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가짜 희생자들(6)-행방불명자(비바람)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제주4.3> 가짜 희생자들(6)-행방불명자(비바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5-01-27 00:58 조회3,869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제주4.3> 가짜 희생자들

 

1. 제주4.3평화공원의 불량위패들

2. 희생자 부풀리기

3. 고무줄 희생자

4. 사망자 ‘1만명설’

5. 불량 희생자 숫자

6. 행방불명자

7. 수형인(受刑人)

8. 탈옥수(脫獄囚)

9. 예비검속자

10. 무고한 희생자

 

6. 행방불명자

 

2008년 4월 3일, 4.3평화공원에서는 제주4.3 60주년 위령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4.3 당시 조천중학원생으로 입산해 제주인민해방군에 참여했던 김민주 등 많은 재일제주인과 일본 활동가들도 참석했다.

 

4.3평화공원 위패봉안소를 둘러보던 김민주는 깜짝 놀랐다. 희생자 위패에서 자기 이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민주의 본명은 김태봉, 당시 나이 18세, 생존자가 사망자로 둔갑하여 희생자로 걸려있는 것을 본인이 발견해내는 웃지 못 할 코메디가 펼쳐진 것이다. 김민주의 의의 제기로 나중에 김태봉의 위패는 철거되었다.

 

김민주는 김태봉의 필명이다. 김민주는 김용남이라는 가명도 사용했다. 김민주는 조천면 대흘 출신으로, 조천중학원 스승이던 이덕구를 따라 입산하여 제주인민해방군에서 활동 중 체포, 인천소년교도소에 수감되었다. 6.25 때 인민군에 의해 감옥이 깨지면서 김민주는 인민군으로 6.25에 참전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에는 지리산에서 빨치산을 하다가 미군에 체포, 반공포로 석방시 석방되었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김민주는 김봉현과 함께 좌익 시각의 ‘제주도인민들의 무장투쟁사’를 저술했다. 이후 김민주는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가려다가 아버지의 만류로 북한에 가지 못했다. 그의 형제들은 모두 북송선을 탔다.

 

김민주의 4.3위패는 대표적인 불량위패였던 셈이다. 그가 스스로 발견하지 못했다면 김민주의 위패는 지금도 걸려 있을 것이다. 김민주는 4.3폭동에 주도적으로 참가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본질을 훼손한 자로서, 희생자가 될 수 없는 불량 희생자였고, 생존자임에도 사망자로 둔갑한 가짜 희생자이기도 했다. 북한을 조국으로 생각했던 김민주는 90년대에 제주도에서 수여하는 제주문화상을 수상했다. 괴이한 시절이었다.

 

2014년 2월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제19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한에 있는 이종성씨는 남한에서 온 동생을 만났다. 남북의 형제간에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에 있던 형이 이산가족 신청을 함으로서 이루어졌다. 제주에 있던 동생은 죽은 줄 알았던 형을 만나게 된 것이다. 북한에 있는 형 이종성은 애월면 금덕리 출신으로, 이종성 역시도 4.3희생자로 등재된 사람이었다. 김민주와 마찬가지로 이종성도 생존자가 4.3희생자로 둔갑해 있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렇다면 김민주와 이종성 같은 생존자가 어떻게 4.3희생자가 될 수 있었을까. 이런 사례는 하태경 의원도 지적했고, 이선교 목사도 지적한 문제이다. 행방불명자가 희생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 명 이상의 제3자 보증서가 필요했지만, 보증서 따위는 구비되어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3희생자 신고 실적이 예상 외로 저조하자 조급해진 4.3위원회에서는 각 지역에 희생자 신고를 독려했고, 이런 상황에서 생존자까지 무차별로 희생자로 지정하면서 불량 희생자들이 양산되었다. 4.3위원회는 희생자를 찍어내는 ‘희생자 생산 공장’이었다.

 

제주4.3에서 행방불명자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로서, 주로 육지나 일본으로 도피한 사람들 중에 많다. 도피 이유는 4.3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를 피해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고, 4.3의 험악한 분위기에 위험을 느껴 피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4.3폭동에 참가했다가 체포되어 육지 형무소에 수감 중에 있다가 6.25 와중에 인민군으로 끌려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고, 북한으로 가서 생존한 경우도 있었다.

