회의에서는 사법경찰관인 합수본부장이 수사를 개시함에 있어서 군 통수계통에 따른 상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명문규정이 없고, 오히려 범죄 혐의자의 수사를 직무상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합수본부장은 내란방조의 협의가 있는 정승화 총장에 대한 수사를 개시함에 있어서 대통령의 사전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정승화는 내란방조혐의의 피의자인 동시에 군법회의의 관할관으로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위치에 있는 자입니다. 군법회의법에서는 일반 법원처럼 사전구속 영장을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 아니고, 관할관에게 신청합니다. 그리고 당시에 구속영장을 발부할 관할권은 정승화 총장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검찰의 논리대로 한다면 사법경찰관이 수사의 대상인 정승화 총장을 찾아가서 당신을 구속하겠으니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시오 라고 청구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계엄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인 정승화를 수사한다는 것은 극도의 보안과 긴급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정승화 연행조치는 소송법적 측면에서는 대통령의 재가유무에 불문하고 합법적인 것이었습니다.


군법회의법 제45조에서 말하는 직무상 상관이라는 뜻은 일반 행정 조직이나 군 통수계통에 따른 상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군법회의법에서 규정하는 수사업무에 있어서의 지휘 감독권자를 뜻하는 것입니다. 군법회의법에 의하면 각 군 고등군법회의의 관할관 즉 각군 참모총장은 예하부대 군법회의의 관할에 속하는 수사업무에 대해서 구체적 개별적으로 지휘 감독을 할 수 있습니다만 국방장관은 수사업무에 대한 일반적 지휘 감독권만을 가지고 있고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 감독은 고등군법회의의 관할관만을 지휘 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석진강: 김상희 부장께서 정승화 총장 연행에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논거는 여러 가지 말씀했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그는 중요한 사람이다. 대통령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니까 해석상 재가를 받아야 된다, 또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에는 통수체제에 구멍이 생긴다, 이 한마디로 집약됩니다. 검사가 자꾸만 논점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재판장께서는 대통령의 재가라는 것이 형사소송법상 효력 요건인가의 여부를 검찰에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변호인: 이양우: 만일 12.12사건 당시 합수본부장이 최규하 대통령의 군통수권에 도전해서 군권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승화 총장을 연행하였다고 한다면 정승화 총장의 연행사실을 최규하 대통령에게 사전에 보고할 리도 없고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얻기 위해서 노심초사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1980.1.18.에 있었던 연두기자회견에서 최규하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은 우리가 상상 못할 돌발사건이요 국가중대사건이었다, 따라서 계엄군 수사당국이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의혹이 있다면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합수부의 정승화 연행이 군사반란이 아니고 10.26 내란사건의 수사를 위하여 불가피 하였고 또한 정당하였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연행 조사가 군법회의법이 규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이상 그 적법성은 이미 인정되는 것이며, 군 통수체계에 따른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의 사전승인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합수부가 정승화 총장의 연행 조사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은 군 최고 통수권자에 대한 사건 보고였으며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는 형사소송절차법의 규정에 따른 조치도 아니고, 수사지휘, 감독권이나 군통수권에 의거한 승인권 행사의 대상도 아닙니다. 오직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합수부의 정승화 연행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정도의 의미를 가진 것뿐이었습니다.


검사 김상희: 어느 형사사건에서나 마찬가지로 이 사건을 종국으로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률만 가지고는 이야기가 안 되고, 사실관계를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데 조금 전에 이양우변호사님께서도 처음에는 법률문제만 논의하자고 하시다가 사실문제로 범의(범죄의 의도)가 없었지 않느냐, 재가를 받으려고 노심초사한 것에 비추어 보면 범의가 없지 않느냐, 또 재가가 지연된 것은 여차 여차한 사유가 아니냐, 마지막 결론부분에서는 사실관계 뿐만 아니라 그 당시 혼란한 시대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처음에 모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가 모든 사람에 대해서 수사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대통령의 재가가 필수요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승화씨라는 이 사건에서 차지하는 당시의 역할이나 직책이나 권한에 비추어서 그 사람을 연행하고자 할 때는 대통령의 재가가 이 사건에서 필요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고, 또 그것이 꼭 반란이 성립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 당시의 여러 가지 사실관계나 피고인의 범의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서 하자는 것입니다. 변호인은 사후에 결재하신 것이 나중에 용인된 것이 아니냐 하고 주장하시지만 이것은 저희들이 누차 주장한바와 같이 사후에 한 것은 부득이하게 하신 것이고 더 큰 혼란과 불행을 막기 위해서 한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이 법정에서 다시 사후재가로 인해서 행위 당시의 위법이 치유된 것이고 그래서 법적으로 결함이 없는 것이라 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오늘 하루 종일 논쟁이 가능합니다.


