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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교육은 경쟁력이 없다(성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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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12-27 11:41 조회12,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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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어빵 교육은 경쟁력이 없다(성원용:중앙시론)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중·고교의 과잉 학력 경쟁과 사교육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학 입시제도를 다시 단순화하겠다고 한다. 

 안식년 기간에 필자의 아이는 미국 보스턴 교외의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며 사교육 없이 일 년을 지냈다. 고등학생들이 마치 대학생처럼 자기가 선택한 과목에 따라 반을 옮겨가며 공부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등·하교 시간도 일정치 않고, 수업과 수업 사이에 때로 빈 시간도 생긴다. 그렇지만 실력이 낮으면 쉬운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의 경우는 대학교 1학년 과목까지 미리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쉽거나 어려운 과목을 억지로 들으며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일은 별로 없다. 

 미국 고교는 무엇보다도 체육과 예술활동에 열성이다. 학교에는 표준 육상트랙도 있고, 미식축구 경기장, 아이스링크까지 있다. 미식축구팀도 두 팀이나 운영하고 있는데, 축구팀 학생들이라고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학년 전체가 참가하는 음악회를 일 년에 네 번 개최하는데 꽤 비싼 입장료를 받지만 빈자리가 없다. 이 학교 학생들은 매년 명문대학도 많이 진학하는데, 입시 전형에서 체육과 예술활동이 중요 평가항목으로 고려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과거 수십 년간 대학 입시제도가 계속 바뀌어 왔지만, 신기하게도 중·고등학교 교육이 변한 것은 별로 없다. 수십 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같은 반 학생들은 종일 거의 같은 과목을 배운다. 외국의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일본·중국·대만·인도·그리스는 우리와 같이 아직 반별 교육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핀란드·영국·프랑스 등의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해서 매 시간마다 반을 이동하고 있다. 

 우리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당연하다. 반별 획일 교육이 다양하고 수준에 맞는 내용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학력 과열경쟁에 몸살을 앓는 것도 오직 가두어 놓고 공부만 시키는 닭장식 교육의 필연적 결과다.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도 현재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왕따 등이 큰 문제가 되는데, 학생들이 음악과 체육 등 협력의 중요함을 배울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입학사정관제가 겉도는 것도 학생을 평가할 요소가 학교 점수 말고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등교육은 이미 그 폐해가 엄청나다. 대학을 졸업해도 자립심은 부족하고, 고시와 공무원시험 줄에 합류해야만 정신적 안도감을 얻는 세대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획일적 수업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값싸고 쉬운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택과목을 늘리거나 일 년에 음악회를 몇 번이나 열어야 한다면 당연히 교사 부담이 커진다. 미국은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이지만 저소득 가정을 빼고는 학생 급식이 무료가 아니다. 한정된 예산의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기부금을 수시로 간청한다. 단 기부금 모금은 개별 학교가 아닌 교육구청에서 주관해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음악회와 체육경기 등에서는 학부모들이 티켓의 판매와 행사준비를 주도한다. 

 사람은 붕어빵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획일 교육은 경쟁력이 없다. 저예산 획일적 공교육에 체념하고 공짜점심에 박수 치며 사교육을 우리 아이의 생존전략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내가 먼저 학교에 노력과 돈을 기부하고, 교사가 분발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늘려가며 학생들의 다양한 성공에 투자하도록 할 것인가. 오직 학교의 무상급식과 입시제도 개편에만 초점을 맞추는 교육대책은 안이하고 퇴행적이다.

 

성 원 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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