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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판사들이 재판했지만, 내일은 국민이 재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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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3-11-19 23:23 조회9,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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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판사들이 재판했지만, 내일은 국민이 재판한다


육사22기 졸업생 앨범에 나의 포부가 실려있다.  "영원한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유명인(somebody그)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무명인(nobody)이 되고 싶어 했다. 이는 즉흥적인 생각에서가 아니라 사관학교 4년 동안 자습시간의 60%와 4년간의 주말을 투자한 독서의 결과였다.

장군계급을 코앞에 두고 내가 스스로 옷을 벗은 것은 장군이 내 자유를 속박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으며, 대령에까지 올라간 것은 국가가 나에게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따게 해준데 대한 의무기간을 채우다 보니 올라간 것이었다. 나는 대위-소령 시절에 군 장학금으로 미국 해군대학원에 유학했다. 미해군대학원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죤 스타인백'의 컨트리로 불리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미 서해안 몬터레이 반도에 있다. 영화 ‘피서지에서 생긴 일’과 ‘에덴의 동쪽’이 여기에서 촬영됐고, 미국의 작가들과 시인들이 많이 찾는 낭만의 공간이요 그림 같은 공간이었다. 바람이 이는 밤이면 파도가 무섭게 포효하고, 조용한 밤이면 물개 우는 소리, 실파도 소리가 침상의 시상을 자극하는 시인의 고향이었다. 

한국 국민들은 프린스톤이니 하버드니 스탠포드니 하지만 당시 미해군대학원 학비는 스탠포드 대학 학비의 2.5배나 되었다. 미국의 그 어느 대학도, '학생 1명에 교수 1명'이 따라 붙는 가정교사식 학업진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해군대학원은 나에게 이를 허락했고, 주말에도 교수를 지정하여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 미국에서도 유례가 없는 귀족학교인 것이다. 국가로부터 이러한 혜택을 받았기에 국가는 나에게 의무 복무기간을 추가했다.

1987년 2월, 나는 45세에 대령계급으로부터 탈출했다. 그리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무런 기약도 약속도 없었다. 그냥 시작한 방랑이었다. 나갈 때에는 홀트양자회로부터 미국으로 입양되는 어린 아이 3명을 맡아 미국의 양부모에게 인계하는 대가로 항공료와 미국내륙용 항공티켓을 여러 개 얻었다. 이 티켓을 가지고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니 지극히도 우연하게 나를 좋아한다는 미국방성 고위간부를 만났다. 그는 내가 근무하던 국방연구원을 방문했다가 나의 연구성과에 많은 동감을 표시했던 분이었다. 이 인연으로 인해 나는 내 모교인 미해군대학원에 적을 두게 하고 미해군대학원과 펜타곤에서 동시에 근무하게 해주었다.

나는 1990년 귀국했고, 그로부터 10년동안 그야말로 자유로운 공간에서 명실공히 자유인으로 살았다. 내가 좋아하는 강연과 집필과 방송, 아마도 1990년대에 필자는 매스컴의 프리마돈나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자동으로 생활비가 벌리는 자유인, 이른바 프리랜서의 이 길이 바로 내가 사관학교 독서를 통해 꿈꾸었던 그런 길이었다.

이 행복했던 시절에 이변이 발생했다. 북한에 충성하는 김대중이라는 반역자가 대통령이 된 것이다. 1998년 2월, 서울중앙지검의 검찰이 나를 법정에 세웠다.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글이 국방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생전 처음 겪는 재판, 참으로 역겹고 불쾌했다. 그 이전에 나는 검찰이나 판사 같은 사람들과는 거리가 아주 먼 자유공간에서 활동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는 세상에 대한 상식이 일천했다. 검사나 판사에 대해서는 아주 멀리 거리를 두고 기피해야 할 '거머리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면서 그런 존재들이 드디어 내 발등을 물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역겹고 불쾌했던 것이다.

인생으로 태어나고 생활하고 죽는 것은 절대자의 프로그램 대로 진행된다는 것이 나의 운명관이다. 1998년 2월부터 2013년 11월에도 지속되고 있는 재판생활, 무려 만 16년간이나 지속돼 왔다. 새로운 재판이 더 생기지 않는다면 2014년인 내년 말에야 내 재판생활이 종결될 모양이다. 이것이 아마도 절대자가 짜 놓은 나의 인생경로일 것이다.

16년 동안 나는 아마도 300번 이상 재판장 앞에서 선고를 받았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가장 초조한 심정을 ‘재판장 앞에서 판결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표현한다. 바로 내가 16년 동인에 걸쳐 그런 순간을 300번 정도 겪었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는 내가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 수많은 재판을 받으면서 나는 수많은 검사와 판사들의 얼굴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작성한 공소장과 판결문을 가지고 있다. 그 공소장과 판결문에 의해 나는 벌금도 많이 냈고, 감옥도 두 차례 갔다. 그러나 모든 억울했던 사람들이 다 그러했던 것처럼 나도 그 문서들에 승복하지 않는다. 어제는 그 법문서들이 나의 인권을 유린했지만, 내일은 그 법문서들이 그들이 저지른 범죄사실이 되어 나와 세상의 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어제의 판검사들은 '적어도 1990년대의 언론계를 풍미했던 지만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들 앞에서는 티끌’이라는 교만함으로 인권을 함부로 짓밟았다. 하물며 이름 없는 서민들이야 판검사들로부터 어떤 고약한 취급들을 받았겠는가?

일단 '갑'의 입장에서 칼을 휘두르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해서 함부로 인권을 유린하고 영혼을 파는 판검사들, 그들이 마음껏 휘두른 칼보다 더 무서운 필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절대자의 회초리가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가장 무서운 형벌은 감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손들로부터 그리고 그들의 이웃으로부터 '직권을 남용하여 영혼을 팔았다'는 죄목으로 멸시를 받는 일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 나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역사책부터 쓰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이 나라 판검사들의 문화와 자질과 영혼을 고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역사책은 언제라도 쓸 수 있지만, 이 책 만큼은 판검사들에 대한 생생한 기억과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써야 할 것 같아 우선순위를 바꾸기로 하였다.


2013.11.1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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