변호인 전상석; 제가 결론을 이야기 하는 것은 검찰이 이것이 불법이라고 공소를 제기했으니까 불법이라면 그 법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한 것인데 검찰은 그 법적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검찰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재가를 받지 않고 연행하는 것이 옳았느냐 글렀느냐 당부당에 관한 문제이지 위법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법률가입니다. 법률가이니까 법률에 위반됐다면 그 법률이 무슨 법률인지 제시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검찰에서 여러 가지 말을 하는 것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한 것이 적절 했느냐, 부적절했느냐의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 6.25사변 전 검찰은 이승만 대통령의 깅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유당 임영신 상공부장관을 기소했습니다. 이처럼 범죄에 대한 기소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는 별개의 사안입니다. 검찰이 대통령에게 사전에 보고한 것은 양해를 구하는 하나의 관례일 뿐 법적 의무사항이 어닌 것입니다.  


검사 김상희: 재판장님, 토론 말미에 결론을 저렇게 내리시면 저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왜 불법이냐에 대해 설명했는데 불법이 없다고 하면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지요.


변호인 전상석: 법률가가 불법이라고 하면 불법에 대한 법률을 제시해야지...


변호인 석진강: 정승화는 본 법정에 나와 ‘당시 공판장에서 나는 이와 같이 증언했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그 진술내용을 요약하면 “이제 와서 종합적으로 생각해 보니 내가 김재규의 범행을 도와준 것 같다. 육군참모총장이 범인에게 속아서 며칠 동안 같이 행동했다는 것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와 같이 행동한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부대이동, 당시의 내 행적 등 모든 것을 당시 장관에게 자세히 보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니 적절한 보고를 못한 게 불찰이다”이런 취지였습니다. 이에 더하여서 그는 “나는 군 검찰에서 김재규가 시해 범인인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습니다. 군검찰부가 또 정승화를 신문하였습니다.  그때 조사상황이 어떠했느냐며 진술의 임의성에 대해서 신문한 적이 있습니다. 정승화는 고문을 받거나 무리한 대접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의 현 주장과 원심판결문은 아무런 혐의가 없는 정승화를 연행했다고 하면서 확정판결 인정사실(일사부재리)을 배척했는데 그 근거로 들고 있는 것은 딱 한 가지, 백동림의 진술입니다. 10.26 당일 수사보조자였던 백동림이 전두환 피고인에게 1주일 상간 조사를 하고 정승화가 김재규의 내란행위에 연루된 혐의가 없다는 보고를 하였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사실을 놓고 정승화가 무죄였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에 더해 11월6일,‘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에 대한 제1차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에 정총장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는 취지의 수사내용을 발표한 사실을 놓고, 정총장에 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1차 발표에서는 정승화에 죄가 없다고 해놓고, 다시 수사한 것은 억지수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검찰의 이 주장 내용은 이미 정승화에게 내란방조 유죄판결을 내릴 때에 이미 반영되었던 사실들입니다.


변호인 김정수: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아무런 법리적 근거도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검찰의 논리는 실정법상 아무런 근거도 없는 독자적인 나 홀로 견해에 불과합니다. 모든 피의자를 구속하면 원칙적으로 사전구속영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긴급을 요하거나 기타 사전에 구속영장을 발부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긴급 구속을 할 수 있습니다. 12.12. 사건에 있어서 정승화 총장의 연행은 바로 그가 영장발부권자이기 때문에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 받을 수 없는 긴급구속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 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사후재가는 사후구속영장 발부에 준하는 행위로 해석해야 합니다. 또한 사후 구속영장 관계는 이 사건을 반란행위로 인정하는 근거를 삼을 수도 없습니다. 정승화 총장의 연행에 있어서 연행의 형식적 요건인 구속영장의 필요여부에 관해서는 금방 말씀했습니다. 연행의 실질적 요건은 범죄행위가 존재하느냐 문제입니다. 정총장에게 범죄 혐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이미 그가 내란방조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확정된 바 있으므로 논죄의 여지도 없습니다. 다만 위 판결의 기판력 문제는 연행사유의 존부 문제이지 연행방법의 적법성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백보를 양보하여 가사 정총장의 연행이 형식적으로 불법이라 하더라도 내란방조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은 그 연행의 정당성을 부여받는데 상당한 이유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정총장 연행은 정총장에 대한 혐의가 있었고, 또한 유죄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므로 정당한 목적이었었음이 명백하였으므로, 정총장 연행은 위법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2009.12.1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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