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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계곡에서 탈출하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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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1-23 00:06 조회1,2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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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계곡에서 탈출하다 

수색 중대원들은 캄캄하고 낯선 앙케 패스 깊숙한 산속 골짜기에 고립되었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구출 작전을 요청하였다.

초조한 심정으로 연대 상황실을 호출하였다.

중대 무전병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 호출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앙케 패스 계곡은 워낙 깊은 골짝이라 응답은커녕 P-25무전기에서는 “쒜! 쒜!~”하는 소리만이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이처럼 무전교신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고 난감한 일이었다.

무전병!

“응답이 있을 때까지 계속 호출해 봐!”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 회수작전으로 특공대로 내려갔다가 초죽음이 되다시피 해서 방금 돌아온, 유일하게 장교로서 혼자 살아남은 제3소대장 정 종 태 중위가 무전병을 다그치며 독촉하였다.

P-25무전기의 “쒜!~쒜!”하는 소리와 무전병의 연대 상황실을 호출하는 소리가 뒤섞여서 계속 들려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황은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배수로 쪽에만 모여 있지 말고 도로를 중심으로 해서 산개하여 두 명씩 서로 등을 붙이고 있으라고 명령하였다. 한쪽은 한 사람이 180도를 담당할 수 있으니까 두 명이면 360도 방향을 다 경계가 가능하다.

상부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최정예 수색중대답게 너무 겁먹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서 철저히 경계 하라.”

보다 못한 제2소대 임시 소대장인 정 규 삼 중사가 분대장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이때였다.

앙케 고개 19번 도로 좌측 캄캄한 숲 속 어둠 속 너머에서 “부 시 럭 부 시 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적들이 다가오는 줄 알고 쥐 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공포에 떨고 있었다.

이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나지막한 한국말로 수색중대를 부르고 있었다.

“수색중대!”

“수색중대!”

“대답하라!”

그 다급한 소리는 상대가 누구이든 한국말이란 그 자체가 구원의 소리였다.

“여기다, 여기야!”

어둠 속을 빠져나와 다가온 사람은 제1중대 전술기지에 파견 나와 있는 지원중대 소속 천사와 같은 전우들이었다.

고립된 수색 중대원들을 해발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까지 길 안내를 해주려 내려 왔다고 했다.

수색중대 길 안내를 해 주려 내려온 천사와 같은 전우들은 지원중대소속으로 안면이 있는 잘 아는 전우들이었다.

원칙적으로는 길 안내 임무는 제1중대의 담당 임무인데도 불구하고, 기갑연대 책임 전술기지에 근무할 때 인접해 있었던 수색 중대원들과 잘 알고 지냈다는 인연을 들어,

“수색 중대원들을 잘 아는 사람이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는 제1중대장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길 안내를 하러 내려 왔다고 했다.

수색 중대원들은 안면이 있는 지원중대 소속 전우들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만나자, 마치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이 살아 돌아온 만큼이나 반갑고 기뻤다.

이런 분위기의 반전으로 지금껏 공포에 떨며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도 좀 안정을 찾는 것 같았다.

수색 중대원들은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그 천사와 같은 안내원 전우가 안내하는 대로 해발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쪽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Q-커브 지점에 행방불명되고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그곳에 그대로 남겨 두고 철수 할 수밖에 없었다.

행방불명 된 전우들을 구출하지 못하고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이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그러나 별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이때, 앞에서 전달이 왔다.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 주변에는 부비트랩과 지뢰가 많이 매설되어 있으니까.

각자 조심하고 앞 사람의 전달을 잘 받아 라고 했다.”

안내하는 앞 전우가 지뢰와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는 지점을 뒤따라오는 수색중대 전우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지뢰와 부비트랩을 피하여 한 발짝씩 한 발짝씩 나아가느라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천만 다행인 것은 먹구름 속에 숨어있던 십자성이 수줍은 듯 얼굴을 반쯤 내밀어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희미하게나마 앙케 협곡을 밝혀주었다. 수색중대가 철수작전을 수행하는데 여간 도움이 되는 게 아니었다.

<수색중대가 붉은색 선을 따라 앙케 협곡에서 제1중대 전술기지까지 철수한 루트>

온 몸에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맹호 기갑연대 수색중대는 천신만고 끝에 해발 600고지에 위치한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벌써 밤 12시가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그 때까지 점심과 저녁을 먹지 못해 허기가 지고 배가 몹시 고팠다.

가지고 있던 전투식량 (C-레이선) 한 통으로 대충 허기진 배를 채웠다.

제1중대장 김 종식 대위가 우리 수색중대원들이 사용 할 벙커(내무반)를 안내해 주었다.

일 개 소대병력이 사용하던 벙커를 수색 중대원들에게 임시로 사용하라고 했다. 일 개 소대병력이 사용하는 벙커를 일 개 중대 병력이 사용하려니까.

말 할 수 없이 복잡하였다.

비록, 어제 19번 도로 Q-커브전투에서 약 7명의 전사자, 후송 1명, 행방불명 3명으로 열 한명이란 인원이 줄었다 하지만, 일개 중대가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불편하였다.

내일이 걱정되어 잠이 오지 않았다.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이라도 수습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여 긴장과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온갖 생각이 다 떠올랐다가 지워지곤 하였다.

잠자리까지 불편하였다.

이렇게 뒤척이다가, 전날 낮에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피로가 몰려와서 눕지도 못하고 배낭에 기대어 쪼그리고 앉은 채로 그대로 깜박 잠이 들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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