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들에게 에베레스트(8,848m)는 꿈에도 그리는 등정 목표이다.
히말라야에는 최고봉 에베레스트 외에도 8,000m 이상 고봉이 즐비하여 16개나 되고
100개가 넘는 7,000m 이상의 준봉들도 에베레스트처럼 아무에게나 정상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매년 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수많은 등반가들이 도전하고 있으나 등정 성공율은 약 30% 정도이다.
등정에 실패한 등반가들 중에는 조난당하여 사망한 사람들이 적지 않고
등정에 성공한 경우도 산소부족과 동상 또는 기타 사고로 불구의 몸이 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 모두 자신이 도전한 그 산의 험준함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산이 그곳에 있어 오른 것 뿐이라며 모든 사고의 책임은 당연히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인다.
문제가 그 산에 있지 않고 산을 오른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카이스트와 에베레스트(등반)를 같은 개념으로 본다.
카이스트는 대한민국에 대학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분명한 목적과 목표를 위해 설립한 특수대학교이며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이공계의 최고인 미국 MIT 수준의 대학교를 지향한다.
인적자원 뿐인 대한민국이 치열한 글로벌 시대를 앞서 가려면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길밖에 없다.
바로 그것이 카이스트 설립 목적과 목표이고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고 수준을 낮추면 안 되는 이유이다.
학생들이 그에 따르지 못하면 낮은 급을 별도로 운영하더라도 처음 목표 수준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에베레스트가 오를 수 있는 자만 허용하듯이 카이스트도 그래야 한다.
에베레스트는 수많은 등반가들이 사망하고 불구가 돼도 조금도 변함없이 항상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그리고 등정에 실패한 이들도 와신상담 재도전하여 성공한 사례도 무수히 많다.
카이스트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우수하고 뛰어난 A급 영재들만을 위한 특수 대학교이다.
따라서 애초에 능력이 안 되는 학생들이 들어가서도 안 되고 또 들어갈 수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카이스트는 수준이 미흡하다 판단되면 그들을 전교조치하여 퇴교시키는 등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문제 학생 구제를 위해 목적과 목표 수준을 낮추면 카이스트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 나라에는 카이스트 아니라도 훌륭한 명문 대학교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그 모두가 세계 100위권 밖이라 몹씨 자존심 상하기는 해도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니 어쩔 것인가.
하지만 국내에서 꿈을 키우고 성공하는데 문제 없으니 무리하여 억지로 카이스트를 고집할 일 아니다.
이번에 아까운 학생 4명의 죽음은 매우 가슴 아프고 그들 학부모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학교 명예만 생각하고 무리하게 카이스트 진학을 권한 고교들이 문제라 생각되고 학생이 힘들어 하며 고민할 때 다른 학교로 옮기려 하지 않은 부모들 역시 아쉽기 그지 없다.
여러 언론들과 여론이 카이스트의 교육방법을 비판하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방법이 애당초 설립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
등반가들이 노력해야 할 일을 에베레스트에 떠 넘겨 될 일인가.
거듭 말하지만 카이스트에 갈 능력이 안 되면 능력에 맞는 대학교를 가면 된다.
등반가들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목숨을 걸듯이 카이스트도 죽기 살기 각오 아닌 학생들이 가면 안 된다.
카이스트의 교육 수준은 국가가 꼭 필요하여 정한 것이고 국민 혈세로 가르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학교들을 보면 무엇 때문에 왜 대학교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시스템클럽 지 박사님도 미국 학생들은 '피 터지게 공부하지 않으면' 졸업장 받기 어렵다 했는데 도대체 우리 대학생들이 미국 학생들보다 무엇이 더 낫다고 놀자판인가.
이런 대한민국의 나태한 대학들의 비능율적인 학사운영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학식능력 배양을 극대화하여 KAIST를 세계적인 상급 명문대학들과 어께를 나란히 할 수있는 위치로 끌어올려 석학들의 모범대학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서남표 현 KAIST 총장이다.
2012.9.11.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는 '2012 세계대학평가'에서 KAIST를 63위로 평가했다. 1971년 KAIST 설립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학과별로 보면 공과대학이 24위로 가장 높았고, 자연과학대학 48위, 생명과학대학 110위 등의 순이었다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공과대학이 세계 24위라는 사실이다.
이 평가에서 국내 대학들이 받은 점수는 서울대(37위) 다음의 서열이며 이어서 포스텍 97위, 연세대 112위, 고려대 137위, 성균관대 179, 성대, 한양대 경희대 순인 모양이다.
KAIST 창설 43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이렇게 획기적인 성적을 올린 것에 대해 우리는 KAIST와 서남표 총장에 축하를 보내며, 특히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나쁜 인간들로부터 엄청난 인간공해를 당하고 정치적 휘둘림에서도 오직 세계적 석학을 배양하여 국격을 더 높이는데 교육의 일생을 건 학자로서 이런 성과를 이룩한 것에 대해 서남표 총장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서남표총장의 후대를 위한 고귀한 교육정신을 높이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