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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7)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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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3-01-20 23:31 조회8,02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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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9연대 문상길 소위의 중앙당 발언


제주4.3】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
1. 4.3위원회의 남로당 변호
2. 폭동 지령문
3. 폭동 전야 ‘신촌 회의’
4. 제주도 인민유격대 투쟁보고서
5. 천검산(千檢山)은 누구일까
6.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 부인설(否認說)
7. 9연대 문상길 소위의 중앙당 발언
8. 스티코프 비망록의 폭로
9. 남로당 중앙당 지령에서 폭동까지


제주도인민해방군의 ‘투쟁보고서’에는 아래와 같은 대목이 나온다. 첫 번째 대목의 ① ② ③번은 4.3폭동의 준비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고, ④ ⑤번은 4.3폭동 당일의 남로당 제주도당의 현장 상황이다. 두 번째 단락은 4.3폭동 몇 시간 전 국방경비대 9연대에서 제주인민해방군 연락요원과 9연대 프락치의 접선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① 반동의 아성인 제주읍 성내 특히 감찰청(監察廳=현 경찰청)과 제1구서(第1區署=현 제주경찰서)는 국경(國警 : 국방경비대를 말함)이 담당 분쇄하고② 도내(島內) 14개 경찰지서는 유격대(遊擊隊) 및 자위대(自衛隊) 400명을 배치 습격하기로 결정하였다.③ 한편 국경(國警) 프락치에게는 무장 반격에 동원 가능한 병력 수를 사전에 문의한 결과 800명 중 400명은 확실성이 있고 200명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반동은 주 로 장교급으로서 하사관까지 합쳐도 18명이므로 이들만 숙청하면 문제없으니 병력 동원에 필요한 차량 5대만 보내달라는 요청과 함께 만약 배차가 안될 때에는 도보로라도 습격에 가담하겠다는 연락이 있었으므로④ 즉시 국경(國警) 공작원인 도상위청책(島常委靑責)을 파견 감찰청(監察廳) 및 제1구서 습격 지령과 함께 차량 5대를 보내는 외에⑤ 거점 분쇄 연락병으로 학생특무원(學生特務員) 20명을 성내(城內=제주읍내)에 침투시켰다.



국경(國警) 프락치를 만나러 갔던 바 프락치 2명은 영창(營倉)에 수감 중이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횡적(橫的)으로 문상길(文常吉) 소위를 만나 본 결과 국경(國警)에는 문 소위(文少尉)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 직속의 정통 조직과 고승옥 하사관(高升玉 下士官)을 중심으로 하는 제주 출신 프락치 등 이중 세포로 되어 있어서 얼마 전에 고 하사관(高 下士官)으로부터 앞으로 있을 무장 투쟁에 경비대를 동원 참가하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중앙 지시가 없어서 거절하였다는 대답이었으므로 직접 재삼재사 동참을 요청하여 보았으나 여전히 중앙 지시가 없다고 거절하여 결국 국경(國警) 동원은 불가능하였고 따라서 거점 분쇄도 실패하였다.



남로당은 47년부터 국방경비대에 프락치를 심어 국방경비대 좌익화 작업에 나서고 있었다. 4.3폭동에는 이렇게 포섭한 좌익 국방경비대원들도 동원시킬 계획이었다. 남로당 청년들로 구성된 유격대와 자위대는 파출소를 습격하고, 국방경비대에게는 경찰서와 감찰청을 공격 시킨다는 병력 분담 계획이었다.



그래서 남로당에서 국방 경비대 프락치에게 동원 가능한 병력 숫자를 문의했더니, 프락치는 9연대 800명 중 절반 400명은 동원이 확실하고, 200명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대답과 함께 4.3폭동에 병력을 출동시킬 차량 5대를 지원 요청했다. 그래서 남로당에서는 9연대에 차량 5대를 보내고, 제주시 지역에는 학생 특무원 20명을 침투시켰다.



