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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마광수 교수의 야하지 않은 짧고 좋은 시 모음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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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海眼 작성일13-01-04 04:46 조회15,5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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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png 

(마광수 교수님 젊은 시절. 27세 대학 교수로 처음 부임할 당시 사진)

 

 

마음 / 마광수

 

나의 눈동자는 너무나 좁아

넓은 하늘 모두를

들여놓을 수 없다.

하늘은

조각조각 갈라져,

그 가운데 하나만이

나의 눈동자 곁을 지나간다.

때로는 구름을,

때로는 조그마한 태양을 동반한 채,

하늘은 내 눈동자 밖을

배앵뱅 돌며

언제나 한심스런 얼굴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가지 치기 / 마광수

 

가로수의 가지를 친다

이 가지는 버스가 가는 길을 방해해

이 가지는 빌딩의 창문을 가려

싹둑

싹둑

나무는 그래도 안간힘쓰며 자란다

그래서 얼마 후면 또다시

키 큰 나무로 우뚝 선다

즐겁게 즐겁게

가지를 뻗는다

 

 

다시 비 / 마광수

 

다시 비
비는 내리고
우산을 안 쓴 우리는
사랑 속에 흠뻑
젖어 있다 

다시 비
비는 내리고
우산을 같이 쓴 우리는
권태 안에 흠뻑
갇혀 있다

다시 비
비는 내리고
우산을 따로 쓴 우리는
세월 속에 흠뻑 
지쳐 있다

 

 

사치 / 마광수

 

지난번, 집중 폭우가
쏟아지던 날
지붕이 새서 천장으로 빗물이
뚝 뚝
떨어졌다.

나는 떨어지는 비를
대야에 받았다.

그 때 갑자기
어릴 때 기억이 떠올라
대야 위에 종이배를 띄우고 싶어졌다.

어린 시절 뒷마당에서
작은 웅덩이에 예쁜 종이배를
띄우고 놀 때
난 정말 행복했었지. 

즐거워라
수해로 야단난 서울
한복판에서의
오붓한 종이배 놀이

아름다워라


물 듣는 소리.

 

 

가을 비가(悲歌) / 마광수



오지 않나 보다

어디 꼭 가야 할 곳이 있나 보다.

 

이 가을엔

귀신들 소리마저 아예 슬프니

 

풀벌레는 방으로 찾아와

밤새워 끼룩끼룩 울음을 운다.

 

흔들리며 깜빡이는 숲 너머 등불 사이로

부질없이 죽음을 내다보는 밤,

 

아, 웬일일까, 이별도 없는데

별다른 슬픔도 없는데

 

낙엽지는 소리에

마음은 벌써 늙는다

 

 

별 / 마광수

 

이 세상 모든
괴로워하는 이들의 숨결까지
다 들리듯
고요한 하늘에선

밤마다
별들이 진다

들어 보라

멀리 외진 곳에서 누군가
그대의 아픔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지는 별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오늘
그대의 수심(愁心)이
수많은 별들로 하여

더욱 
빛난다

 

일게이들은 길면 안 읽으니까 또 시 같은 건 요약도 안 되니까 짧은 시들로만 모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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