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로망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사랑의 로망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4-21 04:07 조회3,355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사랑의 로망

 

남녀관계

로망이어야 할 아름다운 관계가

추하게 오염되어 사회를 덮고 있다

미투라는 게 등장했다

폭로하고

손가락질 하고

감옥가고

자살까지 한다

한국 땅도 모자라

해외원정 행각들도 한다

여기에 더해 페미니즘이라는

사회분열 이슈가 등장한다

아름다워야 할 인생 로망이

빨갱이들의 정치공작의 제물이 됐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장년 나이에 이른

건장한 사진작가와

순수하고 착한 가정주부 사이에

잠시 설레는 핑크 빛 꿈이 피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영원히 절제됐다

 

타이타닉호의 사랑

인습과 통념의 거미줄로 꽁꽁 묶인

상류사회 한 처녀 로-즈와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진 잭 도슨이

펼치는 화려한 사랑의 순간들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자유분방한 도슨의 영혼이

억압돼 있는 로즈의 영혼을

해방시켜주는 단순한 스토리였다

하지만 그것을 영화로 분장했기에

풍부해 보였다

 

나에겐 고교 2년 사진이 한 장 있다

이 사진 한 장에 서려 있는

아가페 사랑은 어쩌면

메디슨카운티의 사랑이나

타이타닉에서 꽃 핀

철학 있는 사랑보다 더

숭고하고 아름답게 채색될 수 있을 것 같다

뚝섬 무지개

 

2시절

가정교사로 고학을 하던 내가

갑자기 잘 곳을 잃었다

나를 지켜보던 28세 여인

내가 밥과 학비는 대 줄 수 있어도

잠은 안 된다

오늘 어디 가 잘래

감사합니다 걱정 마세요

학교 교실에 선배들이 밤 세우니까

거기서 자면 돼요

 

미나리 밭 한 가운데 검은 콜탈이 발라진

목조건물 안으로 갔다

울퉁불퉁한 바닥에

책상 몇 개를 모아놓고 잠이 들었다

피곤했던 신경들이 파르르 풀렸다

밤중이 되자 비바람이 치고

귀신바람이 불었다

귀신이 옆에 와 지켜보는 것 같아

미동도 할 수 없었다

 

용기를 내 창문을 열고 뛰었다

멀리 가로등이 보였다

풍부하게 휘날리는 은가루가

참으로 아늑하고 아름다웠다

그 은가루를 맞으며 한동안 서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

가로등과 가로등을 이어 달렸지만

그건 무의식 속의 달림이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다

 

나는 나보다 정확히 10살 많은

여인 옆에 누워있었다

얘야 법 먹을 수 있겠니

어제 밤 네가 부엌 부뚜막에

새우처럼 웅크리고 자더라

널 보내고 마음이 안 놓였는데

무슨 소리가 나더라

내가 많이 울었다

 

이것이 바로 뚝섬무지개의 시작이었다

나는 무역회사 급사로 취직했다

야간학교가 끝나면 회사에 가 잤다

매일 밤 하교시간이 되면 누나가 찾아왔다

용두동 개천길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한 시간씩 걸었다

버스가 와도 그냥 보냈다

버스를 타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먹였다

 

영원히 헤어져야 하는 뚝섬 나루터

누나를 싣고 갈 배를 여러 번 그냥 보냈다

나루터와 전철역 사이를 여러 번 왕복했다

미루나무 잎이 노을빛에 파르르 떠는 한 시각에

배는 떠났다

전철역으로 옮겨지는 발길

터벅터벅 납처럼 무거웠다

멀리 보이는 불빛에

쉴 새 없이 눈에 매달리는 구술 방울에

오색 빛 무지개가 쉴 새 없이 그려졌다

 

달빛도 영롱했던 어느 날 밤

맑은 유리창에 점점이 붙어 있던 먼지들이

달빛을 타고 들어와

누나의 화사한 얼굴에 점들을 찍었다

외국영화에 망을 쓰고 출연하는

아름다운 배우의 얼굴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

빤히 바라보는 순간

누나가 말을 했다

달빛 받은 네 얼굴 참 예쁘구나

 

아름다운 사랑은 누구에게나 로망일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된 그랜트 장군

그가 호숫가를 산책하다

발가벗은 여인이 익사직전인 것을 보았다

그는 헤엄을 쳐서 그녀를 꺼냈다

그리고 돌아앉아

그녀가 옷을 입고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그 후 어느 날 상류사회의 파티가 열렸다

여러 여성들이

사교계의 공통어인 프랑스 말을 하면서 다가왔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 수줍음 타는 여인이 있었다