그런데 4.3폭동 몇 시간 전 차량 5대를 준비하고 병력을 운송하러 9연대를 찾아갔던 남로당 도상위청책(島常委靑責)은 뜻밖의 상황과 맞닥뜨린다. 자신과 접선하던 프락치 2명이 무슨 일로서인지 갑자기 영창에 수감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중앙당 프락치인 문상길 소위를 횡으로 만나 재삼재사 폭동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문상길의 출동 거부는 4.3폭동 최대 미스테리 가운데 하나였다. 문상길은 신촌회담에 김달삼과 더불어 참석하여 폭동을 주장하던 폭동 강경파의 한 사람이었다. 이런 문상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했다. 4.3위원회는 이 상황을 증거로 들면서 4.3폭동에는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른 한편의 주장으로는 당시 9연대에는 당직이 미리 순번이 정해져 있었고, 당초 계획은 4.3전야에 당직 장교가 반란에 동조하는 군인을 인솔하여 제주읍으로 출동하게 되었으나 공교롭게도 그 앞에 당직 장교가 심한 설사로 당직을 못하게 되자 하루씩 앞당겨지는 바람에 계획에 자질이 생겨 출동을 못하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24) 그러나 남로당의 명운을 건 폭동에서 중요한 병력 출동 계획이 이런 이유로 무산되었다고 믿기에는 이 주장은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이 주장은 후일에 이야기꾼들이 만들어 유포한 말로, 말 그대로 결과론적으로 나온 안주거리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또 한편에서는 당시 9연대에 무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출동을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은 ‘9연대 장비는 총기는 구(舊) 일본군의 99소총과 대검뿐, 그나마 탄환은 1발도 보유하지 못했다. 물론 기관총이나 미군무기인 M-1이나 카빈총은 1정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25)는 ‘김익렬 유고’의 주장을 근거로 삼고 있다. 물론 타당성이 전혀 없지는 않으나 이런 경우라면 남로당 중앙당과 사전 계획에서 이런 사정이 감안되었을 것을 생각한다면, 중앙당에서 지령이 떨어졌는데 출동 거부를 했다는 의문에는 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추측도 해볼 수 있다. 문상길의 자존심 문제일 수도 있다. 중앙당 프락치는 중앙당의 지령만을 받는 고위급 프락치다. 중앙당 프락치는 도당(道黨)에서도 정체를 알지 못했고, 알더라도 명령을 내릴 수도 없었다. 그런데 중앙 프락치인 문상길이가 면(面)당 수준인 제주도당의 명령을 받들어야 하는 형국이니 자존심 상한 문상길이가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문제일수록 오히려 해답은 간단한 법이다. 문상길은 중앙당의 지령을 받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추정은 갖가지 난무하는 4.3의 미스테리를 푸는 열쇠에 꼭 들어맞는다. 남로당 중앙당에서는 폭동 지령을 제주도당에 하달했지만 그 폭동 주체는 지방 조직에 국한된 것이었다. 10월 폭동으로 조직에 궤멸적 타격을 입었던 남로당으로서는 폭동은 유발하되 조직은 최대한 보존하는 양다리 전법을 구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따라서 폭동은 10월폭동처럼 사방으로 확산될 가망성이 없이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야 했고, 중앙조직은 보호하되 지방조직이 발달된 곳이 적격이었다. 이런 조건을 확실하게 충족시키는 곳이 제주도였다.


그렇다면 남로당에서는 ‘남한 적화’라는 목표도 없이, 조직을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에도 불구하고 하필 제주도의 지방당을 제물로 삼아 폭동을 일으켜야만 했던 것일까. 그러나 4.3은 ‘남한 적화’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수수께끼는 ‘스티코프의 비망록’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스티코프 비망록에는 남한에서 폭동을 빌미로 소련에게 자금을 구걸하는 남로당의 모습이 등장한다. 남로당에게는 자금이 필요했고 소련에게는 남한의 혼란이 필요했다. 남북한을 점령한 미소의 체제경쟁에서 소련은 미국의 체제보다 소련의 체제가 민주적이고 우월하다는 것을 만방에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은 남북한 체제의 문제를 벗어난 것이었다. 당시 한반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이 대립하는 세계대전의 격전장이었다. 제주도의 혼란을 제물로 삼아, 남로당은 소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확보하고 북한에게는 체면을 확보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소련은 미국과의 체제경쟁에서 우위를 증명하려는 속셈이었다. 4.3폭동은 이런 각자의 구미를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따라서 남한의 폭동은 소련이나 남로당의 개입이 전혀 없는, 전적으로 남한인민에 의한 자발적인 폭동이어야 했다. 그래야 소련으로서는 미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담보할 수 있었다.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이 극비였던 것은 남로당 자체의 체질적인 면도 있었지만, 이런 소련의 구미에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제주도에서의 폭동은 남로당 중앙당의 개입이나 소련의 개입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야 할 사안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수수께끼의 해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김달삼이가 읍면 확대회의나 신촌회담에서 중앙당의 지령을 일체 발설하지 않은 이유도 이런 이유였다. 4.3폭동 전야에 문상길이가 출동을 거부했던 것도 중앙당 조직에는 출동 명령이 없었던 것이다. 4.3폭동에서 중앙당 조직은 4.3폭동을 선동하여 불쏘시개로서의 역할을 담당했고, 폭동의 전면에 나서야 했던 것은 지방당 조직이었다. 10월폭동의 확산으로 조직이 궤멸되는 아픔을 겪었던 남로당으로서는 4.3폭동에서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하여 소련으로부터 최대한의 자금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 염원은 4.3폭동에서 지방당 조직만을 가동하는 편법으로 나타난 것이다.



