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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잘하는 일, 못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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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2-15 15:03 조회17,7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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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가 잘하는 일, 못하는 일



박근혜가 모처럼 하나의 쟁점을 잘 잡았다. FTA를 총선의 쟁점으로 잡은 것이다. 이는 매우 잘 한 선택이다. 박근혜는 ‘한미 FTA는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이 설득했다며 “야당이 말을 바꾼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유튜브에 올려진 말바꾸기의 달인 4인(정동영, 한명숙, 유시민, 손학규)의 동영상과 한명숙이 당시 총리로 있을 때 취했던 강압조치를 부각하면 ‘진보’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고, 여기에 박원순-안철수-곽노현의 죄질이 드러나면 ‘진보’의 발가벗은 실체가 드러나게 돼 있다. 그래서 잘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명숙은 2006년 국무총리 때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집회를 금지하고, 민형사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로 엄포를 놓았다. 그런 그녀가 며칠 전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 FTA 발효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에 앞장섰다. 근혜당은 이 부끄러운 사실을 적극 부각하여 공격해야 한다.  

하지만 근혜당의 황영철 대변인과 비대위의 핵심간부들은 박근혜의 이 선택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농촌의 지역구 표를 의식해 FTA 이야기만 나오면 슬그머니 뒤로 물러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대변인 자리는 내놓지 않는다. 박근혜는 바로 이런 걸 시정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이상돈은 한미 FTA현상을 주도한 이종훈을 영입해서는 안 된다고 버텼다. 박근혜는 그런 그를 포용함으로써 당의 정체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박근혜는 야당을 상대로 FTA 벌판에서 한판 승부를 하자고 밝혔다. 캡틴이 이렇게 나오면 그가 이끄는 근혜당 사람들은 캡틴의 뜻을 받들어 말바꾸기 하는 민주당의 무책임성, 조약폐기의 위험성과 몰상식함을 신랄하게 추궁하고 홍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근혜당 사람들은 자기 속차리기에만 몰두한다. 바로 이런 망국적 이기주의가 한나라당을 말아먹은 것이다. 이 정도면 박근혜는 당원들을 모아놓고 일장 훈시로 정신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래서 캡틴이 아니던가?  

2월 16일로 회기가 끝나는 2월 임시국회 이후에는 한나라당 시절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이 사실상 폐기될 예정이라 한다. 근혜당이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 인권을 강조하면 ‘수구꼴통’으로 비칠까봐 겁내한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이고, 외면하는 세력은 수구좌파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겁쟁이들이 아닌가? 이래서 한나라당을 옹호해왔던 국민들이 근혜당에 침을 뱉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캡틴이 나서서 질책을 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북한인권법이란 무엇인가? 통일부장관으로 하여금 매년 북한 인권 개선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인권기록보존소를 만들어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와 증거를 기록하고 이를 널리 확산시킴으로써 북한이 인권에 신경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엔은 2005년 이후 7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해왔고, 미국과 일본도 이미 2004년과 2006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영국 상·하원 의원 20여명은 작년 7월 여야 4당 대표 앞으로 이 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해외 인권 운동가 149명은 작년 12월 우리 국회에 편지를 보내 "북한 주민의 인권유린에 한국 국회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박근혜는 이런 대의명분 앞에 주판알만 굴리고 모른 체 한다. 당의 캡틴이 될 수 있는 내공이 박근혜에 없는 것이다. 강용석의 선전하는 정신과 능력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원들의 정신상태를 지적하고 정신을 차리도록 해야 하는 일이다. 목사는 왜 매번 설교를 하는가? 설교 없는 교회가 존재할 수 없듯이 캡틴의 훈시 없는 정당은 오합지졸이 되는 것이다.

  

2012.2.1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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