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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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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1-29 07:40 조회16,1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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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우리 모습    

자기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남의 경험으로부터도 배우는 사람이 있다. 선진국 국민은 경험 즉 역사로부터 배우지만 우리 국민은 역사로부터 배울 줄 모른다. 역사로부터 배우려는 의지가 없고 습관이 없는 것이다.

성수대교 붕괴나 삼풍백화점 참사 같은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고가 많이도 발생했다. 이럴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는 존재가 언론들이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에 대해 열렬히 분위기를 띄운다. 그럴 때마다 언론은 영웅이 된다.

그 다음 경찰이 나선다.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를 놓고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경찰은 언제나 최하위급 공무원들 몇 사람을 희생양으로 처벌하고 이내 사고의 충격은 망각의 장으로 넘어간다. 언론도 더 이상 추적하지 않는다.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공무에는 단일책임제가 아니라 공동책임제가 운영된다. 그래서 책임질 사람도 없는 것이다. 두 사람에게 공동책임이 있다는 말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말이 된다. 여기까지가 끝이다.

반면, 선진국 사람들은 사고를 당할 때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가를 분석하여 개선에 필요한 교훈과 지혜를 추출한다. 1942년에 미국의 왓슨이 IBM을 창설했다. 열심히 일하던 중역이 잘해 보려고 한 일이 잘못되어 회사에 천만 달러의 손해를 끼쳤다. 중역은 미안한 마음과 자괴감에 빠져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우리 기업들의 오너들이라면 이 중역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아마도 화를 내고 사표를 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왓슨회장은 그를 불렀다.

“자네, 내가 바보인줄 아나? 나는 자네에게 천만 달러나 투자를 했네, 자네가 저지른 사고니 자네가 그 원인을 가장 잘 분석할 수 있지 않겠나? 머리 좋은 사람들과 함께 원인을 분석하게, 그래야 교훈과 지혜가 도출될 것인 아닌가? 그리고 또 있네, 자네가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은 회사 사람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열심히 일하다 불가항력적으로 사고를 친 것을 놓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내보내 보게. 누가 자네처럼 열심히 일하고 싶어 하겠는가?”

북해(North Sea) 주변에 국제항구이자 해안휴양지로 유명한 쩨브뤼헤(Zeebrugge)라는 영국령의 해양도시가 있다. 쩨브뤼헤호로 명명된 유람선이 1987년3월, 사고를 일으켜 18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국제적인 참변이었다. 쩨브뤼헤(Zeebrugge)호가 손님을 가득 싣고 떠났다. 수많은 문들 중에 몇 개의 문이 채 잠겨있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커브를 틀다가 문이 열리는 바람에 188명이라는 많은 인명이 생명을 잃었다. 영국정부는 누가 범인지를 찾아내려 했지만 딱 부러지게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문단속을 책임진 직원들은 그 날 승객이 원체 많아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다 배가 출발할 때까지 미처 문을 잠그지 못했으며, 그 날은 평소에 비해 승객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선장이 이를 감안하여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고려해 줄 것으로 믿었다고 항변했다.

따라서 정부는 승무원들에게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수사의 초점은 선장을 향했다. 하지만 선장에게도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여객선의 이미지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시출발이며 선장은 정시출발이라는 원칙을 준수했다고 항변했다. 사고로 수많은 승객들이 참변을 당했지만 국가는 아무도 처벌할 수 없었다. 영국 정부는 사고의 원인이 시스템 부재에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장과 문단속 요원 간에 의사를 전달하는 통신 기기도 없었고, 출발 전에 체크해야할 업무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영국 정부는 시스템 운동을 전개했다. 많은 인명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병원, 학교, 수송시설, 기업, 백화점, 호텔 등에 안전이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의 설치를 강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국표준(BS5750)이었고 이는 다시 국제표준인 ISO 9000 시리즈로 채택되어 전 세계에 강요되었다. 영국에서 출발한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1987년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각국의 표준 기구를 회원으로 하는 연합기구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국가공신력 붕괴사고

2009년 11월 27일 우리는 큰 사고를 당했다. 대통령이 TV연설을 통해 세종시에 대해 해명한 것이 큰 사고였던 것이다. 사고 내용은 국가공신력(Public Trust)의 파괴였다. 그러나 과연 국민의 몇 사람이 이를 큰 사고로 인식하고 있을까? 삼풍이 붕괴되면 사고로 보이고, 국가공신력이 붕괴되면 사고로 보이지 않는 우리국민에는 분명 큰 문제가 있다.

