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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예감이 좋지 않다[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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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2-08 00:08 조회30,43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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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예감이 좋지 않다

인간 김 종일 하사의 파란만장한 인생사 이야기를 듣고 보니, 유별나게 카리스마가 있고 두둑한 배짱과 두려움이 없는 것이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권 병장도 최 병장처럼, 만인이 우러러본다는 선망의 대상인 장군감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였다.

또, 너무 존경스럽다고 슬쩍 추겨 세웠다.

그리고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전투에서도 잘 적용되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는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으스대더니, 주먹으로 싸우는 것이나 총 들고 싸우는 것이나 싸움박질 하는 것은 매 마찬가지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여기는 예감이 좋지 않다.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자”고 재촉했다.

제3분 대원들이 머물고 있는 이곳은 능선이 활처럼 휘어진 638고지를 기준으로 해서 좌측에는 600고지에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가 포진하고 있었다.

우측에는 638고지에서 흘러 내려온 600고지 보다 조금 낮은 588고지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었다.

또, 앞쪽에는 638고지가 제일 높게 우뚝 솟아 있었다.

그리고 뒤쪽에는 퀴논에서 앙케 고개를 거쳐 플레이쿠 쪽으로 가는 19번 도로가 위치해 있었다.

물을 찾아 무작정 따라 들어오다 보니, 좌측에 위치해 있는 600고지와 우측에 위치해 있는 588고지 사이 깊은 골짜기까지 깊숙이 들어오고 말았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플레이쿠 쪽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있었다.

어둠이 서서히 638고지 밑 깊은 골짜기를 휘감고 있었다.

고지와 능선보다 일찍 제3분 대원들이 머물고 있는 깊은 골짜기에는 안개처럼 어둠이 짙게 내려 깔리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분대장 김 종일 하사는 바짝 긴장을 하였다.

더 이상 어둠이 내려 깔리기 전에 빨리 이 깊은 골짜기를 벗어나야 된다고 하였다.

그는 불같은 재촉이 성화같았다.

서둘러서 김 영진 병장을 첨병에 지명하였다.

부 첨병에는 권 준 병장이 서고, 중앙에는 분대장 자신이 위치하였다.

그리고 맨 후미에는 부분대장인 최 지원 병장이 주위를 경계하며 따르게 하였다.

분대장 김 종일 하사는 일렬 전술종대작전으로 사단장 전용헬기와 병원헬기가 이륙했던 장소로 되돌아 나가서 소로를 따라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 정문으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그 지시가 떨어지기 바쁘게 최 지원 병장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여기서 곧장 올라가면 될 것을 구태여 멀리 돌아 갈 필요가 뭐 있어?”

좌측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로 여기서 직선으로 곧 바로 올라가자고 제안하였다.

사단장 전용헬기와 병원헬기가 이륙했던 장소까지 갈 시간이면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 충분히 도착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림 속에 파란색 선이 분대장이 지시한 철수루트, 빨간 선은 최 병장이 제안한 철수루트>

최 병장의 제안에 권 병장이 나섰다.

“어디! 첨병 잡을 일 있나?”

그렇지 않아도 첨병을 서야하는 김 병장은 계속 물을 찾기 위해 그 높은 나무를 오르내리느라 지칠 대로 지쳐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이렇게 지쳐있는 김 병장을 또 다시 가시덤불 정글 속을 헤치며 새로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간도 생각보다 훨씬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하였다.

계속 이렇게 무리한 임무를 수행하게 하면 김 병장은 과로로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 같은 이유로 권 병장은 최 병장의 제안에 반대했다.

권 병장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분대장 김 하사도 직선으로 쉽게 올라갔으면 좋기는 하겠지. 하지만  가시덤불 정글 속을 새로 길을 뚫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제1중대 전술기지 주변에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과 적들의 침투를 막기 위하여 뿌려놓은 M-14 대인지뢰가 더 큰 문제라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조금 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 들어올 때 개척해 놓은 소로를 따라 되돌아 나가서 제1중대 전술기지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하였다.

처음 지시했던 작전 그대로 강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굽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는 최 지원 병장 이론보다 조직을 운영해 본 분대장 김 종일 하사의 작전이 현실에 잘 부합하는 것 같았다.

분 대원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으로 정신마저 몽롱한 상태였다. 지칠 대로 지쳐버려 이제 한 발자국도 떼어 놓기 힘들 지경이었다.

천근만근이나 되는 몸을 이끌고 사력을 다 해 사단장 전용헬기와 병원헬기가 이륙했던 앙케 고개 19번 도로 옆 개활지에 겨우 도착 할 무렵이었다.

