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영원히 나는 새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시] 영원히 나는 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2-19 00:16 조회1,647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 영원히 나는 새

 

신도시들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 많은 방들 중 내가 갈 방은 없었다

밤이면 불이 켜지는 아파트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부부들이 창 안의 조명 받으면서

웃고 손놀림하면서 맛을 즐기고

선술집 희미한 불빛

흔들리는 조명 받고

한 잔 술에 온갖 낭만 얹어 가면서

느긋하고 아늑하게 느끼는 자유의 공간

 

밤이면 조용한 서재에서

유리창 저 너머 흔들거리는 별빛 보며

조용한 고전 리듬에 취해보고

낙서도 하고

상상도 하고

 

졸음이 찾아들면

순종하는

지극히 평범한 자유공간에서

나날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는 오로지 이 한 가지

자유만을 누리고 싶었다

 

내가 걸어온 길은

험난한 전사의 길이었지만

내가 바라보았던

지평선은 오로지

자유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그림 같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런 꿈의 공간이 없다

그런 공간

내 남은 생전에 있을까

 

나를 기다리는 공간은

2년 동안 나를 밀폐시킬

교도소 공간이다

거기를 가지 않으려고

나는 낼부터 그날까지

날개를 저어야 한다

 

강한 바람은

나를 교도소로 몰아가는데

나는 부나비 신세되어

의미 없는 날개짓만 한다

 

어느 날 내 두뇌와 심장이 멈춰도

늙은 살점은

자율신경에 의해 부르르 떨겠지

 

오늘 나는 이런 운명을 자각했다

나는 대법원 상고가 기각되는 그날

이 세상을 하직할 것이다

더럽게 형성된 사주팔자에 순응할 것이다

 

?

나에겐 더 이상 저을

날개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뒷날 사람들은 말하겠지

못난 놈

병신 같은 놈

세상 적당히 살지

제깟놈이 뭐 잘 났다고

 

내 날개에는 이미 에너지가 없다

이런 나를 향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얼굴들

이젠 쳐다 볼 에너지가 없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무엇이 다른가

오로지 에너지 차이다

나의 에너지는 80에너지다

 

사무엘 울맨이 청춘이라는 시를 썼다

80의 청춘이 있고

20의 늙은이가 있다 했던가

 

사무엘의 80은 행복한 지성인의 나이다

하지만 나의 80은 갈갈이 찢겨진 나이다

그래도 나는 호랑이 등을 탄 죄로

영원히 내릴 수가 없다

 

나래를 저을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내리고 싶다

하지만 내리면 더 빨리 죽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늙어빠진 날개나마 젖는다

내가 잠시라도 앉아서 쉴 수 있는

나뭇가지

그 어디에도 없다

 

2022.2.18. 지만원

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62건 33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2902 정리된 상고이유서[4] 지만원 2022-03-07 1067 88
12901 정리된 상고이유서[3] 지만원 2022-03-07 928 76
12900 정리된 상고이유서[2] 지만원 2022-03-06 1378 80
12899 정리된 상고이유서[1] 지만원 2022-03-06 1090 95
12898 광주신부 관련 상고이유 지만원 2022-03-05 1228 102
12897 정리 중인 상고이유서 (상편) 지만원 2022-03-03 1432 80
12896 무능한 정치 사기꾼들은 운다! 비바람 2022-03-01 2413 210
12895 상고이유서, 73광수가 자기라는 지용 부분 지만원 2022-03-01 1236 110
12894 상고이유서- 지만원이 저질렀다는 폭력행위 [5] 지만원 2022-03-01 1178 119
12893 2심 판결문 전문-도움 요청 지만원 2022-03-01 1721 94
12892 아름다운 국민과 더러운 국민 지만원 2022-02-28 2124 253
12891 5.18전쟁의 현주소 지만원 2022-02-28 2753 191
12890 얼굴분석과학을 무시하는 사람은 머리끈 짧아 지만원 2022-02-28 1670 173
12889 상고 요지 지만원 2022-02-27 1130 139
12888 5.18은 이래서 북한의 게릴라전이었다 지만원 2022-02-26 2723 236
12887 선거도 시급하지만 지만원도 시급하다 지만원 2022-02-25 2536 341
12886 상고이유서 [4] 김사복 편 지만원 2022-02-25 1111 114
12885 나와 이승만 학당 지만원 2022-02-25 1870 206
12884 상고이유서[3] 장진성 부분 지만원 2022-02-24 1041 115
12883 상고이유서 [2] 광수 부분 지만원 2022-02-23 1513 160
12882 빨갱이들이 과대포장한 안병직은 소인배 해충! 지만원 2022-02-22 1812 245
12881 상고이유서[1] 지만원 2022-02-22 1327 167
12880 저를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께 지만원 2022-02-22 2157 343
12879 광주5.18, 지만원 박사와 이동욱 기자가 가는 길 댓글(1) 비바람 2022-02-21 1661 183
12878 상고장에 보태는 피고인의 탄원서 지만원 2022-02-21 4038 338
12877 상고장에 보태는 피고인의 탄원서 지만원 2022-02-21 1372 205
12876 박근혜-이병호-이병기 광수 비밀 알고 있다! 지만원 2022-02-20 2159 275
12875 회원님들께 드리는 3월의 인사말씀 지만원 2022-02-20 2019 227
12874 지옥의 문턱 지만원 2022-02-19 3162 167
열람중 [시] 영원히 나는 새 지만원 2022-02-19 1648 210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