자본주의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과 공신력이다. 선진국에서는 신용(Trust, Credit) 잃은 개인은 쌀쌀한 냉대를 받아 인생을 처참하게 살아야 한다. 자본주의의 핵인 신용을 파괴한 사람은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관용이 넘쳐 경제사범을 가장 가볍게 처벌한다.

국가의 핵심 가치(Value)는 국가공신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스스로 공신력을 파괴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지금 충청도 사람들이 가장 문제 삼는 것이 바로 국가공신력의 파괴행위에 대한 것이다. 국가가 충청도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고, 국민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 국가공신력의 상징인 노무현이 사기를 쳤고 이명박이 사기를 친 것이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공약을 남발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을 남발한 결과가 무엇인가?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국가공신력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어 국가공신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논리적으로 있을 수도 없는 세종시를 건설해야 한다며 세종시특별법을 만들었다. 국회가 국가를 파괴하는 데 앞장 선 것이다. 대통령이 되어보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쳐도 되고, 국회의원들이 국민과 국가를 배신하여 국가에 해악을 끼치는 특별법을 만들어도 되는 나라, 이런 한심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인 것이다.

이렇게 큰 사고를 앞에 놓고도 이것이 사고라고 의식하지 않는 국민과 언론인들에는 무슨 문제가 있는가? 무엇이 정의냐에 따라 살아온 것이 아니라 무엇이 내게 이로우냐에 따라 세상을 살아온 탓에 정의감이 상실되고 공공의 선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공약금지 지대 선거법으로 설치해야

국민은 이에 대해 무엇을 시정시켜야 하는가? 공약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에게 ‘물리적 이익’을 내세우는 공약은 엄격히 거부돼야 한다. 공항을 건설해 주겠다, 도로를 건설해주겠다, 747을 하겠다, 이런 종류의 물리적 이익은 절대로 공약에 내세울 수 없도록 선거법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병역기간을 단축하겠다, 지원병 제도를 실천하겠다, 병력을 감축하겠다 신도시를 건설하겠다, 주택 200만호를 짓겠다, 하는 종류의 검증될 수 없는 공약, 국가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공약은 법으로 금지해야 할 것이다. 747이나 비핵 3,000 같은 공약은 발설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사기가 아니었던가?

특별법도 함부로 만들 수 없게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이면 아무 법이나 만들어도 되는 것인가? 특별법을 함부로 만드는 관행에 대해 공론의 장을 통해 지혜를 수렴하여 제도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역사로부터 배워야 할 점들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물리적 이익을 주겠다고 공약하면 국민의 심성은 형편없이 파괴된다. 충청도 사람들은 지역이기주의에 빠져 죽기살기로 목청을 높이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럼 우리는 뭐냐, 이 나라에는 충청도만 있느냐" 볼성사나운 아귀다툼이 시작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정치인들의 공약은 강제로라도 절제되고 제한돼야 하는 것이다. 

                                 국가공신력을 파괴한 대통령은 책임져야 

미국에서 사무라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천신만고 끝에 라이벌들을 모두 물리치고 독보적인 장군이 된 사무라이가 길을 가다가 한 여아가 슬피 우는 집 앞에 섰다. 그 여아는 중병으로 고통 받는 노인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아프게 울고 있었다. 의협심이 강한 사무라이 대장이 그 노인을 칼로 쳐서 고통을 없애 주었다. 그리고 그 스스로도 법을 어겼다며 자살을 했다. 법의 준엄함과 사무라이의 인간애를 그린 아주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은 국가공신력 파괴행위에 대해 위의 일본 사무라이처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대통령 출마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관행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통령 스스로 쐐기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모든 정치인들로 하여금 물리적 이익을 공약으로 내걸지 못하게 하고 그 대신 추구해야 할 정신적 가치(value)를 공약으로 내걸게 강요해야 할 것이다. 정신적 가치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이를테면 도덕의 재무장, 신용 시스템의 건설, 안보의식의 강화, 대공시스템의 복원, 국가의 예산관리 시스템의 현대화, 부정을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 등 얼마든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약주제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대통령, 국회의원들, 국민들 모두에게 정의가 무엇이고, 공신력이 무엇이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교훈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사건이 그냥 지나가는 해프닝이 아니라 국가공신력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09.11.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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