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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친구여
내가
성공했다 박수치고
죽었다 슬퍼하시나요 

성공하기 전에 뭔가 도와주고
죽기 전에 사랑의 흔적 남겨 주면
아니 되나요 

저는 지금 워낭소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제 모습 보시고 안타까워하시지만
마차를 끄는 힘은 워낭소인 저밖에 없지요

넘어져도 제가 넘어지고
일어서도 제가 일어섭니다
이게 워낭소의 운명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그 워낭소가 하는 일은
아무도 하지 못 합디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
그게 바로 지휘력입니다 

그런데 워낭소에 지휘력이 있던가요
주인이 할 수 없는 일
종이 했다 해서
종이 지휘자 되나요

내가 죽기 전에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내 능력 활용하면
나는 지도자 됩니다 

하지만
내가 죽기 전에 
박수만 쳐주면
나는 그 박수가 고마워
영원한 워낭소가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워낭소의 등골에
하얀 구더기들이 기어 다니고
그러던 어느 날
일 밖에 모르던 워낭소는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지금 그런 워낭소를 생각합니다
에너지가 있을 때 박수 받고
에너지가 사라졌을 때
눈물로 동정 받던 워낭소
그게 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런 워낭소 옆에는
살았을 때 박수치고
죽었을 때 슬퍼하는
무색무취의 관객들만 있어야 했을까요

성공했다 박수치고
죽었다 슬퍼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 같은데요

진정한 친구라면
뭔가 달라야 하는 거 아닐까요 
내 능력에 박수만 치지 마시고
내 능력을 적극 활용해 주시기
간절히 바랍니다 

 

2014.10.27.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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