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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개혁의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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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8:04 조회5,0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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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개혁의 실마리

2000년 4월27일. 헌법재판소가 "과외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하나의 판결이 온 사회를 흔들어 놓았다. 교육부는 "고액과외를 엄단하고, 자금출처를 묻겠다"고 으름장부터 놓았다.

어느 수준이 고액이냐에 대한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심하는 모양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색출과 엄단으로는 문제도 풀리지 않고, 국민적 에너지만 불필요하게 소모시킨다는 점이다. 그 많은 과외활동을 단속하려면 아마도 대한민국 공무원 모두가 달려들어도 모자랄 것이다.

언론매체들은 앞다퉈 가면서 문제점과 해결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언론 매체에 실린 문제점들을 보자. "공교육이 붕괴될 것이다", 과외비 부담이 늘어갈 것이다", "계층간의 위화감이 증폭될 것이다".

해결책들을 보자.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수능시험 대신 과외 없이도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면 합격할 수 있는 고교졸업 자격고사 제도를 도입하자", "교사들의 대우와 시설 투자를 높이자".

문제점들은 해결책이 유도될 수 있도록 정리돼야 한다.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저해가 되는 요소들이 바로 교육의 문제점들이다.

학무모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목표는 무엇인가? "내 자식이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대학에 가서 무엇을 배우느냐"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없다.

미국에서는 훌륭한 대학생이 양성되지만 한국의 대학은 적당히 노는 곳이다. 겨우 질 낮은 대학생들을 양산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건전한 정서를 기르고, 균형 된 인간성을 길러야 할 어린 나이에 우리는 학생들을 혹사시키고, 그들의 정서를 메마르고 살벌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돈이 없는 공무원들은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 그것도 불가능한 서민들은 심지어는 몸을 팔아 과외를 마련해야 할만큼 인생의 행복을 파괴당하고 있다. 겨우 자식을 별 볼일 없는 대학 졸업생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러한 문제들은 왜곡된 교육목표에서 비롯된다. 교육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대학 입시에 합격하기 위한 교육"에서 "질 높은 대학 졸업생, 정신적, 정서적인 인프라를 제대로 갖춘 대학 졸업생"을 기르는 교육으로 목표가 전환돼야 한다.

과외를 하지 않고서도 대학을 쉽게 들어갈 수 있으면 누가 과외를 하겠는가? 따라서 과외를 없애고, 대학교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과외 단속 같은 무모한 일에 행정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대학 시스템부터 개혁해야 한다. "웃고 들어가서 울고 나오는 대학"으로! 이 하나의 개념이 과외도 없애고, 공교육도 정상화시키고, 대학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대학 입시 제도를 지금처럼 방치하고서는 과외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 이를 단속하는 행위는 무모한 낭비일 뿐이다. 과외가 성행하는 한,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해도 공교육은 정상화되지 않는다. 학급당 40-50명을 몰아넣고, 학생지도와 행정잔무에 시달리고 있는 공교육 교사와, 2-3명 단위의 학생을 경쟁적으로 집중 훈련시키는 족집게 식 과외 교사와는 처음부터 경쟁이 되지 않는다.

과외가 존재하는 한, 교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일할 맛을 잃을 것이다. 공교육 고사는 학원 강사들에게 과외 학생들을 소개시켜주는 부로커로 잔락할 소 있다. 결론적으로 과외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교육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사하라 사막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것보다 더 헛된 바램이다.

"입학정원제"를 폐지하고, "졸업정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과거 한 때처럼 120%를 뽑지 말고, 200%-300%를 뽑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교에서 머리가 터지도록 공부를 한다. 교수와 교실이 모자란다고 하지만, 이는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어차피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20%만 내보내면 이들은 안나가려고 버틴다. 그러나 100%-200%를 내보내면 대세로 알고 순순히 나간다. 일류 대학교에 가서 졸업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분수에 맞는 대학을 택하게 될 것이다. 대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적당히 가르치는 교수도 사라진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불행하다. 공부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교사를 잘못 만나 한때라도 공부에 취미를 잃은 학생들은 과외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교과서 개혁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일수록 최고의 석학이 실명제로 정성껏 써야 한다. 지금의 초중등학교 교과서들을 읽어보면 균형감이 없고 요령부득으로 쓰여져 있어 필자도 무슨 뜻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과외를 찾는 것이다.

