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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오라리 사건의 진실(4)-사건의 구성(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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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3-12-16 23:12 조회5,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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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리 사건’의 진실

1. 오라리 사건의 창조

2. 오라리 사건의 발단

3. 민오름의 폭도들

4. 오라리 사건의 구성

5. 제주도의 메이데이

6. 오라리 사건의 반미주의

7. 오라리 사건과 양조훈 전문위원

8. 오라리 사건과 김익렬 중령.

9. 4.28평화협상과 오라리 사건



4. 오라리 사건의 구성

대동청년단 단원들이 장례식을 끝내고 5가구에 불을 지른 다음 마을을 떠날 때, 마을에 불길이 솟는 것을 보고 민오름에 있던 폭도들이 마을로 쳐들어왔다. 철수하던 중에 폭도들이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목격한 청년단원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다시 오라리에는 경찰이 진입한다. 경찰이 오는 것을 본 폭도들은 마을을 빠져나가 버리고, 폭도들이 후퇴하면서 한 사람을 살해하고, 경찰이 진입하는 와중에 다시 한 사람이 피격된다. 경찰이 진입할 때 공중에서는 미군기가 이 장면을 촬영한다. 경찰이 마을을 점령한 얼마 후에는 다시 경비대가 진입한다. 경비대가 진입하자 경찰은 다시 철수해 버리고, 경비대는 이날 벌어졌던 사건들을 조사했다.

 

5월 1일 오라리에는 이런 연이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며 벌어졌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대단한 이유가 있을 리가 없었다. 흡사 빨치산 창궐지역에서 군인과 빨치산이 낮과 밤에 따라 점령지를 교대하는 것처럼, 5월 1일의 오라리에서는 납치하고 죽이고 보복하는 4.3고조기의 일상적인 모습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오라리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오라리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하고 있었다.

 

4월 11일. 오라1구 정실마을에서 경찰관 부친 송인규(58) 폭도들에 의해 피살. 가옥 방화.

4월 21일. 오라2구 연미마을의 이순오(35) 고태조(37) 말을 찾으러 나갔다가 이순오 경찰에 의해 사살.

4월 23일. 좌익 활동을 하던 김태중(28) 경찰에 연행되어 총살.

4월 29일. 대청단장 박두인, 부단장 고석종, 폭도들에 의해 납치.

4월 30일. 대청단원 부인 강공부, 임갑생, 폭도들에게 납치.

임갑생 탈출, 강공부 피살.

 

5월 1일의 오라리 사건을 시간대 별로 구성해 보았다.

아침 9시

경찰과 청년단원들, 강공부 여인 장례식 거행.

11시 이후

장례식을 끝낸 청년단원들 몽둥이를 들고 마을로 진입.

12시 경

청년단원들, 5가구 12채에 방화를 시작.

연미마을 서동네 허두경(40)의 집 3채, 강병일(39)의 집 3채,

중동네 박태형(39)의 집 2채, 강윤희(30)의 집 2채,

동동네 박전형(28)의 집 2채, 순서로 방화.

오후 1시

청년단원들, 마을에서 철수.

폭도들, 민오름에서 불길을 보고 총과 죽창을 들고 마을로 진입.

1시 이후

김규찬 순경 어머니, 길에서 폭도들에게 피살.

순경 어머니는 마을 가옥이 불타는 것을 보고 읍내로 피신하던 중 길에서 폭도들과 조우, 폭도들을 우익청년단으로 오인한 여인이 폭도들의 질문에 규찬이 순경 어머니라고 대답했다가 참혹하게 피살.

2시 경

 

청년단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 총을 쏘며 마을로 진입.

(미군정 보고에서는 3시30분)

동아일보 정준수 특파원, 경찰과 취재 동행.

폭도들 퇴각.

경찰이 마을로 진입하는 장면을 미군기에서 공중 촬영.

경비대, 오라리 방화사건 정보 입수.

 

2시 이후

불을 끄다 도망가던 고무생(41) 여인 경찰에 피격.

2시 30분

김규찬 순경, 어머니 살해범을 찾으려 마을 여인 심문.

3시 경

경찰, 공회당에서 마을사람들을 심문.

4시 30분

오라리 사건 정보를 입수한 국군경비대 9연대, 마을로 진입.

경찰 철수.

5시 경

9연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건 경위 조사.

 

5월 1일의 연미마을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과 폭도들이 등장하고 집이 불타고 사람이 죽는 풍경은 마을 밖의 4.3풍경과 다른 것은 아니었다. 4.3폭동이 절정으로 치닫던 4월 말의 제주 풍경은 지옥도에 가까웠다. 모든 관리들은 사임하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폭도들의 협박 삐라가 뿌려지고, 선거사무소가 습격 받아 선거 서류와 사무소는 소각되고, 교량과 도로가 번번이 파괴되고, 경찰 가족과 우익인사들이 납치 피살되는 유혈극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기였다.

 

5월 1일의 오라리 풍경에 특별한 것은 하나 있었다. 시간대 별 구성에 등장하는 군상들 중에 ‘미군기’가 있는 것이다. 이 때 미군기에서 촬영한 영상이 ‘제주도의 메이데이(May Day in Korea : Cheju-do)'라는 무성기록영화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존 메릴은 4.3논문을 쓰면서 이 영상을 거론했고, 존 메릴의 논문이 국내에 번역되면서 미군의 영상도 알려지게 되었다.

 

미군이 촬영한 영상의 존재는 국내에 있는 일부 인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제주4.3에서 미군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제주4.3에서 미국에게 뒤집어씌울 꼬투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미군이 직접 촬영한 ‘제주도의 메이데이’라는 기록영상이 나타나 준 것이다. 이들의 코가 벌렁벌렁 거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제주도 메이데이’라는 영상을 멋대로 해석하고 비틀어서 그 이름도 거창한 ‘오라리 사건’이라는 용어를 창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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