 

행방불명자로 신고된 희생자 중에는 신고 당시 북한이나 일본에 생존해 경우가 많았고, 이런 사실을 신고자들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에 있는 생존자를 행방불명 희생자로 신고해도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고, 그리고 희생자를 무차별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희생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신고 접수 당시 제3자 보증서류만 잘 챙겼어도 불량 희생자 상당수는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4.3희생자 항목에서 ‘행방불명자’ 항목은 불량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최대의 공장이다. 행방불명자는 생존인지 사망인지 선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 현지에 부재중이라는 이유 하나가 행발불명이라는 조건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4.3희생자 신고에서 많은 희생자 숫자를 갈구하는 분위기는 구비서류도 필요 없고 검증도 필요 없이 희생자 신고만 하면 희생자가 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이런 불량 시스템에서 불량 희생자가 양산되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으로 행방불명자 섹션에는 험악한 불량 희생자들이 대량으로 도사리고 있다. 북한 인민군 사단장 이원옥은 제주인민해방군에서 활동하다가 연락임무를 띄고 월북했고, 6.25 때 사단장으로 내려왔다가 낙동강 전투에서 사망했다. 이원옥도 4.3희생자로 등극되었다. 그 역시도 행방불명자로 신고되었다. 김달삼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태전은 4.3폭동 당시 국군에게 체포되었다가 전향, 국군으로 6.25에 참전했다가 북한군이 내려오자 다시 북한군으로 도망친 인물이다. 박태전도 행방불명자로 4.3희생자가 되어 있다. 김기추 형제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같이 있다가 형은 반공포로가 되었고, 김기추는 친공포로가 되었다. 김기추는 형의 간곡한 설득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향을 거부하다가 결국 공산포로들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김기추도 행방불명자로 4.3희생자로 되어 있다.

 

행방불명자에는 일본이나 북한으로 건너가 장수만세를 누리는 사람들이 상당 수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3사태가 누그러지면서 가족들은 수소문을 통해 행방불명자의 생사를 대다수 확인할 수 있었고, 일본으로 간 행방불명자도 70년대에는 모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북한에 생존한 경우도 여러 경로를 통해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근래에는 방문도 가능했다. 동네에서 4.3 때 행방불명된 누구누구가 북한에 살아있다는 사실은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비밀’이었을 뿐이다. 이런 사람들이 대량으로 행방불명자 간판을 달았다.

 

행방불명자에는 대한민국을 거부하고 인민공화국을 위하여 무기를 들었던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들의 최종 선택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조선이었다. 이런 사람들도 4.3의 무고한 희생자로 받들어져 4.3평화공원에 안치 되어 있다.

 

2014년 5월까지 인정된 행방불명 희생자는 3,578명, 이중에 60%가 넘는 2,188명이 2005년과 2006년, 두 해에 걸쳐 희생자로 인정되었다. 한번 심사 때마다 1~2백 명 선에서 결정되던 행방불명 희생자가 2005년과 2006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도대체 이때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4년에 4.3중앙위원회에서 수형인(受刑人) 126명을 최초로 4.3희생자로 결정했다. 수형자는 4.3폭동으로 대한민국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되거나 감옥에 갔던 자들을 말한다. 2003년에 수형인에 대한 희생자 결정 여부를 심사했으나 군경측 위원들의 반대로 심사는 보류되었다. 그러나 2004년에 수형인이 희생자로 인정되면서 그동안 자제하고 있던 제주도의 ‘양심의 족쇄’가 풀려버렸다. 수형인도 희생자가 되는 마당에 행방불명자가 희생자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초창기 4.3희생자 신고를 받는다는 말이 나왔을 때 어느 동네에서는 이런 일화가 있었다.

