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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칼럼] 진보는 왜 태극기를 꺼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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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30 15:43 조회16,0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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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칼럼] 진보는 왜 태극기를 꺼리는가
지난주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진보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창립식을 열려다가 불발된 사건이 발생했다. 우익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 모임에서 국민의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몇몇 보수 신문은 우익 성향 인사들의 이 같은 소란행위를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무슨 이유에서든 그런 사적 폭력은 민주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옳은 지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한 발 더 나아가 왜 그들은 그런 중요한 첫 모임에, 더구나 야당 대표들까지 다 초대한 창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 이상했다. 시간이 아까워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부르는 일을 생략한 것일까. 그렇다면 애국가는 생략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는 약식절차도 있다. 그 시간은 길어야 고작 10여 초에 불과하다. 시간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의식적으로 이 국민의례 의식을 뺀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기관의 한 기관장이 지난 7월 초 전화를 걸어왔다. 그 기관의 공공노조 창립 몇 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노조들이 국민의례 대신 ‘노동의례’라는 것을 해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국기에 대한 경례도 없이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운동권 노래를 부르고 애국 선열 대신 노동열사에 대한 묵념만 했다는 것이다. 무슨 혁명집단의 행사가 아니다. 정부 공무원들이 하는 짓들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그들이 이 나라에 충성을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를 꿈꾸고 있었다. 바로 지난 주말 정부가 공무원노조들의 ‘민중의례’를 금지시키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바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이 나라의 현실이 이렇다. 진보인사들이 국민의례를 하지 않은 것은 노조의 이런 행위와 맥락이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국가다.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든 않든, 애국가를 부르든 않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개인의 자유가 국가에 앞서기 때문이다. 유신시절에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 애국가와 함께 영상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의무적으로 모두 일어나야만 했다. 애국심이 독재정권의 강화에 이용되었다. 그때는 이런 것이 바로 개인 자유의 침해이고 국가주의를 강제로 주입시키려는 권력의 횡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이 그런 시대인가? 요즘 나는 애국가가 울려 나오고 태극기가 펄럭이면 눈물이 난다. 유신이라는 억압 체제 속에서 애국을 강요하는 시절에는 반발했지만 지금은 국민의례를 하는 동안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런 나라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나라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애쓰겠습니다.” 스스로 다짐하곤 한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공산주의 선언을 보면 공산주의는 자기 나라보다 노동계급을 중요시했다. 개인의 이성과 계몽에 매달렸던 시대에는 국가라는 것이 구체제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뿌리 때문에 진보주의는 ‘애국’이라는 단어에 태생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산 소련도 ‘조국 러시아’로, 북한 역시 ‘주체 조국’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아무리 글로벌 주의를 외쳐도 결국은 각자의 나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확인됐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애국주의 물결이 더 거세졌고,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각 나라는 각자의 생존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진보를 하든, 보수를 하든 대한민국 안에서 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고난의 역사, 굴곡의 역사를 다 인정하는 동시에 지금 누리는 민주와 번영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체제가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태극기 안에는 우리의 자유와 평등, 인권과 법이 녹아 있는 것이고, 그런 가치들을 지켜주는 우리의 영토가 상징되어 있다. 국민의례가 중요한 것은 바로 조국에 대한 사랑의 확인이며 감사의 표시다.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걸고자 하는 사람들, 국민의례를 피하는 사람들은 태극기의 이런 상징을 의식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 민주주의의 강점은 국민의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핍박하지 않는 것이다. 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 나라를 덜 사랑하는 사람, 아니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품어 줄 수 있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다. 그럼으로써 그들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품을 고맙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을 넘어 국민의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태극기에 대한 존경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국적 없는 지식인, 나라를 잊은 노동자 출신을 우리 대표로 모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례를 뺀 진보단체는 정당의 모체로서 심각한 결격 사유를 드러낸 것이다.

문창극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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