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 그립소, 어느 노부부의 한탄 > 휴게실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휴게실 목록

옛날이 그립소, 어느 노부부의 한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성령 작성일17-04-15 02:20 조회486회 댓글2건

본문

 

칠순을 넘긴 內外가 있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다.

남편 노인은 성실했고 남은 재산이 있어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아내는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하고 있으며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擧動이 불편했다.

하루는 남편이 자식들이 보고 싶다며

아내의 밥상을 차려 놓고 외출을 했다.

 

점심 시간에 맞춰 기별을 하고 딸을 찾았다.

딸은 아버지를 반갑게 맞으며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바지락 칼국수를 마련한다고 시장을 갔다.

사위는 무슨 이유인지

직장을 내 놓고 실업자 신세이다.

그날도 사위는 집에 있으며

TV를 켜 놓고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다.

딸이 시장에서 돌아와 분주하게 음식준비를 한다.

사위는 무엇이 틀렸는지

밥상머리에 오지 않고 안방에서 빈둥거린다.

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 무렵에 아들 집으로 나섰다.

딸이 남동생에게 아버지의 방문을 알리고

저녁 식사 대접을 부탁했다.

 

아들 집에 당도하니 이 녀석이 앞치마를 두르고

저녁식사를 준비 중에 있다.

며느리가 올 시간인데 직장에 일이 바빠 늦는단다.

이번에는 아들 녀석이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실업자 신세다.

아들이 차려준 저녁식사를 하고

아들 입에서 돈 얘기가 나올까봐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보니 아내는 차려 놓은 식사를

반도 안 먹고 남겼다.

대충 설거지를 하고 앉으니

아내는 자식들의 소식을 묻는다.

갑짜기 남편은 욱하고 눈물이 쏟아진다.

영문을 모르는 아내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혹시나 자신의 병치레가 힘들어서 그런가 싶어

아내도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워 눈물이 핑 돈다.

"여보! 미안해요. 당신 힘든 거 알아요.

이렇게 사느니 나 먼저 저 세상으로 가고 싶어요."

"아니오! 당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니 그런 걱정은 말아요.

자식은 부모가 지고 갈 평생의 짐 같아서 그렇소."

그렇게 둘이 얼싸안고 한참을 울었다.

 

다음날 아파트 老人亭에서 그를 찾는다.

뚝방에 만개한 벚꽃구경을 가잔다.

으례 점심 外食노인의 부담이다.

밥을 살만한 노인이 별로 없는 아파트인지라

그는 내키지는 않지만 나간다고 약속을 했다.

밥을 먹으며 박근혜 탄핵 얘기가 분분하다.

대부분이 반대하지만 찬성도 있다.

 

노인은 탄핵 반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뼈 빠지게 일해서 이제 살만하니

복에 겨워 지랄들을 한다고 그는 열변을 토했다.

종북빨갱이들은 북으로 보내

고생을 시켜야 한다고 그는 굳게 믿는다.

밥을 산 物主가 하는 얘기이므로 조용히들 듣는다.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 놓으니

가슴이 오랜만에 시원하다.

대통령 선거가 코 앞인데

찍을 인물이 없다며 모두들 한탄을 한다.

 

집에 들어오니 아내의 얼굴이 심상(尋常)치가 않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니 아내는 고개를 젓는다.

다그쳐 물으니 아내는 울기 시작한다.

자식들이 돈 얘기를 했단다.

노인은 울화가 치밀었지만 아내를 보면서 참아야 했다.

"자식은 웬수여!"

"여보, 영감! 자식들은 저렇고 나 또한 당신의 짐인데

우리 한 날 한 시에 죽읍시다."

"차라리 옛날 배고프던 시절이 그립소."

노인은 아내를 부등켜 안고

참았던 울음을 꺼이꺼이 토해 낸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지만

소리만 요란했을뿐 아무도 받지 않는다.

