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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무장반란 희생자 추념사 (김제갈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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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제갈윤 작성일18-04-03 14:27 조회3,36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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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습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습니다.   1948년 11월 17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초토화 작전’이 전개되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중산간 마을의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고,   마을 주민 전체가 학살당한 곳도 있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1, 3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념이 그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학살터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한꺼번에 가족을 잃고도  ‘폭도의 가족’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고통은 연좌제로 대물림되기도 했습니다.   군인이 되고, 공무원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자식들의 열망을   제주의 부모들은 스스로 꺾어야만 했습니다.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 못할 세월동안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4.3을 역사의 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한 눈물어린 노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잊어라, 가만히 있어라” 강요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제주의 청년학생들이 일어섰습니다.   제주의 중고등학생 1천500명이  3.15 부정선거 규탄과 함께 4.3의 진실을 외쳤습니다.   그해, 4월의 봄은 얼마 못가  5.16 군부세력에 의해 꺾였지만,  진실을 알리려는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4.3 단체들이   기억의 바깥에 있던 4.3을 끊임없이 불러냈습니다.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등   많은 단체들이 4.3을 보듬었습니다.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장편서사시 ‘한라산’.  3년간 50편의 ‘4.3연작’을 완성했던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4.3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성봉 감독의 ‘레드헌트’.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임흥순 감독의 ‘비념’과 김동만 감독의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는 세월’.  가수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민과 함께 오래도록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었기에 4.3은 깨어났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습니다.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습니다.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입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금 제주는 그 모든 아픔을 딛고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4.3 영령들 앞에서   평화와 상생은 이념이 아닌,   오직 진실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좌와 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 넘어섰습니다.   고 오창기님은 4.3 당시 군경에게 총상을 입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 3기’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습니다.   아내와 부모, 장모와 처제를 모두 잃었던 고 김태생님은   애국의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했습니다.    4.3에서 ‘빨갱이’로 몰렸던 청년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조국을 지켰습니다.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용서로   이념이 만든 비극을 이겨냈습니다.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습니다.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습니다.  2013년에는 가장 갈등이 컸던 4.3유족회와 제주경우회가  조건 없는 화해를 선언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합니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그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838868.html#csidxebf9e506da4232cacacc3dfafe46113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이 4.3 불량위패를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정권의 편향적인 4.3 역사왜곡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해

외롭게 의롭게 진실을 밝히려는 애국 제주도민들의 활동에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김달삼의 무장반란으로 희생당했습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김달삼의 무장반란으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습니다.

 

4·3정부보고서는 4·3이 철저하게 계획된 남로당의 무장폭동이란

역사적 진실은 가려진 채 은폐되고 군인과 경찰은

무자비한 학살자로 묘사됐으며, 공산폭도들은 불의에 맞선 정의의

사도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정의롭지 못한 짓입니다.

 

제주4·3은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서 발생한 공산주의자들의

건국 반대 폭동이자 반란이며,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의

피해가 발생한 반란사건으로 규정되어야 정의로운 것입니다.

 

4.3특별법 개정안은 제주 4.3공산폭동을 민중항쟁으로 규정하고,

이에 반대하는 자들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제주 도민사회를 분열시키고 도민,나아가 대한민국 전국민을

대결과 갈등으로 몰고 가는 악법 중의 악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4.3의 공산폭도들이 아직까지도 버젓이 희생자로 둔갑되어

위패에 모셔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도저히 묵과될 수 없는 불의한 짓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불의한 역사왜곡에 맞서 지속적인 불량위패 척결사업과

제주4.3 무장반란사건의 정의로운 반공 역사정립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제주 4.3사건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4.3 희생자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댓글목록

M38A1님의 댓글

M38A1 작성일

오늘 병원에서 추념사 티비 틀어주는데 주변사람 있는데 썅욕이 막 튀고 티비 무셔버리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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