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꾼 박정희 (김진)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나를 바꾼 박정희 (김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5-16 12:43 조회25,914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나를 바꾼 박정희



[중앙일보] [김진의 시시각각]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처음 만난 건 1990년 가을이었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통치 비사(秘史)를 다룬 ‘청와대비서실’을 시작했는데 내가 시리즈 (1)을 맡은 것이다. 나는 1년2개월 동안 장관·의원·비서관·군인을 지낸 박정희 부하들을 많이 만났다. 박정희뿐 아니라 부하들의 스토리도 드라마였다.


 남은 인생을 박정희를 기록하는 데 쏟아 넣었던 ‘9년3개월 비서실장’ 김정렴, 80년 신군부에 보복을 당해 세상을 등졌던 중화학·방위산업의 설계자 오원철, 처음 만든 벌컨포의 사격실험에서 유탄에 가슴이 뚫린 이석표, 대통령의 해진 혁대를 회고하며 눈물 짓던 이발사…. 이런 부하들 속에서 박정희는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부하들은 한결같이 박정희의 애국심과 인격을 증언했다. 주군(主君)이 피살된 지 10여 년이 지났으므로 그들에겐 비판의 자유가 있었다. 그런데도 하자(瑕疵)에 관한 증언은 거의 없었다. 대신 청렴과 애국의 추억만 가득했다. 청와대 집무실의 파리채, 변기물통 속의 벽돌, 칼국수 점심…. 그리고 민족중흥·조국근대화·수출입국·새마을운동 같은 전설적 단어들뿐이었다.


 ‘모든 사람의 한결같은 증언’은 기자인 나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는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도 취재했다. 그중 어떤 대통령도 박정희처럼 부하들로부터 일치되고 단결된 칭송을 듣지 못했다. 이들의 부하들은 주군의 공적과 함께 잘못과 결점을 빠뜨리지 않았다. 주군들이 살아있음에도 그러했다. 이것만 봐도 후임자들은 박정희보다 훨씬 불완전한 지도자였다. 그래서 나는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가 아니었어도 가능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특히 “양 김씨는 민주주의도 함께 해냈을 것”이란 말은 더욱 믿지 못한다. 이런 얘기야말로 소설이다.


 도대체 박 대통령은 어떤 인간이기에 수많은 부하를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발견한 박정희는 대표적인 ‘공동체적 인간’이었다. 대다수 사람은 그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추동(推動)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지도자는 개인의 욕구보다는 공동체의 개선을 추구한다. 인류문명의 진보와 공동체 발전에 개인의 궤적을 합일(合一)시키는 공동체적 인간…. 그런 인간 유형의 대표적인 사람이 박정희였다. 그런 박정희가 나의 세계관을 바꾸어 놓았다.


 1960~70년대 한국에서 ‘공동체 발전’은 안보와 가난 극복, 그리고 경제발전이었다. 민주주의는 그 시대의 과제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박정희 개발독재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시초였다. 민주주의라는 건 경제개발로 중산층이 형성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절은 지금과 달랐다. 북한의 적화(赤化) 위협 속에서 경제개발을 하기 위해선 국력의 비상한 결집이 필요했다. 그래서 개발독재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박정희는 청렴했으며 그의 독재는 공동체를 위한 개발독재였고 나라를 지킨 애국독재였다.


 박정희를 알게 된 이후 나는 ‘공동체를 속이는 지도자’에게 깊은 반감(反感)을 갖게 되었다. 공동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면서, 입만 열면 공동체를 외치면서 현실에선 공동체를 배반하는 사람…. 이런 위선을 고발하고 싶은 것이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걸 부인했다. 지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행위에 대해 내가 종교에 가까운 분노를 느끼는 건 박정희 덕이 크다. 북한의 위협을 막아내며 3000만 국민을 패배주의의 음지로부터 ‘하면 된다’의 양지로 이끌어낸 지도자 박정희…. 그가 살아있다면 민주당 의원들을 전부 백령도로 데려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죽은 이들이 누구이며, 누가 그들을 죽였으며, 자유민주국가들이 왜 한결같이 살인자를 규탄했는지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오늘이 5·16 군사혁명 50주년이다. 50년 전 새벽, 한강 다리 위에서 박정희 소장을 비껴간 헌병대 총탄에 감사한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62건 400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892 5.18, 끝나지 않은 '남북한 빨갱이들의 연합모략전' 지만원 2011-05-18 18555 196
1891 그들은 구국 일념으로 사심없이 궐기했었다.(김피터) 댓글(2) 김피터 2011-05-18 11916 203
1890 4.3 왜곡의 행로 지만원 2011-05-17 16716 88
1889 제주 4.3토벌작전(연속) 지만원 2011-05-17 15052 78
1888 4.3 토벌 작전 지만원 2011-05-17 14551 70
1887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4.3피해자수 지만원 2011-05-17 20517 82
1886 국가보훈처 장관님께(5.18기념행사관련) 지만원 2011-05-17 21306 154
1885 5.18반란사건의 정의 지만원 2011-05-17 19312 171
1884 5.17 모반사건의 정의 지만원 2011-05-17 22072 134
1883 철새들의 짝짓기 야합 경계해야 (소나무) 소나무 2011-05-17 14854 83
1882 누가 박정희를 독재라고 하는가 (비바람) 댓글(2) 비바람 2011-05-16 16658 137
열람중 나를 바꾼 박정희 (김진) 지만원 2011-05-16 25915 275
1880 제2의 5.16을 기다리는 심정! 지만원 2011-05-16 14740 311
1879 불행한 국민들 위대한 지도자를 짓밟고 있다.(김피터) 댓글(2) 김피터 2011-05-16 12560 158
1878 5.18기록유산 관련 UNESCO에 보내는 나의 편지 지만원 2011-05-14 23899 495
1877 보수 집권을 위해 나부터 돈과 시간으로 희생해야(김정호) 댓글(1) 비전원 2011-05-14 11789 124
1876 사이비 ‘민주당’ 미래가 없다.(소나무) 소나무 2011-05-13 13927 174
1875 5,16혁명, 50주년, 바른 재평가 필요하다.(김피터) 김피터 2011-05-13 12443 155
1874 해괴망칙한 민주화운동 광주5.18 (만토스) 만토스 2011-05-13 17209 282
1873 보수단체 “광주학살은 北 특수부대 소행” 지만원 2011-05-12 26107 217
1872 전라도에 번번이 얻어터지는 경상도 지만원 2011-05-12 30648 298
1871 5월12일 평화방송 열린세상오늘 인터뷰 / 지만원 박사 관리자 2011-05-12 12073 219
1870 개떡 같은 나라 지만원 2011-05-12 19578 300
1869 제주도 토벌작전의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지만원 2011-05-11 15484 118
1868 제주도 9,11연대의 공비토벌 작전 지만원 2011-05-11 15300 86
1867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역사는 이렇게 넘어간다 지만원 2011-05-11 23543 175
1866 4.3 공비토벌 지만원 2011-05-11 20913 81
1865 이명박의 레임덕은 이재오로부터! 지만원 2011-05-11 21340 146
1864 이명박이 읽어야 할 두 개의 글 지만원 2011-05-11 18493 129
1863 김문수의 목소리가 신선하다 (만토스) 댓글(6) 만토스 2011-05-11 14284 124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