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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반기문 발등의 불, 누가 질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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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2-04 16:28 조회17,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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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과 반기문 발등의 불, 누가 지른 불일까?


             다시 위대해지는 김정일, 개조차 짖지 않아


어느 한 보도에 의하면 국민 10명중 3명만 정상회담 찬성한다고 한다. 이명박은 연일 분위기를 띄우지만 국민은 시큰둥한 것이다. 대통령은 그 동안  4대강이다, 세종시다 하며 온 나라를 어지럽게 휘젓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1월 29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으로 날아간 대통령이 느닷없이 4대강이 무엇이고 세종시가 다 무엇이냐는 듯이 방북이라는 돌풍을 일으켜 사회분위기를 온통 김정일에게로 몰고 간다, 한국사회에 투영된 지금의 김정일은 악마도 아니요 적장도 아니요 마약장사꾼도 아니요 3대 세습을 획책하는 세기적 또라이도 아니다. 한국의 세 대통령이 날아가 알현을 하는 위대한 지도자가 된 것이다.      


그는 ‘김정일과 만나는 데 무슨 조건이 필요한가, 조건 없이 그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1월 29일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는 "연내 조건 없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다"고 했고,  2월 1일 스위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며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거듭 강조했다. 연초부터 흘러나오던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이 곧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런데 매우 이상한 것은 그  어느 언론도 그 어느 정치인도 이에 대해 이론을 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명박이 추진하려는 남북정상회담은 “조건 없는 회담”이다. 이 세상에 존재해왔던 정상회담 치고 의제 없는 회담은 없다. 그 의제가 곧 회담의 조건인 것이다. 과연 조건이 없어도 되는 것인가? 만나는 모양새도 조건 중 하나다. 국민은 김대중과 노무현이 평양으로 날아가 김정일을 만나고 그에게 엄청난 양의 국민세금을 쏟아 부어준 것에 대해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이 이번에 평양으로 날아가면 세 명의 대통령이 연이어 김정일을 알현하는 꼴이 된다. 더 이상 국민감정이 용서하지 못할 대목이다.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디 있으며, 적국에 안보를 의탁할 나라가 어디 있는가?     


지금 회담을 갈구하는 사람은 김정일이 아니라 이명박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김정일은 남한에 아무 것도 줄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무엇을 얻으려고 가는가? 다급해야 할 사람은 김정일이고, 느긋해야 할 사람은 이명박이다. 그런데 어째서 거꾸로 이명박이 마치도 '변이 급한 강아지' 모양을 해가지고 김정일에 목을 매는가? 이명박은 그 알량한 ‘그랜드바겐’을 제안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보아도 소가 웃을 안인데, 김정일이 보면 대번에 기가 막혀 실어증에 걸릴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한심한 이야기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자.


김정일 부자는 40년 이상에 걸쳐 온갖 역량을 집중 투자하여 오늘날의 핵 지위를 이룩해 냈다. 지난 20년간 미국과의 전쟁을 각오하면서도 개발을 지속하여 그야말로 내일 모레면 핵클럽국가의 지위를 가질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누가 김정일이라 해도 김일성부자의 얼이 담긴 이런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있다. 재래식 군사력에서 북한은 남한 군사력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남한은 매년 50억 달러어치의 최신무기를 사재지만 북한에는 달러가 없어 전투기 하나 제대로 살 수가 없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함정은 우리 함정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될수록, 아니 세월이 가면 갈수록 북한 군사력은 우리에 비해 형편없이 낙후돼 간다. 그런데 핵무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것이 일거에 해결된다. 그래서 40여년에 걸쳐 오늘의 핵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핵은 북한안보 제1의 자산인 것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보물을 이명박의 말 한마디 “북한의 안보는 한국과 미국 등이 지켜줄테니 포기하라, 포기만 하면 돈 많이 주겠다”는 말에 선뜻 내놓는다?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하지만 참으로 어이없는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북한 핵이 무슨 장난감 정도 인 것으로 착각한 결과인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국민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그가 북한에 가서 “그랜드 바겐” 하고 카드만 내밀면 곧 포기되는 것인 양 국민을 속이면서 일단 김정일을 만나는 그 자체 목표를 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로널드 버저스’ 국장은 현지시간 2월 2일, “우리가 내다볼 수 있는 미래 기간(in the foreseeable future)에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제거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핵무기들이 그들의 재래식 군을 괴롭히고 있는 병참 부족과 낡은 장비, 부족한 훈련을 메워주는 한편 전략적 억지력과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DNI 정보국장의 판단과 같은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연일 김정일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북한의 핵이다. 이명박이 올라가서 “당신의 안보는 세계가 보장해 줄 테니 핵을 내놓아라, 그러면 돈 많이 주겠다”는 말 한마디에 포기할 성격의 것이 절대로 아닌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이 김정일 정권의 안보를 보장해 준다? 세상에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디 있으며, 적국들에게 안보를 의탁하는 바보 같은 나라가 어디 있는가? 미국이 그랜드 바겐에 시큰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의 뜻을 모르고 시대 때도 없이 그랜드 바겐을 반복하니 그를 대통령으로 모신 국민의 얼굴이 후끈거리는 것이다.