그랜트 장군은 그녀에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선택해 결혼을 했다

알고 보니 그녀가 바로 그녀였다

 

최근 추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과연 이런 목가적 사랑 구경할 수 있을까

나에겐 또 사관학교 사진이 있다

그 사진에 숨어 있는

고향학교 여선생님과의 사랑은

글자 의미 그대로

꿈같이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내가 읽고 보았던 그 어느 사랑보다

신선하고 아름답고 목가적이었다

노래가사가 있다

우리도 그런 사랑 주고받아요

그런 사랑 나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원한 정신적 자산이 되었다

 

시골의 밤

종이 문풍지를 때리며 귀신바람이 불었다

옆방에 들키지 않으려고

둘이는 서로 연필을 빼앗아가며

노트에 하고픈 말들을 밤새내 썼다

사랑의 로망은 시 속에 있었다

 

 

2019.4.21.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58건 7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678 [지만원 메시지(89)] 지만원 족적[5] 3. 5.18을 나만 … 관리자 2023-06-03 12028 216
13677 [지만원 메시지(89)] 지만원 족적[5] 2. 장경순과 나 관리자 2023-06-03 9942 180
13676 [지만원 메시지(89)] 지만원 족적[5] 1. 김대중과 나 관리자 2023-06-03 9524 142
13675 [지만원 메시지(88)] 지만원족적[4] 6~7 관리자 2023-05-29 11240 163
13674 [지만원 메시지(88)] 지만원족적[4] 5. 소위가 치른 베트남… 관리자 2023-05-29 10892 161
13673 [지만원 메시지(88)] 지만원 족적[4] 4.육사 1년 선배 관리자 2023-05-26 7434 171
13672 [지만원 메시지(87)] 윤석열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처럼 당한다 관리자 2023-05-23 10144 286
13671 [지만원 메시지(88)] 지만원 족적[4] 1~3 관리자 2023-05-22 6858 146
13670 [지만원 메시지(86)] 지만원 족적[3] 3~4 관리자 2023-05-19 9045 168
13669 [지만원 메시지(86)] 지만원 족적[3] 1~2 관리자 2023-05-19 8904 167
13668 [지만원 메시지(85)] 대통령이 외롭다. 관리자 2023-05-17 10061 247
13667 [지만원 메시지(84)] 우리나라도 얼굴로 은행 결제 관리자 2023-05-17 7407 194
13666 [지만원 메시지(83)] 북괴군 600명, 신군부가 숨겼다. 관리자 2023-05-17 8625 315
13665 [지만원 메시지(82)] 지만원 족적[2] 9~11 관리자 2023-05-17 6284 127
13664 [지만원 메시지(82)] 지만원 족적[2] 6~8 관리자 2023-05-12 6961 159
13663 [지만원 메시지(82)] 지만원 족적[2] 3~5 관리자 2023-05-12 6470 155
13662 [지만원 메시지(82)] 지만원족적[2] 1~2 관리자 2023-05-12 5044 166
13661 [지만원 메시지(81)] 한국 대통령의 세계적 명언 “단 한 사람… 관리자 2023-05-12 5868 257
13660 [지만원 메시지(80)] 등잔 밑 자유는 자유가 아닌가요? 관리자 2023-05-12 4201 195
13659 [지만원 메시지(79)] 5.18 1급 유공자들의 공적내용 관리자 2023-05-06 8316 282
13658 [지만원 메시지(78)] 바이든-윤석열-기시다 황금시대 개막 관리자 2023-05-06 7175 244
13657 [지만원 메시지(77)] 전광훈 신드롬, 주목해야 관리자 2023-05-04 8301 333
13656 [지만원 메시지(76)] 북한군 개입, 전두환 시대에 몰랐던 이유 관리자 2023-05-04 6230 267
13655 답변서 관리자 2023-05-03 5700 178
13654 [지만원 메시지(75)] 5.18 아킬레스건, 유공자 깡통 공적 관리자 2023-05-03 5641 252
13653 [지만원 메시지(74)] 워싱턴 선언의 의미 관리자 2023-05-02 6479 298
13652 [지만원 메시지(73)] 대통령님, 5.18이 이런 것인데도 헌법… 관리자 2023-04-29 8163 293
13651 [지만원 메시지(72)] 일본은 사과할 필요 없다 관리자 2023-04-29 5115 237
13650 [지만원 메시지(71)] 노숙자담요는 내가 본 최고의 애국자 관리자 2023-04-28 5578 248
13649 [지만원 메시지(70)] 인과응보의 체인 관리자 2023-04-28 4592 240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