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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오라리사건의 진실(7)-오라리사건과 양조훈 전문위원(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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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3-12-25 20:26 조회5,3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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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리 사건’의 진실

1. 오라리 사건의 창조
2. 오라리 사건의 발단
3. 민오름의 폭도들
4. 오라리 사건의 구성
5. 제주도의 메이데이
6. 오라리 사건의 반미주의
7. 오라리 사건과 양조훈 전문위원
8. 오라리 사건과 김익렬 중령.
9. 4.28평화협상과 오라리 사건



7. 오라리 사건과 양조훈 전문위원

 

오라리 사건을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양조훈 전 제주도환경부지사이다. 양조훈은 제민일보가 ‘4.3은 말한다’를 연재할 당시에 제민일보 편집부국장으로서 4.3취재반장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제민일보의 4.3을 바탕으로 4.3위원회에서는 진상조사팀의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양조훈은 제민일보의 ‘4.3은 말한다’를 저술한 ‘몸통’이었다. 그리고 제민일보의 ‘4.3’은 그대로 4.3정부보고서로 이어졌으니, 양조훈은 왜곡된 4.3정부보고서의 ‘몸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양조훈은 4.3을 이야기할 때 빼놓아서도 안 되는 인물이지만, 오라리 사건을 이야기할 때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오라리 사건은 양조훈의 머리에서 기획하고 그의 품에서 자라난 양조훈의 ‘새끼’이기 때문이다.

 

제민일보에 연재하는 ‘양조훈 4.3육필기록’(183)에서 양조훈은 “사실 필자가 4·3취재반장으로 활동할 때 오라리 조작사건의 진실 규명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적했던 사안이다. 따라서 오라리 사건의 실체는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오라리 사건에 대한 양조훈의 시각은 세월에 따라 바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94년에 초판된 제민일보의 ‘4.3’에서 ‘메이데이’는 의문 투성이의 수수께끼 같은 기록물이고, 오라리 사건은 미군정이 사실을 오도하여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진로에 결정적인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999년에 발표된 것으로 보이는 양조훈의 논문 “‘제주도 메이데이’를 통해 본 미군정의 4․3토벌정책”에서 양조훈은 ‘메이데이’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메이데이‘는 마을 방화 등 잔혹행위는 모두 ‘폭도들의 소행’으로 인식하게 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오라리 사건에 대해서는이를 계기로 어렵게 맺어졌던 평화협정이 깨지는 결과를 빚었고” 방화사건은 “평화협상의 진로를 정면에서 훼방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99년의 양조훈은 94년의 제민일보에서의 "수수께끼" 주장보다 진일보하여 더욱 확고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양조훈의 시각은 그대로 4.3정부보고서에 반영되었다. 2003년에 확정된 4.3정부보고서에는 ‘메이데이’에 대해 “당시의 상황들이 촬영됐다는 것은 미리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며, “강경진압의 명분을 얻기 위한 목적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 시점에 미군의 강경책이 결정돼 있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라고 하고 있다. 양조훈의 머리에서 구상되고 기획된 오라리의 소설이 종국에는 국가진상조사보고서의 결론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2008년도에 4.3평화기념관 개관식 즈음에는 양조훈의 오라리 사건에 대한 시각은 다시 바뀐다. 김대중 화백의 그림 ‘오라리 사건의 진실’이 논란을 일으킬 시기에 양조훈은 이렇게 피력했다.

 

“이 사건의 배후에 미군정과 미국정부에 대한 의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직설적으로 연결됐다는 식의 표현에는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오라리 사건의 배후에 미군이 있다는 의심은 가지만 직설적으로 연결됐다는 표현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 양조훈의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99년도에 나온 양조훈의 논문과는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99년도의 논문에서 양조훈은 이렇게 주장했다.

 

"미군장교가 자신들(9연대-필자 주)의 보고를 묵살하고 무조건 초토화작전을 감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중략) 마침내 중요한 고비마다 그들(미군-필자 주)이 개입하지 않은 사건이 없을 정도로 깊숙이 와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고구마 덩굴 같은 것이었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그 속에는 미군이 도사려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99년도의 주장에서 2008년에는 방향을 틀고 전향을 했다면 양조훈은 99년도의 논문을 수정했을까. 그 논문을 수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논문의 주장이, 양조훈의 ‘의중’이 반영된 4.3정부보고서의 수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양조훈의 논문이나 4.3정부보고서에는 미군의 계획적 개입을 거론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양조훈이 제시하는 근거는 단지 당시의 상황들이 입체적으로 촬영되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적일 것이고, 계획적이었기 때문에 강경진압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는 추정과 추측뿐이다. 이는 한 개인의 주장을 담은 논설이라면 용인될 수준이지만, 한 국가가 국가차원에서 역사적으로 작성하는 공식보고서로는 쓸모가 없는 소설일 뿐이다.

 

무릇 4.3정부고서에는 왜곡된 부분이 오라리 사건만이 아니다. 크고 작은 사례들과 주요 부분에서 왜곡과 날조가 횡행하고 있다. 양조훈은 4.3진상조사에서 입신양명하여 4.3평화재단 상임이사와 제주도 환경부지사를 역임했다. 양조훈이 입신양명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에 반비례하여 제주4.3의 진실은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반미주의가 넘실거리던 김대중 화백의 그림은 양조훈이가 잉태한 것이었다. 그 그림은 국민들에게 전시가 차단되었지만, 왜곡된 4.3정부보고서는 무슨 방법으로 국민들의 시야에서 블라인드를 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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