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피고인’ [시]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영원한 피고인’ [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07-28 02:18 조회1,900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영원한 피고인’ []

 

누구나 태어나면

안목이라는 걸 갖는다

안목은 가방끈의 함수라기보다

영혼과 독서와 사색의 함수다

 

하늘은 누구에게나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을 주셨다

그 중 하나가

우아함과 품위일 것이다

그것이 안목일 것이다

 

나는 품위가 있고 싶어

거울도 보고

책도 읽었다

품위와 우아함은

오로지 책속에 있었고

사색공간에만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1020대의

가치관이 되었다

 

그래서 얼굴에 검은 때 묻히는

자동차 서비스공장에 다니면서도

도시락 들고 버스 타지 않았다

그래서 긴긴 여름

하루 종일 굶었다

이것이 내 10대의 품위였다

 

내게 관심조차 없던 남들을 의식해

내 건강까지 내던졌던 

품위의 소년

그 품위

그 우아함

이제 어디로 갔는가

가버린 게 아니라

안으로 숨었나보다

A Grace Inside

 

남들이 접근할 수 없는

최고난도의 수학 공식과 정리를

창조한 내가

그리고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정신적 영웅이었던 내가

아니

1980년대의 한국군 전체를

쥐락펴락했던

국보급 풍운아로 불렸던 내가

 

정작 인생을 조용히 정리하는

원로의 나이에 이르러

허구한 날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며

조사받고

나보다 나이 어린

판사 앞에 서왔으니

이 어인 일이란 말인가

 

선고 날에는

사형수처럼

팔딱거리는 가슴 진정시키며

판사 앞에

서서

저 선고문 중에

어떤 내용 있을까

귀 기울이는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이런 것이

나의 지난 24년을 수놓은

영원한 피고인 지만원의 인생이었다

 

1998년 김대중 시대가 전개되면서부터

나는 피고인의 삶을 살았다

그는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나는 그 웃는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 순간의 나는 빨갱이 물어뜯는 사냥개였다

그는 그냥빨갱이가 아니라

김정일의 총독이었다

 

나는 천성이 탐구하는 사람이고

탐구 결과를 세상에 내놓는 것은

내 인생의 보람이었다

그런데 김대중 추종자들은

내가 그를 공격하는 순간에 이르자

나의 탐구를 경계하고 탄압했다

숨기고 싶은 진실이 많아서일 것이다

 

그 후 나의 운명은 영원한 피고인이 되었다

20세 전후

나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

내가 훗날 되고 싶어 하는

인간상을 찾아냈다

영원한 자유인

 

그런데

1998년부터 24년 동안

나는 영원한 피고인으로 살았다

더블 피고인

트리플 피고인

이 시절 나는

피고인 아닐 때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피고인의 황혼기인 것이다

내가 재판받은 사건은 몇 개나 될까

100건까지는 일일이 세었다

그러다 세는 것도 지쳤다

아마 200건은 넘을 것 같다

 

답변서 한 개 쓰려면

자료 찾고

논리 세우고

그 논리가 상대방에

잘 전달되도록

쓰고 또 쓴다

내 인생은 답변서 인생이다

 

내 답변서는 조각품

미술 조각가는 끌로 형상을 조각하지만

나는 글자로 무엇인가를 조각한다

미술 조작품은 눈에 보이지만

문자 조각품은

극히 소수의 심미안들에게만

보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귀중한 그 소수를 향해

한밤의 상념을

조각할 수 있는 것이다

 

 

2021.7.28. 지만원

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58건 5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738 [지만원 메시지(143)] 속속 드러나는 재심 사유 관리자 2023-09-04 6711 202
13737 [지만원 메시지(142)] 대통령의 근사한 말씀, 왜 어록대접 못… 관리자 2023-09-04 6726 189
13736 [지만원 메시지(141)] 탈북자 장인숙 딜레마 관리자 2023-09-01 7943 218
13735 [지만원 메시지(140)] 업보를 엮는 사람들 관리자 2023-09-01 7842 212
13734 [지만원 메시지(139)] 수십만 수용자와 그 가족들, 윤 정부에… 관리자 2023-08-30 6404 194
13733 [지만원 메시지(138)] 집권당 감옥은 이미 예약돼 있다 관리자 2023-08-30 6116 241
13732 [지만원 메시지(137)] 김태산 발표문(스카이데일리 기사) (2… 관리자 2023-08-30 4274 152
13731 [지만원 메시지(136)] 전 미 CIA요원 마이클 리의 발표문 … 관리자 2023-08-30 4006 155
13730 [지만원 메시지(135)] 민간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정성… 관리자 2023-08-30 3545 135
13729 [지만원 메시지(134)] 5.18헌법, 여당이 주도해 추진본부 … 관리자 2023-08-27 5465 219
13728 [지만원 메시지(133)] 현 정부는 5.18 공범! 총궐기 나서… 관리자 2023-08-27 7260 209
13727 [지만원 메시지(132)] 집권 진영의 5.18 딜레마 관리자 2023-08-27 3798 174
13726 [지만원 메시지(131)] 8.15 특별사면 청원에 애써주신 모든… 관리자 2023-08-24 5506 219
13725 [지만원 메시지(130)] 김대중이 5.18 유공자 1급 1호인지… 관리자 2023-08-21 6649 246
13724 [지만원 메시지(128)] 민주당 이기겠다면서 민주당 역사 신봉! 관리자 2023-08-20 7006 207
13723 [지만원 메시지(127)] 실체 드러내는 5.18, 좌초당한 5.… 관리자 2023-08-20 7118 195
13722 [지만원메시지(126)] 감옥에서 대통령님께 국정원에 수십 년 암… 관리자 2023-08-20 7018 179
13721 [지만원 메시지(125)] 대통령님께 간곡히 건의 드립니다. 기… 관리자 2023-08-19 6807 192
13720 [지만원 메시지(129)] 특사 좌절에 충격받으신 국민 제위께 관리자 2023-08-18 6923 236
13719 [지만원 시(23)] 왜 꿰맬 줄 모르는가? 관리자 2023-08-18 6456 185
13718 [지만원 메시지(124)] 탈북자 재판 새로 담당한 변호인 진용 관리자 2023-08-11 8833 271
13717 [지만원 메시지(123)] 스카이데일리의 5.18 추적기 ⑧호 관리자 2023-08-11 7279 175
13716 [지만원 메시지(122)] 스카이데일리의 5.18사설에 대하여 관리자 2023-08-09 8701 230
13715 [지만원 시(22)] 뒤죽박죽 사회 누가 바로잡나? 관리자 2023-08-08 8645 272
13714 [지만원 메시지(121)] 우리 대통령, 아시아 NATO 창설자 … 관리자 2023-08-07 8712 205
13713 [지만원 메시지(120)] 시급한 정부 조직개편 2개 관리자 2023-08-07 7577 181
13712 [지만원 메시지(119)] 해병 병사의 죽음에 대하여 관리자 2023-08-06 8649 242
13711 [지만원 메시지(118)] 반국가세력과의 전쟁 관리자 2023-08-05 8545 222
13710 [지만원 메시지(117)] 자유일보와 스카이데일리 관리자 2023-08-04 5451 220
13709 [지만원 메시지(116)] 나의 기도 관리자 2023-08-04 6806 242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