교과서와 참고서들이 다양하고 훌륭하면 학생들은 이들을 가지고 충분히 독학도 할 수 있다. 독학은 창의력 개발에 최고다. 학생들 각 기의 인지구조에 따라 저자들에 대한 선호도가 형성될 것이다. 같은 내용을 여러 저자들의 시각으로 소화한다는 것은 사고방식을 다양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 시도할 것은 CD, 비디오, 인터넷 교육이다. 같은 과목이라도 설명하는 강사에 따라 교습 방법이 다채로워 진다. 학생들은 CD등을 통해 자기에게 가장 알 맞는 강사를 선택할 수 있고, 같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여러 강사들의 다양한 시각을 접하게 된다. 이 역시 창의력에 최고다.

진도가 빠른 학생은 혼자서 앞서갈 수 있고, 느린 학생은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자기에게 맞는 테이프를 골라 기초를 다질 것이다. 교사는 안내 및 관리자 역할만 하면 된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교육일 것이다. 본질이 이러한데도 겨우 교육부는 21명으로 구성된 "과외교습대책위원회"와 같은, 그 결과가 뻔한 조직이나 만들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대학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공교육은 걸리 적 거리는 미운 존재로 냉대 받게 될 것이다. 대학교육의 정상화는 입시와는 별도의 문제이며, 입시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대학교에는 실로 문제가 많다. 실험실조차 없고, 교수들 수도 부족하다. 재단이 돈과 교수를 사적으로 주무르고 있다. 이 문제들은 반드시 풀어야만 한다. 대학만 정상화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

4월29일 조선일보 논단에는 경북대 총장의 글이 실렸다. 남가주대학의 1년간 예산이 2조 4천억 원이고, 동경대학의 연간 예산이 2조인데 반해, 경북대라는 국립대학의 예산은 겨우 1,8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글이다. 1,800억 원 중 국가지원이 60%이고 나머지 40%는 등록금과 기부금이란다.

기부금은 주로 돈 있는 학부모가 내는 돈이고, 국가 지원은 국민이 내는 돈이다. 경북대 총장은 한국의 기부금 문화가 성숙돼 있지 못하다고 탓하지만, 대학교 운영자들은 기부금에 인색한 한국인들을 탓하기에 앞서, 그럴 수밖에 없는 심정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들이 기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 대학에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은 주로 그 학교 졸업생들이다. 한국인들 역시 누구나 모교에 조금씩은 기여하고 싶다. 그런데 기여하고 싶어도 그런 마음이 싹 가신다. 기부금을 내면 그 돈이 학생들에게 가는 게 아니라 재단 이사장의 개인 주머니로 들어갈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적어도 "기부금을 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할 때에는 "나의 양심을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남 보기 좋은 시스템"부터 갖춰놓아야 한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해도 저런 시스템에 의해 돈을 관리한다면 그 누구도 돈을 떼어먹거나, 비효율적으로 낭비하지는 않겠구나"하는 장치인 것이다.

그런 시스템은 마련하지 않고, "어째서 치사하게 내 양심을 믿어주지 않느냐?"라고 사회에 호소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재정관리 및 학사관리의 투명성을 누구나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제시하지 않는 한, 누구도 대학교에 단 한푼이라도 헌납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각 대학에마다 15-20명 정도의 사회 저명인사로 구성된 대학발전 위원회를 구성해서 1대학 1개 팀제로 배당함으로써 마련될 수 있다. 재단 이사장과 총장은 이 위원회에서 선출해야 한다. 위원회의 임무는 학사관리와 재단관리 그리고 교직원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하고, 모금과 지출에 대한 정책과 회계를 관장하고 외부 공인회계사를 활용해 주기적인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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