                   미국은 놀라고 반기문은 측방 지원


대통령이 느닷없이 정상회담을 내놓으니까 가장 놀란 쪽은 미국이었다. 2월 2-4일에 걸쳐  미 국무부 커트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날아와 정상회담은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하며, 정상회담이 6자회담의 분위기를 흐려서는 안 되며, 정상회담을 하려거든 그 회담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에 데려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지금의 정상회담이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만나지 말았으면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 예상외의 반응에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다급하게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 현지시간 2월 3일-5일에 걸쳐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을 만날 예정이라 한다. 어떻게 설득할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코만 빠져가지고 올 것 같다. 아마도 미국은 이명박이 김정일과 만나 무엇을 하려는 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말하는 6자회담 분위기라는 것은 대북봉쇄요 압박이다. 압박에 못이겨 손들고 6자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몰아치기 전법만이 효과를 낼 수 있고, 외교와 협상을 통해서는 절대로 북한을 6자 회담에 끌어낼 수가 없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이렇게 압박 일변도로 북한을 몰아가고 있는데 만일 이명박이 제2의 김대중 노릇을 하면서 세계의 여론을 이상하게 끌고 가면서 북한에 쌀과 비료를 주고 금강산과 개성을 통해 달러를 준다면 이는 레슬링 링위에서 카운트다운을 당하고 있는 김정일에 최고의 구원수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정상회담을 의심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일 것이다. 이명박이 김정일을 만나 이른바 '그랜드바겐'을 통해 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5살 난 어린이가 용문산의 1000년고목을 쓰러트리겠다고 자신하는 것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한낱 자연인에 불과한 필자 정도도 이를 잘 알고 있는 터에 미국이 이걸 모를 리 없다. 미국은 정상회담이 미국의 정책에 악영향은 줄 수 있어도 좋은 영향은 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런 차제에 사상이 지극히 의심스러운 반기문도 나서서 UN측의 대북특사를 파견한다고 한다. ‘린 파스코에’ 정무담당 사무차장과 김원수 사무총장 특보 겸 비서실 차장이 2월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반기문은 현지시간 2월 3일 특사와 관련하여 “이번 방북은 핵문제를 포함해 북한과 유엔 간 상호관심사와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유엔의 대북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혼자서 벙어리 냉가슴  

이명박은 정상회담에 북핵문제가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했지만, 미국은 정상회담의 조건이 ‘6자회담복귀’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에 끌고 올 자신이 있으면 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공연히 6자회담 분위기에 재를 뿌리지 말라고 했다. 미국과 한국이 엇박자인 것이다. 이런 엇박자는 이명박과 청와대 참모, 통일원장관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이명박은 연일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강조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북핵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별도 브리핑을 했다. 만일 이명박의 방북이 무산되거나 장기간 미뤄질 경우, 반기문이 보낸 특사가 꿩 대신 닭이 되는 것일까? 도대체 가장 느긋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이명박이 어째서 이토록 수선을 떠는 것일까?

더구나 그는 청와대 참모들이나 관계 장관들과는 아무런 조율 없이 혼자 급하다. 참모들이나 관계 장관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는 것을 혼자서 밀어붙이는 것이다. 혼자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며 그를 이토록 조급하게 만드는 그 배후의 힘이 과연 무엇일까?  



2010.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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