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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기엔 배울 게 많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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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7:17 조회5,8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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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무역업을 하는 국민들은 일본을 욕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일본으로부터 배울 게 많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적 변화를 읽지 못하는 일부 국수주의자들은 과거라는 얼음관 속에 스스로의 영혼을 가둔 채 일본이라면 무조건 증오한다. 미워해 오면서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이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약육강식 철학이 유행이었다. 그 시대에 일본은 외국 문물과 과학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강자가 됐고, 우리는 대궐 속에서 임금을 둘러싸고 모략하는 일들에 몰두하다가 못난 약자가 됐다. 지금처럼 당파 싸움만 하다가 망한 것이다. 못나서 당해놓고 우리는 잘났던 일본을 지금까지도 원망하고 증오하는 것이다. 우리가 부끄러운 것은 이렇게 못난 과거만이 아니다. 못나서 당한 것을 놓고 지금까지도 누워서 침 뱉기로 일본을 욕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부끄러운 것이다.


우리는 왕건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6.25도 겪었다. 지난 수 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이 동족상호간에 저질렀던 만행 중에는 일본인 이상으로 가혹했던 사례들이 과연 없었던가? 일본이 우리보다 야만적이냐 아니냐, 잘났느냐 못났느냐, 지금의 일본인과 지금의 한국인들을 보면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지금도 우리보다 몇 배나 잘 살고 정직하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예의범절과 신용을 창조하고 있다. 만일 일본경제와 한국경제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는다면 피해는 양국이 다 같이 보겠지만 우리의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부품, 소재, 기술을 들여다가 가공하여 외국에 수출하는 통과경제(Transit Economy)이기 때문이다. 외국에 나가 일본사람을 욕하면 욕하는 우리가 따돌림을 당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는 일본보다 빨리 발전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행동은 정 반대로 한다. 발전의 원동력은 창의력과 선진과학을 수용하는 자세다. 증오로부터는 절대로 창의력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할 것은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배우는 방식을 배우는 일이다.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잘 난 것 한 가지만 들어본다. 건강 약품 하나를 만들어도 동물을 상대로 실험을 한다. 인명은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원자탄을 만들어 그 실험을 일본인들을 상대로 했다. 일본인들의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겠는가? 방사능은 공포의 물질이다. 일본인들은 그 방사능을 자식에게 대물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일본이 부족해서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들보다 잘난 미국 앞에 무릎을 꿇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워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미움을 배움으로 승화시켰기에 일본은 지금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이렇게 당했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미국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하며 증오심만 키우며 스스로 퇴화의 길을 자청했을 것이다. 오늘날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일본을 증오하듯이!  


그들은 한편으로는 폐허의 땅에서 잿더미를 쓸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지런히 미국으로 건너가 공장 문 밖을 기웃거렸다. 그들보다 잘난 미국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미국인들은 그런 일본인들을 멸시했다. "일본인들은 죽었다 깨나도 미국을 따라올 수 없다. 문을 활짝 열고 다 보여줘라".


1957년 당시 덜레스 미 국무장관이 수많은 일본 군중을 향해 미국의 우월감을 표현했다. "친애하는 일본국민 여러분! 일본은 기술면에서 영원히 미국과 경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지금 세계 최고의 손수건과 훌륭한 파자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들을 미국에 수출하려 하지 않습니까?" 감히 미국을 흉내 내겠다며 공장 문을 기웃거리는 꼴사나운 모습들을 지적하는 연설이었고, 1957년에 미국에 건너간 볼품없는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비웃는 연설이었다. 당시 미국은 세계 GNP의 54%를 차지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생산기지가 미국에 있었고, 세계의 신제품은 모두가 MADE IN U.S.A.이었다. 미국인들의 우월감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했다. 그들은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모든 제품을 쓰레기로 멸시했다. 이를 NIH 증후군(Not Invented Here Syndrome)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모욕을 무릅쓰고 일본인들은 미국으로부터 줄줄이 선생님들을 불러들였다. 1950년에는 그 유명한 데밍 박사를, 52년에는 쥬란 박사를, 54년에는 피겐바움 박사를 모셔다가 과학경영, 시스템경영, 통계학적 품질관리에 대해 눈을 떴다. 그리고 1950년 그 해에 산업계의 노벨상인 데밍상(Deming Prize)을 제정했다. 일본이 오늘날의 품질 1등 국으로 우뚝 솟은 데에는 미국인 스승 데밍 박사가 있었다는 것을 세계적으로 기념한 것이다. 반면 우리 자신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라면 우리를 원자탄으로 죽인 원수의 나라 사람, 미국인을 스승으로 기념할 수 있겠는가?


"미국을 모방하자"(Copy the West), "미국을 따라잡자"(Catch up with the West). 일본인들은 미국을 추월하려고 정열을 짜고 지혜를 짰다. 그리고 1980 년대에는 드디어 일본이 생산기술과 품질관리에서 미국을 앞섰다. 그때부터 한동안은 미국이 일본을 배우러 다녔다. 덜레스 미국무장관의 조롱 섞인 연설이 있은 이후 25년, 1982년에 승용차에 대한 미국인의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일본 승용차가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차는 겨우 7위를 차지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는 미국 차가 아니라 일본 차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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