이때,

분 대원들이 시체 썩은 물을 먹고 토해 내고 난 후, 힘없이 앉아 머물고 있었던 바로 그 둑길 쪽에서

“따 콩! 따 콩!~”

A K-47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첨병으로 앞에 먼저가고 있던 김 병장이 갑자기 푹 쓰러졌다.

부 첨병으로 뒤를 따라가던 권 병장은 깜짝 놀랐다.

얼른 김 병장이 쓰러져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큰 소리로 울먹였다.

“김 병장! 왜 그래?”

“김 병장이 총에 맞아 죽은 것 같아!”

“어떻게 해!”

“어쩌면 좋아!”

김 병장이 적들의 저격수들이 쏜 A K-47자동소총에 맞아 죽은 줄 알았다.

“씨 팔! 목이 타 들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곧바로 소도산 전술기지로 철수하는 건데!”

물을 찾아보자고 했던 분 대원들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권 병장은 대성통곡하며 목 놓아 엉엉 울고 있었다.

중앙에 위치해 있던 분대장 김 하사는 뜻밖의 사태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다급히 후미에 있는 부분대장 최 지원 병장에게 남은 분 대원들을 청음초 경계를 내 보내 본대를 철저히 경계를 하라고 지시하였다.

분대장은 쓰러져 있는 김 병장 곁으로 급히 다가갔다.

김 병장이 A K-47소총에 맞고 쓰러진 줄 알고 상처부위를 살펴보았다.

몸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찾아보았다.

상처부위를 빨리 찾아야 압박붕대로 지혈을 시켜 응급조치를 할 수 있을 테데 하였다.

분대장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상처부위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총에 맞은 상처부위와 핏자국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 시 한 번 더 상처부위를 자세히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총을 맞은 상처부위와 핏자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병장은 총에 맞은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분대장이 말했다.

과로로 쓰러진 것 같다고 하였다.

좀 안심이 된다고, 그는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한 번 쓰러진 김 병장은 좀처럼 깨어나지 않았다.

쓰러져 있는 김 병장을 흔들어도 보고 뺨을 찰싹찰싹 때려도 보았다.

하지만 김 병장은 꼼작도 하지 않았다.

분대장 김 하사는 무척 당황해 하였다.

“이럴 때 물이라도 있었으면 얼굴에 확 부어버리면 깨어날 텐데 ……”

“어디! 물가진 사람 없어 하였다!”

분대장이 외치는 소리에 옆에서 울고 있던 권 병장이 갑자기 울음을 뚝 그쳤다.

“씨 팔! 물을 버리라고 해서 짱박아 놓았던 물까지 다 버리고 말았는데, 물이 어디 있게 어 하고 울분을 토했다!”

“지금, 내가 당장 달려가서 송장 썩은 물이라도 떠 오겠다”

극도로 흥분한 권 병장은 후미의 최 병장 쪽으로 달려 나가고 있었다.

분대장 김 하사는 최 병장을 불러서 권 병장이 물 뜨러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 못가도록 붙잡으라고 소리쳤다.

최 병장은 씩씩거리며 달려오는 권 병장 앞을 가로 막으며, 위험한 곳이라고 못 가게 붙잡으며 극구 만류하려고 할 순간이었다.

김 병장이 죽었다는 엄청난 충격에 눈알이 확 뒤집힌 권 병장은 갑자기 M-16소총을 최 병장에게 들이대면서 비키라고 소리쳤다.

최 병장은 권 병장의 행동이 완전히 이성을 잃고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급히 옆으로 비켜섰다.

일촉즉발의 순간, 권 병장은 M-16자동소총 잠금장치를 풀고 적들의 A K-47총소리가 들려 왔던 곳을 향해

“개 씨 팔 새끼들! 나와라!”

“다 죽여 버리겠다!”

욕지거리를 섞어

“히! 히히!~” 히죽히죽 웃는 모양이 금세 큰일을 낼 것만 같았다.

“탕! 탕!~”드르륵 “텅! 텅!~”총을 마구 쏘아대는 권 병장을 보고,

“완전히 미쳐 구만 미쳤어!”

최 병장이 빈정거리니까

“그래! 나는 미쳤다!”

“나는 완전히 미친놈이야!”

“목이 말라 돌아버릴 것만 같아!”

“내 미 씨 팔!”

“총 맞아 죽으나!”

“굶어 죽으나!”

“목말라 죽으나!”

“죽는 것은 매 마찬가지야!”

횡설수설하는 것이 완전히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김 병장이 전사했어!”

“영진이가 죽고 말았어!”

“어떡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땅에 철썩 주저앉아 또다시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 계속 -

댓글목록

금강인님의 댓글

금강인 작성일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메어지네요.

안케님의 댓글

안케 작성일

금강인 님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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