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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물갈이 없이는 공무원 복지부동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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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4-14 18:54 조회1,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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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물갈이 없이는 공무원 복지부동 못 막아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말들 한다. 공무원 개인이 그 철밥통을 유지하려면 절대 복지부동해야만 한다. 감사원 감사 시 지적을 받으면 철밥통이 날아간다. 따라서 공무원들은 1년 내내 감사원 감사에 지적받지 않기 위해 일한다. 감사원 감사 방법이 공무원으로 하여금 복지부동하게 강요하는 것이다. 복지부동 현상에 대해 우리는 늘 공무원의 정신자세만을 탓해왔다. 이렇게 질타하는 것은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고 시정시키지도 못한다.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그 원인이 있다. 바로 감사원의 감사시스템을 고쳐야만 공무원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착수할 것은 감사관의 주력을 법률학도로부터 경영학도로 바꾸어야 한다. 선진국 감사의 제1목표는 국가자원을 보호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규명하여 개선방향을 유도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감사관들의 제1자질은 컨설팅 능력이다. 반면 우리나라 감사원은 오래 전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공무원들을 취조하는 기관이다. 현장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탁상에서 서류감사를 해왔다.

 

우리나라 감사원이 효율성보다는 합법성을 감사 주안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효율성을 외면하고 합법성에만 집착했다. 이 합법성 감사 때문에 엄청난 국가예산이 낭비돼 왔다. 감사원은 시스템 감사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낱개 규정에만 얽매여 왔다. 자간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에 집착했고, 숲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만 보면서 공무원들을 처벌해왔다. 논리를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체크리스트 하나하나를 물어가면서 칸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감사를 했다. 체크리스트 이외의 설명은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피감기관에 상주하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제보가 있을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나가 '소나기 감사' 를 했다. 제보자가 문제의 본질을 자세히 설명해줘도 답답하리만큼 문제의 본질을 오해하고 생사람을 잡을 때도 있었다. 이러한 소문은 전 공무원사회에 확산됐고, 공무원사회에는 덤터기를 쓰지 않기 위해 진실을 은닉하고 조작하는 허위보고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막강한 권력에 비해 감사관들의 종합적인 분석능력과 판단능력이 너무 낙후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소신껏 일했던 머리 좋은 공무원들이 감사에 지적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허다하다. 이는 감사관들의 잣대와 공무원의 잣대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감사원의 잣대가 공무원들의 잣대보다 많이 낙후돼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감사원 인력이 주로 법학계 출신들로 구성돼 있어서 경영학의 영원한 핵심 주제인 효율성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가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할 경영관리자들이다. 감사원은 국가자원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 저해가 되는 법률, 규정, 제도, 관행, 조직, 리더십 등을 찾아내 이에 대한 경영개선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감사원은 경영 컨설팅 능력을 가지고 공무원들의 경영능력을 감시하고 지도해야 한다. 선진국들처럼 우리도 감사원장을 경영학계나 분석학계최고의 석학으로 바꾸고, 감사관들의 80% 이상을 경영진단 인력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영원히 지속된다.

 

감사팀장은 각 감사관들이 조사한 내용을 합철하는 기능만 수행할 뿐, 선진국 감사팀장들처럼 시스템 진단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능력은 고사하고 감사관들의 업무이해능력 자체가 공무원들보다 퇴화돼 있다. 그래서 공무원 사회에서 감사관들은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로 치부돼 온지 오래다. 법조인들에겐 취조가 몸에 배어있다. 논리보다는 큰 소리가 앞서는 감사관들 앞에서 한번쯤 취조를 받아본 공무원들이라면 금방이라도 사표를 내던지고 싶을 만큼의 수치감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복지부동이 상책이라는 철학을 터득하게 됐다.

 

두 번째.  체크리스트 감사, 취조식 감사, 로비를 받고 봐주는 소위 솜방망이식 감사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지면서 감사관들의 분석력이 퇴화됐기 때문이다.

 

세 번째. 청렴도와 기강의 해이다. 공무원들이 업자들의 로비대상이라면 감사관들은 공무원과 업자 모두의 로비 대상이다. 힘 있는 자의 제보는 잘 처리되지만 힘없는 자의 제보는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와 결탁하여 덮어줬다는 비난들도 심심치 않게 회자됐다.

 

네 번째.  감사원이 국회에 소속돼 있지 않고 대통령 밑에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내부자 시각" 을 가지고 국가를 직접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감사원장은 "외부자 시각"을 가지고 국가경영을 진단하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원이 "외부자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감사원은 선진국들처럼 행정부에 소속될 것이 아니라 입법이나 사법부처럼 독립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국회에 소속되어 있지만 한국 국회는 대통령이 지휘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국가경영 실태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갈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국회에 소속되면 감사원은 의원들의 다양한 요구 때문에라도 취조보다는 분석에 치우칠 것이며 감사권의 독립성도 향상될 것이다. 대통령 밑에 있으면서 행정부의 잘못을 소신 있게 부각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2022.4.1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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