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제거 작전은 새로운 형태의 과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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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10-22 16:05 조회16,2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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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제거 작전은 새로운 형태의 과학전
42년의 독재자 카다피가 나토연합군에 의해 제거됐다. 10월 20일 아침, 나토 연합군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서 100여대의 대규모 차량이 운집하는 이상상황을 포착했다. 오랜 동안 이 지역을 주시하던 영국 공군 차세대 전투기 토네이도가 이 이상한 상황을 곧바로 미군에 알렸다.
대규모 차량행렬이 카다피와 관련돼 있음을 직감한 미군은 지중해 시칠리아에서 무인기를 출격시켰고, 출격된 무인기는 라스베이거스 외곽 공군기지에서 통제됐다. 무인기는 대전차 미사일 '헬파이어'를 발사해 대규모 차량 행렬을 공격했고, 프랑스 주력기인 라팔 전투기도 폭격에 나섰다. 미군 무인기와 프랑스 전투기의 공습으로 100여대의 호송 차량 중 기관총을 실은 트럭 15대가 파괴됐고 카다피 친위대 50여명이 사망했다.
카다피가 급히 움직인 것은 20일 오전 시민군이 시르테 총공세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100여대의 차량행렬은 카다피의 도망행렬이었다. 카다피를 태운 차는 호송차 100여대와 함께 시르테 중심에서 서쪽으로 3㎞ 떨어진 제2구 지역으로 달렸다.
보도에 의하면 미군은 1주전부터 카다피의 위치를 포착하고 있었다. 카다피는 최후를 맞기 며칠 전부터 사용해서는 안 되는 휴대전화와 위성전화를 사용했다. 감청을 피하기 위해서는 쓰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어긴 것이다. 영국 해외정보국(MI6)과 미 중앙정보국(CIA)은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카다피의 위치를 파악했다.
공습이 시작되자, 카다피와 생존 친위대원은 황급히 차량에서 내려 도로 아래로 흩어져 달아났다. 카다피는 황금 권총을 지니고 몇몇 경호원과 함께 도로 밑 배수관에 몸을 숨겼지만 곧 시민군에게 발각돼 끌려나왔다.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로 배수관 안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던 카다피는 총을 든 시민군이 다가오자 "쏘지 마, 쏘지 마" 하고 외쳤다고 한다. 시민군은 카다피를 끌어낸 뒤 그의 겨드랑이를 끼고 끌고 갔다. 시민군이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에는 시민군이 트럭 보닛에 카다피를 올려놓고 몸으로 제압하는 모습, 카다피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도 나온다.
카다피는 시민군에게 체포됐을 당시 살아 있었다. 피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제 발로 걸으며 시민군에게 끌려갔다. 카다피는 체포된 후 시민군에게 "나를 죽이지 마라. 내 아들을 죽이지 마라"고 말했다고 CBS는 전했다. 국가과도위원회(NTC) 마흐무드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가 배수관에서 발견돼 트럭으로 옮겨졌고, 트럭이 출발하려는 순간에 카다피군과 NTC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지면서 카다피가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카다피 시신을 검시한 의사는 "카다피의 직접 사인은 내장을 관통한 배의 총상이며 이후 또 다른 총알이 머리를 관통했다"고 말했다 한다.
이 작전에 투입된 나토군의 지상군은 '0명'이다. 지난 9월 예멘에 숨어 있던 알카에다 2인자 안와르 알올라키의 사살 작전은 미국의 무인폭격기가 수행했고, 9·11테러 이후 미국이 10년 동안 쫓아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최정예 미군 특수부대 25명이 45분 만에 제거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이 승리한 3건의 군사작전은 지상군을 최소화하고 최첨단 무인전투기와 정보 수집에 주력하는 21세기 '새로운 전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한다.
오바마는 카다피 사망 직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단 한 명의 지상군을 리비아에 투입하지 않고도 우리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임기 중 새로 수행된 군사작전들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장기전 대신 정밀한 공격과 정보전으로 적을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10여년 전 콜린 파월이 내세웠던 '초기에 압도적인 우위의 군사력을 사용한다'는 원칙과 사뭇 다르다.
20세기의 전쟁이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었다면 21세기 전쟁의 대다수가 '국가 대 조직' 혹은 '국가 대 개인'의 전쟁이다. 오바마는 저비용의 외과 수술식으로 공격 방법을 사용했고, 국제공조를 통해 미국의 ‘적’을 제거했다. 오바마는 새로운 전쟁의 패러다임과 국제공조의 리더십을 창출한 미국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같다.
2011.10.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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