어렸을 적 4.3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동네 사람이 4.3희생자 신고 때문에 동네 어르신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삼춘, 면사무소에서 희생자 신고하라고 하는데 우리 아버지도 희생자로 신고하는 게 맞는가요?”. 그러자 동네 어르신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조캐야, 니네 아버지는 희생자가 되기 어렵다, 니네 아버지는 죽창을 들고 선봉에 섰던 사람이야, 동네사람들이 욕할 테니까 신고하지 말아라”. “알아수다, 삼촌”.

 

우리 아버지는 희생자가 될 수 없다는 최소한의 양심, 제주도 밑바닥에 흐르던 이 양심은 수형자가 4.3희생자 반열에 오름으로서 무너져 내렸다. 4.3 당시 죽창을 들었건, 경찰지서에 불을 질렀건, 4.3 당시 일본에 돈을 벌러 갔건, 이런 것은 이유가 되지 못했다. 만 9년 동안의 폭동에 가해자는 없고, 희생자만 있는 그런, 폭도들이 희생자로 변신하는 제주4.3의 대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비바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62건 356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212 시험대에 오른 대통령 지만원 2009-12-16 24076 162
3211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위한특별법안]반대의견 지만원 2017-07-29 3853 162
3210 5.18이 민주화로 둔갑해도 암말 못하는 세상!(장학포) 장학포 2012-05-19 14434 162
3209 국민은 전국적으로 비판하고, 저항해야(法徹) 댓글(2) 法徹 2014-04-05 4873 162
3208 12·12란 무엇인가? 지만원 2013-10-26 6338 162
3207 오늘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 출연 다시보기 관리자 2013-01-16 15588 162
3206 [한국교육신문] 北찬양 도서 추천하고 비호하는 경기교육청(예비역2… 예비역2 2015-08-05 3817 162
3205 [무등산의 진달래]에 대한 소송사건의 해학 지만원 2021-01-17 1925 162
3204 이희호의 어이없는 무너진 사랑탑 타령(자유의깃발) 자유의깃발 2010-06-12 19961 162
3203 즉시 항고장(광주법원) 지만원 2022-11-02 2009 162
3202 대처에 못미치는 박근혜(김피터) 댓글(3) 김피터 2014-01-03 5932 162
3201 2019년의 홍콩과 1980년의 광주 (비바람) 댓글(2) 비바람 2019-11-21 3370 162
3200 박지원: "12.12 5.18은 역사적 결단이었다"(핵폭탄공격) 댓글(2) 핵폭탄공격 2013-01-24 13367 162
3199 서울 광수와 위장 보수의 공통점(민족의천왕) 민족의천황 2017-05-25 3640 162
3198 솔로몬 앞에 선 5.18 역사(머리말) 지만원 2010-06-18 19404 162
3197 대한민국의 특별한 단식 사기꾼들(비바람) 댓글(2) 비바람 2019-12-01 3266 162
3196 지만원tv 제57화 트럼프 대성공 지만원 2019-07-01 3477 162
3195 제주 4.3 사건의 또 다른 진실 -내가 겪은 실화-(정경균) 지만원 2014-02-22 6519 162
3194 500만 야전군 제2의 창당 특별활동에 불을 당기자!(비전원) 비전원 2012-06-05 10153 162
3193 조선시대 모든 여성이 양반의 대가 없는 성노예 지만원 2019-09-24 8555 161
3192 12.12. 군과 군의 충돌 지만원 2019-05-06 3507 161
3191 전두환 탐험 [21] 지만원 2022-08-18 2888 161
3190 42개 증거, 수정된 목차 지만원 2023-01-02 16796 161
3189 ‘황석영 저 5.18바이블’은 북한이 썼다. 지만원 2014-07-15 5990 161
3188 제주도 공산화의 뿌리 지만원 2011-06-29 20265 161
3187 存在의 有無~~ (토함산) 토함산 2014-03-17 5143 161
3186 박빠의 전형 고원재의 이어진 협박 지만원 2022-02-11 1577 161
3185 5.18역사학회 성명서 (2021.11.5.) 지만원 2021-11-05 2260 161
3184 솔로몬 앞에 선 5.18 목차 지만원 2010-07-07 32793 161
3183 조갑제/정규재 는 오염됐다 하지만 신인균 "너 마저?" 지만원 2018-12-29 4398 161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