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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들어도 싫지 않을 행복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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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찬수 작성일11-09-04 22:22 조회8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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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들어도 싫지 않을 행복한 이야기


 엊그제 그러니까 9월 2일 오후 3시에 있었던 일이다. 오래간만에 서울 집에 들렸다가 이웃에 사는 후배 L을 만났다. 그는 나보다 5살 아래인 66세인데 중절모를 쓰고 있었다. 점잖아 보여서 좋긴한데 한여름에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걸 보면 그 나름대로 조상부터 내려오는 전통(?)의 고충이 있는 모양이라 여겨졌다. 지금은 병약하지만 후배 이군의 아버지는 올해 89세이신데 6.25 전엔 경남 창원군 진전면 오서리(지금은 행정구역이 마산시로 편입되었다고 함)에서 학교 교감선생님으로 재직하신 덕망있는 교육자이시다.

그날 오후 후배에게 들은 희소식 하나는 그의 둘째 아들이 지난해 사법고시 전 과정에 합격했다는 사실이었다.이군은 H대학 법학과 생이었는데 마을 이웃에 같이 살 때 출퇴근 시간에 가끔 만나는 정도였는데 인사성이 밝아 나의 귀여움도 많이 받은 총기있는 학생이었다. 그는 태도가 반듯하고 자신있는 표정에 특히 안광(眼光)이 매우 빛났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는 면학에 열중하여 그의 일차적 인생 목표설정 고지에 거뜬히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는 지금 군 복무중이라 했다. 아들의 소식을 듣는 나는 손바닥 까지 비벼가며 덩달아 매우 기뻐 하였다.

10여년도 전에 한번은 내가 출근시에 버스,를 같이 타고 간 적이 있었다. 몇가지 물어보는 나의 질문에 그는 성실하게 대답하였다. 가정 현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참으로 소신이 당당하여 보였다. 나는 그의 자세를 보고 앞으로 그가 반드시 우리사회와 국가에 꼭 필요한 재목이 될것이라 예언하며 그의 어께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그의 아버지, 그러니까 나의 마을 후배는 오랜만에 만난 나를 반갑게 대하면서 기쁜 표정으로 아들 이야기를 하였다. 좀 과하여 내가 듣기에 어색해 한 점은 내가 해준 일도 없는 듯 한데 나를 몹시 고마운 사람으로 감사하는 말을 하였다. 아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다 지나가 잊혀졌던 그 아들과 나의 버스안 이야기를 꺼내며 "그때 내 아들 등교시 형님의 격려 말씀이 없었으면 아들이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라는 감사어린 얼굴 표정의 진지한 말이었다. 후배 아들 이군은 나의 말을 잊지 않고 그날 귀가하여 아버지에게 까지 전했던 것이라니! 그리고 공부 할 때마다 이웃에 사는 수학선생님의 말을 마음속으로 깊이 명심했다고 하니....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예상치 못했던 과거의 스쳐지나가는 촌각의 일인 나의 한마디 격려말의 씨가 이렇게 후일 미담으로 나에게 기쁘게 되돌아 왔다. 듣는 내가 행복하였다. 걸출한 후배의 아들이 앞으로 우리 국가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라고 나는 예견하고 있다. 그의 장도에 축복과 영광이 가득 하기를 나는 하느님께 기구한다. 우리기성세대가 사회적으로 할 일은 우리의 후대 청년들의 기상을 진실된 마음으로 그의 장점을 발견하고 진취적으로 격려해 주는 일이 제일가는 대화법 처신이 아닌가 여겨 졌다. 스쳐지나간 일을 다시 생각해 본 좋은 귀가 길, 춘천 복수 전철안에서 요즈음 나의 처신인 나라에 감사하는 "지공대사"의 오후 한 때 였다. / 화곡 김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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