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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신드롬, 참여정부가 뿌린 먹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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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3-24 12:19 조회19,1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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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아 신드롬, 참여정부가 뿌린 먹물 
 

꽃피는 4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만 우리의 마음은 왜 이리 삭막하고 아린 것입니까? 강산은 있지만 챙기고 가꾸는 자 없는 무주공산이요 저마다 국민을 속이고 차례차례 들어와 도적질만 해가고 있습니다. 드디어 어지러운 사회를 대변하는 로고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바로 신정아 신드롬(징후)입니다. 그는 영등포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사회를 향해 도전장을 냈습니다. 책 제목은 “신정아 에세이집 4001”,  4001은 그가 교도소에서 달고 있던 수감번호인 모양입니다. 일부에서는 책이 지루하다고 하지만 언론매체들이 주요 쟁점을 부각시켰고, 주요 쟁점은 중요한 사회 인물들의 인격을 폭로한 내용들에 관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신정아’ 신드롬은 사회병리에 대한 것이고, 이 병리현상은 참여정부의 청와대가 배출한 산물입니다. 신정아는 학력을 위조하고, 대통령실장으로 불리는 똥아저씨(변양균의 변씨를 뜻함)와 결탁하여 온갖 종류의 파행을 저지르면서 사회질서를 교란했습니다. 그녀가 감옥에 갔다고 해서 그녀가 끼친 사회적 빚을 다 갚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죄인’이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적반하장으로 사회를 공격하고 나선 것입니다. ‘사회가 나를 몹쓸 사람으로 매도하고 매장하려 했지만 그 잘난 사회 잘난 거 없다’는 식의 반격을 해온 것입니다. 


‘그 잘났다는 대통령 노무현도 내게서 묘한 매력이 풍긴다며 출세하기를 권했고, 박사학위를 가졌다는 대통령실장 변양균은 내가 애정의 표현으로 정강이를 차도 좋아했고, 똥아저씨라 불러도 좋아했고, 권력을 동원해 내게 온갖 혜택을 주면서 늘 사랑을 고백했다. 근엄하다는 서울대 총장 정운찬은 주로 밤 10시 이후에 나를 불러내 어설픈 시그널들을 보내며 치근덕거렸고, 일등신문의 모 기자였다가 지금은 집권당 국회위원이 된 자는 끈질기고 노골적인 성추행을 퍼부었고. . . 이 사회에서 잘났다고 하는 사람들, 겉으로는 잘난 체 근엄한 체 해도 학위 없는 내게 추한 짓들을 했다’


신정아가 방어자에서 공격자로 돌변한 것입니다. 신정아로부터 공격을 당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억울한 부분이 있긴 하겠지만 일단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했을 것이고, 실제로 접촉한 사실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마냥 신정아를 ‘학력까지 위조한 거짓말’ 장이로 몰아붙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보도를 보면 정운찬은 파레스호텔에서 주로 만났다고 했습니다. 거기에서 정운찬은 신정아에게 “사랑하고 싶은 여자다. 앞으로 자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인 행위들을 묘사했다고 합니다.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정운찬은 ‘사랑’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사랑이란 Earning의 대상이지 Buying의 대상이 아니라 합니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가슴에 조금씩 조금씩 쌓는 것이지 어느 한 순간에 돈과 직위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무작정 센스 없는 시그널을 보내는 식으로 그리고 일어서는 사람의 핸드백을 잡는 식으로 치근거렸다면 정운찬은 그녀의 마음에 경멸의 대상으로 각인됐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잘난 사람들의 대표격인 인사가 쓰고 다니는 가면을 벗긴다는 명분하에 폭로를 결심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정아는 어떤 여인입니까? 저는 한 마디로 근본이 없는 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지목한 사람들에게도 가족들이 있고 친지들이 있고, 사돈들도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해도 그들을 하늘처럼 믿고 따르던 주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물론 ‘보다 큰 사회’의 공익을 위해서는 이 정도는 무시될 수 있다고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변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까요? 그녀는 변씨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 사람을 위해 목숨도 내놓습니다. 사랑은 긍휼이라 합니다. 사랑을 하면 상대방이 가엽고 불쌍해 보인다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사랑한다는 변씨를 두 번씩이나 무자비하게 때렸습니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공개됐을 때 그 가족들은 죽고 싶었을 것입니다.


일생이 가도 가시지 않을 엄청난 상처가 조금도 치유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그녀는 이번 책을 통해 또 다시 쓰나미급 상처를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야 사랑에 대한 자긍심을 갖을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들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족들이 아프면 변씨의 가슴도 찢어질 듯 아플 것입니다. 그래서 신정아는 근본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 있습니다. 신정아는 그의 자전수기를 내놓으면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사회에 빚을 진 모습이 아니라 그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식의 당당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래서도 그녀는 근본이 없어 보입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는 인간적인 면에서 음미하면 할수록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비극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의 폭로부분으로부터 무언가를 건져야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 나라가 근본 없는 자들의 사리사욕을 채워주는 무대라는 것입니다. 지식인들이 늘 탄식해 왔던 바이지만 노무현은 참으로 근본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청렴결백을 트레이드마크를 달고 ‘부정하면 패가망신 시킨다’는 말로 엄포를 놓아가며 도덕성을 강조했던 그가 알고 보니 좀도둑이었습니다. 좌파 일각의 두목인 그가 수의를 입으면 이는 그 한 사람만의 치욕과 타격이 아니라 좌파 전체의 치욕과 타격이기에 좌파의 확장전략이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습니다.


매우 기이하게도 사인을 규명하는 조사를 처삼촌 벌초하듯 적당히 하고 덮었지만, 저는 지금도 그가 좌파의 생존을 위해 타살되었다고 믿습니다. 그의 처 권양숙은 1억 원짜리 시계를 논둑에 버렸다고 하여 순진한 국민들로 하여금 논둑을 뒤지게 했었습니다.


이렇게 근본이 없는 자가 대통령을 했기에 똥아저씨가 청와대 실장을 했고, 30대 초반의 여자가 사회적 프리마돈나가 되어 많은 인물들을 농락해 가면서 질서를 교란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 정운찬을 신주처럼 모시는 이명박 정권에 쓰나미 급 먹물을 뿌려준 것입니다. 모두가 참여정부가 배출한 오물이요 먹물인 것입니다.


교훈의 둘째는 대한민국 권력의 상층부에서는 도덕과 절제와 품위를 찾아보기 어렵고 위선과 사리사욕적 탐욕이 판을 친다는 것입니다. 위가 이 모양이니 아래야 오죽 하겠습니까? 국가는 없고 개인들만 구더기 세계처럼 득실대는 것입니다. 도덕과 질서를 법으로 바로 잡아야 할 판사검사가 법과 정의를 짓밟고, 종교 지도자들 오만방자하여 물질적 향락을 위해 영혼과 국가를 팔고, 학생들을 훈육해야 할 학교에 훈육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군 수뇌에게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영혼이 없습니다.


근본 없어 보이는 신정아이지만 그의 이번 책은 추잡한 상층사회의 진면목을 폭로했다는 데서 점수를 받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번 폭로가 사회적 반성을 촉구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만 이것이 단순한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인기를 얻거나 그녀가 사회적 프리마돈나로 등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2011.3.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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