4.3폭동은 5.10선거를 반대하는 폭동으로는 이른 감이 있었다. 오로지 5.10선거만을 목표로 했다면 4.3폭동은 5월 3일쯤에 봉기해도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4.3폭동은 선거 반대보다는 소련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소련의 주문에 맞출 필요가 있었다.



4.3은 왜 하필 제주도였는가. 폭동의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조직의 크기도 버려도 아깝지 않은 규모였다. 제주도는 남로당의 제물로 쓸 한번의 소모품으로서 적격이었다. 남로당 중앙당은 중앙당 프락치들에게 지방조직을 활용하라는 폭동 지령을 내리면서 중앙조직에게는 출동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중앙조직은 보호하고 지방조직만을 소모품으로 쓸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런 계획을 알고 있던 김달삼은 2월 중순에 읍면회의를 순회하며 폭동 선동에 나서면서, 한편으로는 자기 식구들을 전부 육지부로 피신시켰던 것이다. 문상길도 폭동을 선동하러 나서기는 했지만 4.3 당일 폭동에 출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4.3폭동 발발 두어 시간 전에 9연대 병력의 출동거부를 당한 남로당 제주도당으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폭동을 취소할 수도 있었지만 제주 각 지역으로 퍼져나간 폭동의 선발대에게 연락을 취할 시간도 없었고 방도도 없었다. 4.3의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었다. 4.3의 시계바늘은 멈추지 못했고 4.3의 피바람은 닥쳐왔다. 폭동을 선동했던 중앙당 조직은 대부분 월북하여 좋은 세월을 보냈고, 미련한 남로당 제주도당 지방 조직만이 험한 세월을 겪은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몇 줄 기사를 위하여 제주도민은 그 선혈을 뿌렸던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에 속은 대가였다. 그러나 그 대가는 비싼 것이었다.



김동일
전국논객연합 회장. 제주자유수호협의회 본부장.


(24) 제주자유수호협의회. 제주도의 4월 3일은? 203쪽.
(25) 김익렬. 김익렬 유고.

댓글목록

전야113님의 댓글

전야113 작성일

제주도 4.3사건
비바람님 글 잘 읽고 있네요^^

제주도에는 여류작가
한림화씨의 3부작 "한라산의 노을"이란 소설이 있지요 -
그 책을 집필 구상 할 당시 1978년 여름
한라산 깊은 곳에서 홀로 사시는 노인 한분을 만나 4.3당시 상황을 취재 할 때
저도 한림화씨와 함께 그곳에 갔었답니다- 그때 까지도 그 노인분은 일체 당시 상황을
설명하지 않으시려 하더라구요- 너무 겁을 집어먹고 살아오셨으니 우리들을 역시
경계하는 듯 했지요  그래서 그날은 일단 녹음을 실패하였지요 -

제주 4.3문제는
토박이 한림화씨가 제주에서는 제일 많이 알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4.3 무자년의 난- 제주 무지랭이들의 수난으로 보는 한림화시의 견해를 저는 잘 알고 있네요 -
요즘은
4.3단체들이 서로 밥그릇 싸움질한다고 저에게 기뜸해 주시기도 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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