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경솔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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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1-07 14:31 조회16,6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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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경솔한 것 아닌가?
전방 GOP에 근무하는 일병이 트위터를 통해 국방장관에게 직접 ‘휴가’ 문제를 건의했다 한다.
"현재 포상휴가 폐지, 외출, 외박 폐지 등 장병들의 휴가나 외출에 굉장히 심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장병들의 휴가 며칠을 잘라서 전투력을 상승시킨다는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장병들의 사기가 심각히 저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장관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일병에 글을 띄웠다한다.
"dunhilz(윤 병장의 아이디) 군의 용기 있는 제언 고맙게 생각하네. 장관이 전선지역 장병과 소통할 기회가 매우 제한되는 만큼, 사전에 알지 못했음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이번 기회에 휴가문제를 검토하게 되었네. 보람된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해 나라의 큰 일꾼이 되길 바란다."
휴가 정책은 사단장의 고유정책이다. 휴가는 일종의 복지다. 하지만 군에서는 복지보다 앞선 것이 사단장의 임무수행이다. 사단마다 임무가 다르기 때문에 사단장은 휴가에 대한 방침을 임무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하나의 휴가방침이 모든 사단에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단장의 휴가 방침은 존중돼야 하며 국방장관이 일일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물론 휴가에 대한 사단장의 지침이 도를 넘을 경우에는 국방장관이 감찰력을 이용하여 조사할 수 있을 것이나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사단장은 없을 것이다. 부대에는 기무부대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다니며 여론을 수집하기 때문에 사단장이 정도를 넘는 일을 할 때에는 즉시 기무사령관을 통해 먼저 해당 참모총장에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국방장관에 갈 일이 아니다.
이번에 트위터에 글을 올린 권일병은 GOP에 근무하기 때문에 순환근무에 의해 임무가 교대되지 않는 한, 다른 부대 병사들에 비해 일정기간 휴가를 제한 받게 된다. 이는 군의 상식이다. 그렇다면 국방장관은 권일병에게 ‘장관이 미처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인사국장을 불러 ‘해당 사단장을 통해 사실을 파악해 보고해 달라’ 했어야 옳았다. 인사국장을 통해 받은 보고가 합리적인 것이면 권일병의 행위는 한 어린 병사가 벌인 해프닝이 되었을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해당 사단장은 국방장관의 예기치 않은 전화를 직접 받고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국방장관이 한 병사에 말려들어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단장의 사기를 꺾어 놓은 것이다. 이런 처사를 보고 수많은 지휘관들이 국방장관에 실망했을 것이다. 국방장관의 지휘행위가 경솔하고 어설프다 아니 할 수 없다.
국방장관이 모든 지휘 및 참모 채널을 뛰어넘어 직접 트위터를 통해 휴가문제에 대해 GOP 병사와 대화를 하는 것은 일종의 군기 문란행위에 해당할 것이다. 국방장관은 직접 나서지 말아야 할 공간에 나섰다. 지휘 및 참모 채널을 가동해야 할 가벼운 사안을 놓고 일국의 국방장관이 병사와 사단장 사이에 끼어드는 이런 판단력을 가지고 어떻게 커다란 상황을 처리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염려가 된다.
2012.1.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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