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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소란을 바라보는 파월 장병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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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5-27 14:18 조회17,4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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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엽제 소란을 바라보는 파월 장병의 마음


지난 5월 16일, 왜관 미군기지에 근무했던 한 미국 병사가 ‘한국국민은 분노하라’는 표어를 내걸고 양심선언을 했다. 중장비 기사로 복무했다는 스티브 하우스(House)씨가 미국 현지시각 1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와의 인터뷰에서 명령에 따라 33년 전인 1978년에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 소재의 미군부대 캠프 캐롤(Camp Carrol) 내에 고엽제 250드럼을 매몰했으며 매몰하는 과정에 드럼통이 파열하는 느낌까지 경험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군 당국은 그렇다면 ‘기지 내에서 생활하는 미군에게도 위험한 일이라며, 한국정부와 함께 진실을 밝히겠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언론들은 이런 저런 추측기사들을 쏟아내며 반미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아마도 미순이-효순이 반미 프로젝트를 다시 한 번 재현해 보려는 욕심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객관적인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 될 터인데도. 별거 아닌 기사내용에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반미정서를 유도해내려는 마녀사냥 식 노력들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보인다.


고엽제가 위험한 물질인 줄 아는 미군들이 자기들을 지켜만 보고 한국 민간인들을 고용하여 맨손으로 뿌리게 했다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모략도 보인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고엽제의 맹독성을 인지한 시기는 1971년으로 알려져 있다.  


왜관 미군기지에 매몰됐다는 고엽제로 인해 눈에 보이게 나타난 피해는 아직 보도되지 않고 있다. 고엽제 증후군도 보도된 바 없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인들은 도표까지 보여주면서 그 지역에서 발생한 암 환자들이 많다는 식으로 보도하여 이를 읽는 국민들로 하여금 미군을 증오하도록 만들고 있다. 고엽제로 인해 암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면 다리가 썩고 배가 썩는 고엽제 고유의 증상들은 어째서 나타나지 않았는가?

왜관의 미군기지에는 지금도 수많은 미국사람들이 24시간 생활하고 있다. 그 주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 중에 고엽제를 호소한 사람도 보도되지 않았다. 그런데 언론들은 미국 병사 한 사람의 말에 벌떼처럼 나서서 마치 미국인들이 다이옥신의 폐해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아 베트남과 DMZ에서 많은 피해를 입게 했다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1960년대의 파월 복무기간은 1년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무려 44개월이나 참전했다. 고엽제가 많이 뿌려졌다는 사이공에 6개월, 그리고 나머지 38개월은 밀림이 울창한 정글 속을 다니며 작전을 했고, 상황실과 독립기지에서 작전을 했다. 베트남에서 고엽제에 노출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미군 비행기가 베트콩 은신지역 일대에 공중 살포한 고엽제에 노출된 경우다. 우리 병사들은 공중살포 모습을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했고, 고엽제가 확산돼 있는 지역에서 작전을 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고엽제가 인체로 침투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병사들이 고엽제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고 그릇에 담아 진지 주의의 사계청소를 위해 맨손으로 뿌린 경우다. 맨손으로 뿌린 병사들은 지금 사망하기도 했고, 살았다 해도 끔찍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뿌린 고엽제가 바람에 날려 부대기지로 침투함에 따라 고엽제가 인체에 침투될 수 있었다.


고엽제가 인체에 그토록 해로운 맹독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한국장병들도 몰랐고, 미군 장병들도 몰랐다. 미국장병들 역시 1970년대 후반에 자신들에 나타난 이상한 증후군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것이 고엽제 때문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 예로 ‘미국 베트남재향군인 오렌지 희생자회’가 조직됐고, 이들은 1979년 9월에야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 주식회사 등 7개 업체를 대상으로 4백억 달러 규모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DMZ에서 근무했거나 월남에서 근무했던 장병들 역시 살이 썩어 들어가는 등 수많은 종류의 이상한 증후군에 시달리다가 미국의 ‘베트남재향군인 오렌지 희생자회’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그들이 앓고 있는 무서운 병들이 고엽제 때문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가를 향해 그리고 미국의 제조회사를 향해 투쟁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미군 장병들도 1978년까지는 고엽제의 성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의 고엽제 환자들은 1990년대에 정부를 상대로 투쟁했고, 언론이 다루어 주기를 바라며 고속도로에 드러눕기까지 했지만 당시 언론들은 고엽제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노무나 비참해서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환부들을 내놓고 사진전을 벌이며 여론의 환기를 호소했지만 언론도 국민도 모두 냉담했다.


이렇게 고엽제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왕년의 장병들은 지금 현재 12만 6천에 달한다. 베트남 역시 1994년에 고엽제로 고통 받는 군인 및 민간인들이 200만이 넘는다며 미국을 상대로 투쟁을 시작했지만 아직 결과는 없는 모양이다.        


DMZ에 고엽제가 반입된 것은 1968년 김신조 소대가 침투한 이후였다. 전방에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와 넝쿨들은 적이 1m에까지 접근해도 감지하지 못할 만큼 시야를 가렸다. 우리 병사들은 물론 미국병사들도 고엽제의 맹독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고엽제를 뿌려 넓은 시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미국병사도 맹독성을 몰랐고, 미군의 요청에 따라 당시 고엽제를 제조한 미국 기업들도 다이옥신의 폐해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놓고 언론들이 미국을 음해하고 있다. 미국은 다 알고 있으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롭지 못한 행위다.


전쟁터에서는 총으로도 피해를 입고, 수류탄, 지뢰 그리고 각종 장비로부터도 피해를 입는다. 고엽제 피해 역시 전쟁으로부터 입는 피해다. 역전의 용사들이 썩은 다리와 팔을 잘라낸 모습, 피부가 흉하게 썩어가는 모습을 내보이며 “내가 국가를 지키다가 이렇게 됐다”며 피눈물로 절규할 때는 본체만체 했던 언론들이, 아직은 피해자도 보이지 않는 사안에 대해 미군 병사의 진술 하나만 가지고 시끄러운 굿판을 벌인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직은 증후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들은 중요하고, 베트남에서 그리고 전방에서 국가를 수호하다가 비참한 모습으로 고통 받는 13만 명의 장병들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베트남전 당시 각종 항공기로 고엽제를 공중 살포하는 장면




2011.5.2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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