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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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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6-04-30 02:09 조회2,3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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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니카 추억 
 

내가 살던 구둔 마을
최근 경기도가 영화마을로 지정했다
해방 후 문명의 발톱이 할퀴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미개발지역이라 한다

학교에서 하교하면
작고 해맑은 웅덩이에
너나없이 뛰어들어 잠수 수영을 하던
그 웅덩이가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그런데도 그 마을이 경기도가 지정한
영화마을이란다 

내리막길에서는 흰 연기를 내뿜고
오르막길에서는 검은 연기를 내 뿜으면서
칙칙 푹푹 중앙선을 오가던 검은 기차들
10세가 되면서 나는 그 철로 길을 참으로 많이 걸었다 

옥수수 반토막짜리 하모니카를
내쉬고 들이쉬면서
음에 도취했던 그 어린 시절 많이 그립다
신라의 달밤, 나그네 설움, 백마강 달밤. . .
이런 노래가 어린 내 가슴에 필을 주었다 

내가 가는 곳마다 메리 도끄
똥개들이 따라 다녔다
나는 대장이었다
내가 사과나무 밑에서
텐트를 치고 영어책을 읽으면
똥개들은 귀를 쫑끗하고 들었다 

내가 그들을 아는 척하면
그들은 즉시 달려와 몸을 부비었다
이리 가면 사과 열매가 있고
저리 가면 배 열매가 태동하고
또 저리 가면 자두가 있고
오얏과 복숭아가 있는 종합 과수원집
그 집이 무척 그리울 때
요새는 많다 

그런 과수원
나에게 또 있을까
아마 영원히 없을 것 같다
오직 정신적 과수원만 있을 것 같다
푸근하고 정다운 가슴에서만
곱게 가꾸어질 수 있는
내 어린 시절의 정신적 종합과수원
그런 가슴 세상 범람했으면
참 좋겠다

 

2016.4.29.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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