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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헝클어 놓은 정부부처 원상복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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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6-18 08:51 조회11,8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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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이 헝클어 놓은 정부부처 원상복구해야!


이명박이 정부부처를 기형으로 만들어 국가발전에 역행했다. 쉽게 말해 18개 기업을 15개 기업으로 축소하고 나머지 3개 기업은 15개 기업이 쪼개 가는 식으로 개악을 했다. 대국 대부처로 간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잘한다고 선전했던 경영학의 원칙을 그가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지금의 기업 추세는 대기업을 소규모로 축소 분할하여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을 축으로 하여 특화하고, 지휘계단을 최소한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소규모 단위로 특화하면 간부들이 핵심역량에 대한 전문가들로만 구성이 되어 의사결정의 질도 좋아진다.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 분야가 다른 사람들을 대국, 대부처 속에 처박아 두면 특화문화가 상실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동기유발과 일하고 싶어 하는 의욕이 상실되어 한마디로 신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게 이른바 공룡조직인 것이며, 이명박은 결국 정부조직을 15개의 공룡조직으로 바꿨다.

대통령직을 막 시작하겠다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영리한 선택은 일단 현재의 부처를 그대로 두고 공무원 수를 줄여가는 방법이다. 현재의 부처를 그대로 두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하나의 부처를 모델로 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토대로 국민적 지지를 얻어 낸 다음, 그 지지를 배경으로 하여 모든 정부부처를 일거에 개혁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장 악성적인 선택은 1967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과학기술부를 없애버리고 과학은 옛 교육부로, 기술은 옛 산자부로 흡수시켰다. 과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장사꾼다운 선택인 것이다. 그 다음은 전두환 때 오명장관이 전두환을 설득해 만든 후 이 나라의 통신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운 정보통신부를 없애 산자부로 흡수시킨 것이다. 그 다음은 바다의 전문가 해양수산부를 없애 버린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업무를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쪼개준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야 대권 주자들이 해양부의 부활을 강조하고 나선다. 부산에는 ‘해양수산부 부활 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연말 대선에서 여야 어느 쪽이 집권하든 해양부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국토부와 농림부가 2012년 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한다.

이전이 완료된 상태에서 해양부가 부활해 부산으로 가면? 시설이 2중으로 건축돼야 하고 공무원들이 과천에서 세종시로, 다시 세종시에서 부산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도 다시 살아나야 한다. 따라서 세종시 이전 문제는 치기 정권에서 정부조직이 다시 개편될 때가지 연기돼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부는 발전하고자 하는 학교들의 발전 의지에 걸림돌 역할을 해왔다. 교육의 원동력은 학교들이지 교육부가 아니다. 교육부는 없어져야 한국교육이 성장할 그런 애물단지다.

그러나 과학기술부는 다르다.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과 과학기술 타운의 스폰서 역할을 착실하게 해왔었다. 과학과 기술은 하나이지 둘이 아니다. 과학과 기술이 합쳐야 하나의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존재로 붙어 있어야 할 몸체를 두 동강으로 자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다.

조직개편에는 과학기술 조직들에 대한 정책을 장관이 대변하느냐, 차관보나 국장급이 대변하느냐의 문제가 들어 있다. 어느 계급이 과학기술을 대변하느냐 하는 문제는 참으로 중요하다. 한국과학기술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온 것은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었다.

박대통령의 리더십은 과학기술 리더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국무회의를 하다가도 중간에 과기처장관이나 연구소장 등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회의를 중단하고 전화를 받아 주었다. 그는 당시 KIST에 자주 들려 연구인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그의 리더십에 감동되어 열심히 일하다가 과로로 순직한 학자들이 여러 명 있었다.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는 대통령이 묵을 수 있는 작은 영빈관이 하나 있었다. 그는 가끔 거기에 머물며 과학자들과 대회를 했다. 그러나 그가 서거한 이래 그 영빈관을 찾는 대통령이 없었다. 그리고 그 영빈관은 파티장으로 변해 버렸다.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나섰을 때에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기획하고 운영상의 애로점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하는 스폰서가 있었다. 바로 과기처장관이었다. 그런데 과학기술 장관이 없어지고 그 일을 차관보나 국장급이 맡는다면 과학기술 정책과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전달하기에도 매우 힘들 것이다. 대통령과 과학기술이 시스템적으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국가의 일자리를 만드는 유일한 엔진이 과학기술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고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기술 때문이다. 이명박의 장사꾼식 조직개편은 ‘일자리창출 엔진’을 시스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참으로 어이없는 조치였다.

정보통신부를 산자부로 흡수시킨 것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1980년대는 레이건 시대였다. 당시 미국 경제는 일본에 추월당하고 독일에 추월당하고 있으며 곧 3류 경제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건이 블루리본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위원회는 IT, BT 산업의 육성을 건의했다.

미국이 일본경제를 추월한 것은 바로 이 IT, BT 산업 때문이었다. 정보통신부 역시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소와 업체들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다. 정보통신부가 관장해온 첨단산업을, ‘일반산업을 관장해오던 산자부’에 흡수시킨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두 개의 성장 엔진을 시스템적으로 매몰시킨 이명박의 행위는 두고두고 지탄받아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부가 폐지됨에 따라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즉각 타격을 입었다. 원자력 분야의 경우는 원자력 ‘연구개발’기능을 수행하는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있다.

그런데, 이명박은 원자력연구원은 지식경제부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인재과학부로 편입시켰다. 원자력에 과한 전문가들이 두 쪽으로 갈라진 것이다. 엿장사 엿 자르듯이 제멋대로 한 것이다.

대부분의 정부출연연구소는 기초기술과 산업기술을 병행하고 있다. 기초기술은 산업기술로 전환될 때에 의미가 있다. 이를 두 개의 장관에, 즉 기초기술 연구기관은 인재과학부로, 산업기술 연구기관은 지식경제부로 쪼개준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조치였다. 어디로부터 어디까지가 기초연구이고, 어디로부터 어디까지가 산업기술연구인지 경계를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머리와 몸체를 분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2012.6.1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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