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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서 마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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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07-12 00:38 조회1,4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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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서 마음

 

하늘은 나에게

고단이라는 이름의 날개를 달아주셨다

어려서부터

내게 달린 어린 날개에는

쉴 새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단서가 있었다

 

지쳐서 멈추면

생명과 미래가 상처받고

날개짓 계속하면

자주 지친다

쉬고 싶지만

그런 자유 내게 없다

 

밝아도

어두워도

바람 세차도

눈보라 휘몰아쳐도

내 날개에는 자비가 없다

 

피곤하면 쉬고

잠 오면 베개 베는 것이

인생에 주어진 권리이건만

나는 늘 컴 앞에 있어야 하고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 가야 한다

그 사이를 오가며

쉴 새 없이 날개짓 하지만

나는 늘 제자리다

 

낭떠러지에서 영원히

바위를 올려야 한다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하늘님은 내게

답변서를 영원히 쓰라는

형벌을 내리셨다

쓰고 또 썼지만

나는 늘 원점에 있다

 

홀로 나는 외기러기

사랑도 비켜가고

낭만도 비켜가고

모든 행운이 비켜가는

검음 만의 공간

언제까지 그리고

어떤 날 올 때까지

날아야 하나

 

2021.7.1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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