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연구소 홍콩사무소(동아일보社 소속)에서 各國의 경제자유구역(FEZ)에 英語로 전화를 걸어 담당자 인터뷰를 시도하는 실험을 했다. 질문내용은 조사대상국 FEZ의 토지조성 원가,투자과정 및 소요기간 등 5가지 항목이었는데 中國 天津(텐진) FEZ는 즉각 영어로 답변했고 싱가포르는 한 사람을 바꿔어 답변했다. 러시아, 폴란드 역시 어려움 없이 답변을 얻었다.
그런데 韓國의 진해는 31번만에 겨우 답변을 얻는데 성공했고 인천은 22회, 광양만은 18회만에 답변을 얻었을 수 있었다. 31번이나 사람을 바꿔가며 답변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정말 투자할 생각이 있어도 지쳐서 그만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韓國의 어떤 FEZ에서는 영어질문에 무조건 전화를 끊는 곳도 있어 할 수 없이 韓國語로 질문하자 그제서야 겨우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진다.
FEZ에서 이런 정도니 서울의 유명대학이나 종합병원, 정부종합청사, 법원, 검찰,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정부기관에 영어로 전화했을 때의 반응은 더 답답할 것이다.
중국이나 몽골의 관리들은 영어로 질문하면 즉각 영어로 답변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데 일본과 한국에서 정부관리들이 영어로 답변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신기하게 보일 정도로 일본인 한국인들의 영어실력은 세계최하위에 속한다.
왜 그런가에 대한 설명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정답은 일상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년전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 강의를 영어로 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이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한 사람들이 바로 美國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온 교수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신들의 형편없는 영어실력이 들통날까 두려워서 그랬을 것이라는 건 不問可知다.
일반인들은 미국이나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면 영어 하나는 능통하게 잘 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영어 못하는 미국박사, 영국박사는 수두룩하다. 어떻게 공부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는지 그게 나는 늘 궁금하다. 정부기관에 근무하는 내 친구중에도 해외학술회에 참가하라는 지시에 일주일 전부터 영어스트레스로 식사를 제대로 못한다는 미국박사도 있다.
꼭 10년전 내가 처음 英語공용화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을 때의 반응은 매우 냉담했었는데 지금은 공감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년 사이 영어 常用의 필요성을 일반인들도 많이 느끼게 된 것 같다.
지하철안에서나 산책길에서도 英語로 대화하는 젊은이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아마 부모따라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아이들이라 생각되는데 환경만 바꾸어주면 저렇게 잘 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왜 영어를 못할까 그리고 영어때문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부담과 시간허비를 해야하나 생각하면 정부의 교육정책과 정치인의 교육무관심에 개탄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지난 대선때 어느 후보의 측근이라는 국회의원에게 대선공약으로 '영어전용 TV개설'을 넣어라고 했더니 '그런 소리 하지도 마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이가 없었다. 자신은 어릴 때 미국가서 공부하고 온 경력으로 이 땅에서 국회의원도 하고 어느 후보의 측근행세도 하는 사람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깎아먹는 제일 큰 요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으로 항상 나타나는데 그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뭘 생각하며 선거때마다 선심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정치인들이 왜 영어교육에 대해서는 항상 구름잡는 소리만 하는지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言語는 아주 어릴 때 시작하지 않으면 익숙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 점에서 '英語전용TV'를 개설해서 뉴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코메디, 토크쇼 같은 것을 이럴 때 부터 듣고 자라게 하면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대선때마다 무슨 市를 만들겠다, 무슨 국제공항을 만들겠다, 대운하를 만들겠다 등등 콘크리트를 쏟아붓는 토목공사 공약은 홍수를 이루지만 국민들의 영어갈증을 해소할 방안을 연구하는 정치인은 하나도 없다.
통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英語는 더 이상 외국어가 아니라 地球語로 자리잡은 지 오래되었다. 영어구사능력이 고소득 직종에선 필수가 된지 오래라 '영어능통자=고소득자'라는 등식앞에선 어느 누구도 자식 영어교육에 무관심할 수가 없고 따라서 영어교육비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부담도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나게 강하던 프랑스도 이런 현실앞에 무릎을 꿇고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를 시작한지 오래되었고 實利에 밝은 중국정부도 이미 오래전부터 영어교육에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중국의 명문대생들중 우수한 학생들은 미국강의실에 바로 들어가 영어강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미국의 IT산업은 印度人들이 철수하면 그대로 붕괴될 정도로 印度人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IT강국이라는 韓國에서 온 사람은 매우 드물다. 英語를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노동시장도 점차 벽이 허물어지고 이에 따라 능력있는 인재들은 국경을 넘어 소득따라 움직이는데 한국은 언제까지 이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 우리 끼리 경쟁하고 살런지...
우리가 우습게 보는 아프리카도 대학출신이라면 영어는 기본이요 프랑스, 독일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는 게 보통이다.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가 아니라 지구공용어요 생존의 무기다.
영어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