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중앙정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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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4-22 16:11 조회11,8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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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앙정부의 한계
이명박 정부가 0-2세 무상보육 정책을 시행했지만 발동조차 걸리지 않아 주저앉아 있다한다. 중앙정부의 시행령이 하달되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가 돈이 없으니 배째라 나자빠진 것이다. 이런 건 국가도 아니다.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이를 방기한 중앙정부의 무기력함이 낳은 결과인 것이다.
정부는 지원대상을 당초 17만 명으로 잡았다한다. 현재의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영아들의 숫자만 계산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3,700억원, 지자체가 3,400억원을 부담하면 될 것으로 계산하고 예산을 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급증했다. 집에서 키우던 부모까지 보육시설을 찾았다. 새로운 지원 대상이 13만명이 더 늘고 중앙정부의 부담만도 2,800억원 더 증가했다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아이를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도 양육비를 달라 아우성이다. 내년부터는 아기들이 있는 집이면 무조건 양육비를 지급할 판이다. 무상보육을 하려면 0-2세부터가 아니라 만 3~4세부터 해야 한다는 새로운 비판도 쏟아졌다. 그래서 3-4세에 대한 무상보육도 당초부다 앞당겨 내년부터 실시한단다.
폭우처럼 늘어난 예산을 감당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돈을 쓰고도 효과가 없다 한다. 막대한 돈을 쓰면서도 부모에게는 큰 도움이 안 되고, 보육시설의 배만 불리고 있단다. 보육료는 정부가 지원하지만, 부모도 보육시설에 따로 돈을 내야 한단다. 입학금, 체육복비, 현장학습비, 특별활동비, 행사비 등이라 한다.
무상 보육으로 인해 부모의 부담은 조금 줄었지만 이런 저런 명목으로 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간다고 한다. 한두 시간만 영아를 맡겨도 종일에 해당하는 보육료를 받는다고 한다.
보육시설이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보육료 말고도 시설지원금이 있다한다. 0세 영아의 경우 보육료로 39만원, 시설지원금으로 36만원 등 모두 76만원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다한다. 보육원만 차리면 떼부자가 되는 것이다. 어린이집이 웃돈으로 거래되고 수천만~수억원씩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한다, 불법 매매도 성행한단다.
이런 무능함과 혼란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국가경영을 엘리트 두뇌그룹으로 할 것인가, 정치꾼들의 포퓰리즘으로 마구 할 것인가? 빠른 선택이 필요하다.
국가경영 엔진은 반드시 바꿔야
국가를 누구의 두뇌로 경영할 것인가, 공무원의 두뇌로 경영할 것인가, 또는 아이디어뱅크의 두뇌로 경영하느냐, 정치꾼들의 포퓰리즘으로 해야 할 것인가?
미국의 중앙행정부, 과(課)단위에는 공무원이 3~4명이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에는 15~20명이 있다. 3~4명의 공무원이 어떻게 그 엄청난 사회를 꾸려갈까. 그들에겐 공무원 수가 적은 대신 과제비가 주어져 있다. 워싱턴 D.C의 순환도로 주변에는 700여 개의 사설연구소들이 있다. 이들은 ‘순환도로의 산적’(Belt Way Ban dit)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정부 돈을 타내간다. 이들 사설연구소들은 1급비밀을 취급한다. 정교한 비밀자료들은 국방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 사설 연구소들에 있다.
미국 사설연구소 사람들은 대학교수들에 비해 비교적 아이디어가 빠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학교수들보다 30~40%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 그 대신 직업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중진급 연구위원들이 과제를 사냥해오면 내부 인력시장(internal labor market)이 형성된다. 각 중진 위원들에게 선택 받지 못한 연구원들은 연구소를 떠나야 한다.
미국 공무원들은 하나의 과제에 대해 두 개 연구소에 과제를 준다. 이는 낭비가 아니다. 건축물 설계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입해야 훌륭한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국가를 경영할 정책에도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과제를 주고 난 후 이들은 매주 사설연구소 사람들과 토의시간을 갖는다. 하루에 4~5시간이 토의에 할당된다. 이러한 생활을 오래하면 할수록 공무원들의 두뇌는 점점 더 향상된다. 그래서 미국 공무원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환영을 받는다. 결국 미국사회는 두뇌집단에 의해 경영되고, 날로 진화해 가는 공무원들에 의해 경영된다.
반면 우리 공무원들은 어떤가. 보안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정책을 그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정부출연연구소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이들을 관용조직으로 퇴화시켜 버린다. 1년이 지나면 과제가 완료된다. 과제결과를 브리핑 받을 때에도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요점만 말해 달라 한다. 한국 공무원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것 같다. 바쁜 만큼 국가가 발전했다면 한국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됐을 것이다.
이들은 눈치와 절차와 형식을 가지고 매일 매일을 보낸다. 현장중심의 분임토의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 피나는 자기발전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 이런 생활 속에서 사는 공무원들의 두뇌는 시간이 갈수록 퇴화된다. 진화형 미국공무원과 퇴화형 한국공무원이 협상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으면 누구의 이익이 반영되겠는가?
한국사회는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구조가 복잡해져 간다. 이러한 사회를 퇴화돼 가는 공무원의 두뇌로 만든 제도와 정책을 가지고 움직이니 어찌 문제가 없겠는가. 자기가 만든 제도와 정책을 자기가 운영하게 되면 그 제도와 정책은 아전인수 식으로 만들어진다. 집안에 땅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교부 공무원은 땅값이 올라가도록 제도와 정책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제도와 정책을 계속해서 공무원 손에 맡길 것이냐 아니면 아이디어뱅크에 맡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공무원들은 모든 일을 자기들 손으로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들은 전문가들을 공무원 신분으로 확보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재의 공무원 대우와 경직된 공무문화를 가지고는 절대로 우수한 전문가를 유치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농부가 모든 농기계를 자기 집에 모두 갖추어놓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생각이다. 왜 자유로운 아이디어뱅크를 활용하려 하지 않는가?
우리는 국가를 아이디어뱅크에 의해 경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공무원 수를 줄여야 한다. 신규채용부터 정지시켜야 한다.
둘째, 정부부처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관제 연구소를 사설화 시켜 경쟁시켜야 한다.
셋째, 많은 사설연구소를 유치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사설연구소를 양성할 수 있을까? 정부가 “앞으로 2년 후부터 정부예산의 2%를 무조건 사설연구소에 과제비로 할당하겠다”고 공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두뇌들이 대거 귀국해서 사설연구소를 차릴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돈으로 양성한 두뇌들의 대부분을 미국에 바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들 두뇌들을 흡수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겨우 대학교와 소수의 연구소들 뿐이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의 두뇌들마저 우리는 사용할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불필요한 공무원만 대량으로 고용하고 정작 두뇌들은 실직자로 방치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일을 얼마나 더 계속할 것인가?
우리나라에 두뇌연구소들이 만연해지고 활발해지면 이들 두뇌 집단들이 정치꾼들을 공격하고 공무원들을 공격하여 국가경영의 참다운 엔진으로 역할 할 것으로 본다.
2012.4.22.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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