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기자가 자신의 닷컴에 5.18 광주 폭동에 북한군의 개입은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아주 간명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조갑제 기자는 전부터 일관되게 5.18 북한 개입설을 부인해 왔다고 하는 데 이 번에는 그의 주장의 종합 결정판이라 할 만한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조 기자님의 주장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광주 폭동에 북괴 일개 대대 규모의 병력이 개입하였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 의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첫째,  광주 현장에 수백명 규모의 병력이 파견되었다면 그런 정도의 병력 이동이 우리 군의 경계망에 걸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둘째, 북괴 병력의 2/3가 죽었다는 주장이 있는만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시체가 발견되었어야 하며 우리 군에 보고되었어야 할 것인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셋째의 주장. 이것이 조기자님이 북괴의 5.18 개입설을 부정하는 가장 강한 증거로 보입니다만 북괴의 폭동 개입 사실이 조기자님을 포함한 기자들의 눈에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조기자님은 북괴의 개입 사실이 자신을 비롯한 기자들의 눈에 띄지 않았으므로 북괴의 개입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것-기자의 눈에 포착되지 않은 사실은 사실로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은 역으로, 기자의 눈에 띈 것은 사실이 아닌, 가공되고 조작된 사실일지라도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아주 위험한 발상, 인식이 아닐 수 없는 것인데 조기자님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조기자님은 북의 개입이 기자의 눈에도 군대의 눈에도 보이지 않았고, 북괴의 손실 병력, 사망자도 남아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북괴의 개입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이며 미신이며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조기자님의 주장은 약간의 상식을 가지고 생각해 보아도 얼마나 얕은 수준의 인식인지를 단 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조기자님은 대규모 병력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북괴의 광주 개입이 비밀 작전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말입니까. 비밀 작전이 기자의 눈에 띄고 우리 군의 눈에 포착되는 것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누가 비밀 작전을 공공연하게 눈에 띄게 합니까.

천암한 사건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건 발생 50일이 지나고 있어도 북괴의 소행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북괴 작전 정찰국 요원 한 명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최고의 고도 작전 비밀 요원들이 기자의 눈에 띄고, 우리 군의 눈에 띄고 일반시민의 눈에 띄게 침입을 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북괴는 그냥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단순한 발상인 것 같습니다.

둘째. 조기자님은 대규모 병력이 내려왔다면 대규모 전투가 발생하고 사상자 보고도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보고가 일체 없었다고 했습니다.
 
조기자는 북괴의 비밀 작전을 정규전으로 이해하거나 북괴 파견 병력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괴의 병력은 정규전 병력도 아니고 그들의 목적은 유언비어 배포, 폭동 배후 조종, 은밀한 사태 조작 폭동의 확대에 있었다는 생각은 왜 아니합니까. 그것은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이해 아닙니까.

조기자님은 광주 폭동에 관한 일에 있어서는 과학적인 안목을 상실한 것 같습니다.

조기자님이 북괴의 광주 폭동 사실을 증거 폭로하는 수많은 저술 자료를 일체 읽어 보지 않았다는 사실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님은 광주 사테에 관한 한 너무나 빈곤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5.18에 관한 한은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물론 조기자님이라도 인식의 빈곤을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한 편의 글은 조기자님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의미깊은 단초를 제공해 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가 5.18의 불법성 이적성을 부인하고 5.18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전두환의 집권을 부정하는 사람임에 분명하게 될 것이고 또 5.18에 바탕한 김대중 정권의 탄생도 지지할 것임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 예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상당한 의혹을 불러 일으켜 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여하튼. 저는 이 번 조기자님의 글은 

조갑제 대기자가 북괴 개입설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5.18 북괴 개입설은 황당무계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기 보다는

조기자님이 매우 얕은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 5.18 북괴 개입설을 부정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혀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기자님은 5.18에 대한 이해력, 지식, 분석력, 판단력이 거의 결여된 분이라는 사실을.

결국 조기자님은 나는 5.18에 대해 이 정도로 밖에 이해하고 있지 못하니 5.18에 관한 한에 있어서는 더 높은 권위의 분에게 일임하고 싶다는 내심을 토로한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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