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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 맹물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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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9:25 조회9,8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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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물 공군

마츠시타고노스케는 이면지를 사용하지 않은 간부에게 강등이라는 무거운 벌을 내렸다. 다른 간부들이 의아해했다. "회사에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끼친 간부는 용서해주면서 사소하게 이면지를 사용하지 않은 간부를 강등씩이나 시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고노스케가 말했다. "지난번의 간부는 열심히 노력하다가 불가항력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됐다. 열심히 일하려다 실수를 저지른 간부를 처벌하면 누가 앞으로 열심히 일하려 하겠느냐, 그러나 이면지를 사용하지 않는 간부는 태만했다. 그 태만이 인생을 망치고 기업을 망치는 것이다".

군에도 포기할 수 없는 좌우명이 있다. "전투에서 패하는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를 소홀히 해서 패하는 것은 사형감이다"라는말이다. 태만과 기강해이는 용서할 수 없다는 군율이다. 그런데 최근 공군에서 연이어 태만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엄하게 다스려야 할 공군 수뇌는 내무적으로는 태만한 행위를 솜방망이식으로 감싸주고 외부적으로는 이를 은닉하고 축소. 조작해 왔다. 이는 군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1999년10월 공군이 전투기에 맹물을 채우고 날리다가 추락시켰다. 항공유의 95%가 물이었다는 사실은 우선 대규모 군수부정을 직감케 한다. 공군 당국은 저장탱크에 폭 2mm, 길이 2cm의 작은 균열이 갔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 틈으로 500배럴(400드럼)의 맹물이 스며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설사 유류고에 이런 작은 균열이 있었다 해도 5만 배럴이 담긴 항공유의 압력을 밀어내고 물이 탱크 용량의 95%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 상식에 어긋난다. 소가 웃을 거짓말인다. 5만배럴에서 채취한 샘풀이 95%의 물을 포함했다면 5만배럴의 95%인 4만7천5백 배럴의 항공유가 탱크위로 넘쳐났어야 하지 않겠는가.

균열을 통해서라면 오히려 항공유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5만배럴이 짓누르는 탱크 안으로 지하수가 스며들지는 못할 것이다. 또 균열을 통해 물이 조금식 채워졌다면 사고는 물이 95%까지 채우기 훨씬 이전에 났을 것이다. 결로(結露)에 의해 95%의 물이 채워졌다는 것은 더욱 허황된 설명이다. 공군은 이렇듯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라 전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말을 가지고 변명을 한다.

그동안 공군에는 항공유, 각종 고급 특수유, 수리부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납품비리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다. 이로 인한 사고들이 많이 발생했지만 공군은 이들 사고를 모두 기관고장으로 처리했다는 소문도 많았다. 이번 사고는 이러한 사고의 극치일수 있다.

국방장관과 공군총장 간에는 맹물 전투기 사고에 대한 보고 여부를 놓고 공방이 일었다. 마치 군 전체가 코메디 집단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가슴이 쓰리다. 이러한 사고라면 기무사가 숨가쁘게 나서서 장관에게는 물론 대통령에게까지 별도의 보고서를 만들어 단숨에 보고했어야 할 사항이었다.

그것은 기무사가 대통령으로부터 최고의 점수를 딸 수 있는 가장 좋은 보고감이었다. 맹물 비행 사고도 상상을 초월한 사고이지만 기무사가 이 엄청난 사고를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이에 못지 않게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사건이다.

그런데 기무사는 왜 꿀먹은 벙어리가 됐을까? 기무사는 지금 병역비리에 깊이 연루돼 있고 그 비리를 은닉. 왜곡, 축소하고 있다. 병역비리를 조사하려는 군당국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방해해왔다. 이런 사실들은 1999년 10월16일 SBS가 보도한 "기무사의 병역비리 실상"에 잘 나타나 있다.

과거의 전례를 보나 구조적인 메카니즘으로 보나 군에서의 대규모 비리는 기무사 등과 짜지 않고서는 저질러 질 수 없다는 것이 군출신들의 상식이다. 만일 비리가 저질러 졌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나는 업자와 짜고 물을 납품받았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군내부에서 조직적으로 기름을 유출한 후 이를 다시 납품업자들에 되팔고 그 빈공간을 물로 채웠을 수 있다.

이 엄청난 사고를 기무사가 대통령과 장관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의혹의 대상이다. 만일 기무사가 그 부정에 연루됐다면 마치 지난번 병역비리에 대한 조사를 기무사가 방해하듯이 이번에도 기무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의구심 마져 들게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과연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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