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정부로 부터 연간 35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 공공성이 훼손되고 언론생태계 마저 교란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또 연합뉴스 등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을 중단하고, 뉴스통신시장을 자유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신문발전특별위원회, 신문통신노조협의회,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 지역신문위원회, 인쇄협의회 등 언론인과 학계 교수 등은 25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뉴스통신진흥법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뉴스통신진흥법 제정 이래 연합뉴스가 친정부 성향으로 심각히 기울고 있는 현실을 심도있게 지적하고, 전체 언론시장의 몰락에 일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최해운 전 뉴시스 사장은 '뉴스통신시장의 바람직한 개혁방안'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공산주의 국가 등을 제외한)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기간통신사 운영의 유례가 없고, 연합뉴스를 지원하는 내용의 뉴스통신진흥법은 위헌소지가 있어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최 전 사장은 "정부가 연합뉴스에 재정적 지원을 규정한 뉴스통신진흥법은 연합뉴스만을 위한 특별법"이라며 "정부가 특정 주식회사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재정지원을 쏟아 붓는 것은 기업간 평등권을 보장하는 상법에도 위배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뉴스통신진흥법은 지난 2003년 제정 당시 어려운 시장상황을 고려해 연합뉴스의 생존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6년간 한시법이 된 것"이라며 "이 법이 2009년 한시법에서 영구법으로 개정된 이상 위헌성 여부는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특정 통신사에 막대한 재정지원을 하면서 해당 통신사가 언론으로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진흥법을 통해 정부로 부터 지금까지 3000억원 가까운 예산 지원을 받았다"며 "뉴스통신진흥법의 제정명분이 정치권력으로 부터 독립과 공정성 확보라고 하지만, 정부가 연합뉴스의 경영감독권과 인사권을 쥐고 있는 한 정치적으로 독립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사장은 "뉴스통신 독점체제의 폐해와 왜곡구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한계점에 다달았다"며 "연합뉴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그 시작은 뉴스통신진흥법 폐지 이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민간회사영역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희용 연합뉴스 기사심의위원은 '뉴스통신진흥법 제정 취지와 연합뉴스의 역할'을 주제로 뉴스통신진흥법 제정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지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 위원은 "뉴스통신진흥법은 뉴스통신 시장 전체를 진흥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연합뉴스 한 회사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라며 "연합뉴스를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 지정한 뉴스통신진흥법은 일부 주장처럼 뉴스통신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연합뉴스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합원의 58.7%가 보도 공정성에 부정적 답변을 한데 대해선 "회사내부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내부 자성의 목소리지 뉴스통신진흥법을 폐지하라는 주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발제에 이어 첫 토론자로 나선 김순기 경인일보 논설위원은 뉴스통신진흥법 통과 당시 언론인들의 환호가 이제는 배신감으로 바뀐 현실을 강하게 지적했다.

김 위원은 "당초 뉴스통신진흥법이 통과될 때 신문종사자들은 박수를 쳤다. 연합뉴스를 통해 상호보완할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경쟁매체라고 느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연합뉴스가 뉴스통신사로서 기존 매체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정부로 부터 지원을 등에 업고 기존 언론시장에서 신문사들과 파이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또 뉴스통신진흥법을 통해 연합뉴스에 지원되는 자금이 신문발전기금 등 일간지들의 발전을 위해 투입되는 공적자금의 규모를 능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 "전세계적으로 이런 나라가 없다. 상당수 국가들이 지원하는 것과 다른 양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적·기술적으로 실시간 속보체계가 가능한 연합뉴스가 포털사이트의 의제설정을 장악하면서, 여론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은 연합뉴스가 최근 보도채널 까지 개국하며 새로운 언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을 지적, "국가지원을 받아 덩치가 커진 상태에서 보도채널 까지 하겠다는 것은 소매업에 뛰어들어 (신문사들과 무한)경쟁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생 측면에서 (연합뉴스의)소매업을 금지해야 하고, (뉴스통신진흥법 지원)문호를 개방해 다른 뉴스통신사에도 일정 정도 기준이 되면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번째 발제자인 김창룡 인제대 교수는 "(연합뉴스 노조의)58.7%가 현 정부와 경영진 출범 이후 보도가 덜 공정해졌다고 답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연합이 국내·외에 걸쳐 국가대표 통신사가 됐는데, 공정성 문제라는 원천적 문제에 발목잡힌 것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언론노조 등의 지원으로 2009년 뉴스통신진흥법이 개정될 당시 포털에 제공되는 뉴스와 무가지 문제도 당시에도 주요 쟁점이었고, 공정성 훼손 부분을 잡아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 모든 것들이 개선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연합이 여론 다양성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합뉴스의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연합이 보여주고 있는 소매상에 대한 관여와 미디어 생태계 교란은 이후 MBC, SBS가 지방방송사와 겪어야 할 문제"라고 질타했다.

강 위원은 "(이번 토론회가)연합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 기초해 유발된 것임을 성찰적으로 들어 다 볼 수 있는 기회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연합뉴스가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국내 시장에 뛰어들어 무한경쟁을 펼쳐, 언론생태계를 교란하기 보다는 국제문제 등의 언로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 위원은 이 밖에 연합뉴스를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 그 역할에 대해 3~5년에 1회 정도 반성하고 지원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자고 정식 제안했다.

우은식 기자협회 뉴시스지회장은 추가 토론을 통해 "연합뉴스가 지난 6월 정부와 단독계약을 이유로 통일부에 요청해 각 언론사에 지원하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사의 기사원문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요청해 통일부 출입기자단이 회의를 열어 이에 항의하기도 했다"며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정보격차를 해소해야 할 연합뉴스사가 북한 뉴스소스를 독점해 사실상 기초취재권을 제한하는 것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 전국언론노동조합 신문발전특별위원회,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지역신문위원회, 인쇄협의회가 주최하고,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주관하는 '2012 미디어정책 연속토론회'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