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받는것이 아니라 증오의 대상이 아닌가 합니다
저야 가방끈이 짧은지라 증오받아본적이 없지만...

제가 친구들과 함께 심심풀이로 점 십원짜리 고스톱을 치다가
그돈으로 담배와 술을 사먹으러 슈퍼에 갔죠
친구 둘은 십원짜리를 들고 슈퍼에가서 물건을 산다는걸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간다고 나섰습니다
십원짜리를 계산하기 좋게 백원단위로 신문지에 말아 한뭉탱이를 가지고 갔죠
담배 한갑과 술 그리고 안주거리 조금을 샀습니다
물론 모두 십원짜리로 계산을 했습니다.
그 슈퍼 주인이 저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보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당신 다음부터 우리 가게에 오지 마시쇼

요즘 욕중에 이 십원짜리야 하는 욕이 있을정도니...

그렇다면 십원짜리를 사용하지 않는 거액을 가지고 다니면쓰 쓰는 사람들을
존경이나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더군요

우리 사장은 술 한병에 백만원짜리 하는것을 먹는다면서 욕을 하는겁니다
같이 있던 동료들도 얼씨구나 하면서 거들더군요
즉 돈을 많이가지고 고급술집에서 비싼술을 마시면 증오의 대상이 되는거지요

상대적으로 본다면
십원짜리 들고다니면서 쓰는 사람은 경멸하고
자신보다 큰돈을 쓰는 사람은 증오 한다는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학벌도 이와 같은 현상이 아닐까요
자신보다 낮은 학벌을 가진사람은 경멸하거나 비아냥거리고
보다 높은 학벌을 가진사람은 증오하는게 아닐런지
이는 자신의 행위가 그대로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능적으로 알아 방어하는 자세일겁니다.

대졸출신이 고졸출신을 보고서경멸하는 성향의 사람은
자신보다 높은 출신의 학벌을 가진사람이 나를 보는 눈초리는 분명 경멸하는
눈초리라 여긴다는거지요

우리나라 말에 중간만 가라는 말이 있지요
너무 높아도 욕먹고 너무 낮으면 멸시당한다는 뜻이 담긴 말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있는지 알수는 없지만 참 유별나긴 하더군요

미국에서 살던 한인 여가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경험한 이야기를
토크쇼에서 들려주는데 누가 한국식 발음으로 골프라고 하기에
알아듯지를 못하다가 그게 골프라는걸 한참후에 알고는
미국 본토 발음으로 아~ 고올~프 라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매우 기분 나빠하더라는겁니다
그후로 한국식 발음으로 골프라고 했다더군요

이런 습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고졸출신이 라는 말은 욕에 가까운 말입니다
멸시받는 느낌을 스스로 가지게 되는거지요
그것도 학벌이 매우 높은 사람에게 듣는다면 말이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벌을 중시하긴 합니다
특히 병원에가면 병원원장이나 의사가 어느대학 출신인지부터 확인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까요
고졸출신 의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그 병원 문닫는건 시간문제가 아닐까요

박사님이 고졸출신이 라는 단어를 썼다는 자체만으로 기분나빠하는것은 우리나라에선
매우 당연한 일인겁니다
왜냐면 그들스스로가 자신보다 학벌이 낮은사람을 멸시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거지요

궂이 학벌이 아니라 하더라도 십원짜리를 부끄러워하고 멸시했다면 당연 그렇게 느꼈을겁니다.

그런데 그게 우연인지 아닌지
십원짜리로 계산하고 실컷 멸시당한후 몇일있다가
외환위기로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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