그렇게 해는 지고 밤이 되었지만

노인의 집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밖에는 벚꽃잎이 바람에 떨어지고

봄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

댓글목록

Christian님의 댓글

Christian 작성일

서글픈 글을 읽는동안 아예 자식이 없으면 기대할것도 서운할것도 짐 될것도 없으련만
옛말의 "무자식 상팔자" 라는 말이 생각킵니다.
그래도 자식을 갖지못한 사람들은 "속을 썩여도 자식좀 있어봤음 좋겠다.."하고
세상사 생각하고 살 나름인가 합니다.
모든 자식들이 그렇지 않지만 부모의 늙은 생을 자식에게 의존하는 그런 시대는
이제 아득한 옛일, 되려 늙어서까지 부모가 자식을 돌봐야 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금강인님의 댓글

금강인 작성일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사십니다.
저와 제 주변도 다름이 없습니다.
자식들을 손님 대하듯 대하면 별 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손님 대하듯 말이죠.
손님이니까 예의를 지켜서 대접하고.
손님한테 아쉬워 할 필요도 없고 말이죠.
저는 그렇게 하니까 그나마 덜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비참하지만. 저를 변호하기 위해서.

휴게실 목록

Total 5,544건 1 페이지
휴게실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젊음 / 지만원 역 댓글(14) 관리자 2009-11-22 123760 178
5543 科技大, '無限 數列 級數 定積分化' 문제/ 외 1{원… 새글 inf247661 2017-08-20 11 0
5542 로그 탄젠트 적분, 로그 쎄컨트 적분/ 外 히로시마 原… 새글 inf247661 2017-08-20 28 1
5541 중국 맥주 만드는 현장을 몰카로... 새글 Long 2017-08-20 80 6
5540 할배, 할멈이 하지 말아야 할 일들... 새글 Long 2017-08-20 94 11
5539 4구_김영환 v 이기범_2017 코리아 당구왕_3차 대… 새글 진실한사람 2017-08-20 27 2
5538 영화 2편 소개 댓글(2) 새글 inf247661 2017-08-19 122 6
5537 개똥이와 朴서방 최성령 2017-08-19 163 14
5536 커피값이 차이 Long 2017-08-19 162 14
5535 다시 보기! review! inf247661 2017-08-19 125 3
5534 내려 놓으니 보이는구나 ! Long 2017-08-19 192 10
5533 이 지구상에서 두번째로 작은 나라 댓글(2) Long 2017-08-18 302 13
5532 이 지구상에는 몇개의 나라가 있을 까요 Long 2017-08-18 207 13
5531 인생에 필요한 글귀 Long 2017-08-18 159 6
5530 인생의 고난풍파 벤허 2017-08-17 292 12
5529 청황록 보석 공예품 Long 2017-08-17 212 8
5528 이것이 친구입니다. Long 2017-08-17 250 13
5527 자연속에 새들 Long 2017-08-17 174 6
5526 어르신의 (96) 글 Long 2017-08-16 312 22
5525 25시 inf247661 2017-08-15 208 4
5524 가장 가까히 할 사람과 멀리 할 사람 Long 2017-08-15 373 17
5523 남한과 북한 단둘이 맛짱뜨면 질수 밖에 없는 현실 Long 2017-08-15 383 35
5522 마술 ! Long 2017-08-14 299 10
5521 경쾌한 음악과 함께 Long 2017-08-14 230 8
5520 세계각국의 아름다운 생활 풍습들을 보시라고 Long 2017-08-14 243 13
5519 처칠의 15가지... 댓글(1) Long 2017-08-13 279 21
5518 지구상, 초 현실적인 장소 Long 2017-08-13 344 22
5517 유대인 어머니의 편지 Long 2017-08-13 233 17
5516 A wolf & a lamb at a brook-let… inf247661 2017-08-12 104 6
5515 '문'가의 하는 짓! 외 3건. inf247661 2017-08-12 292 6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