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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놓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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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6-06 02:52 조회4,3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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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놓아 주세요

 

 오늘은 많이 슬픕니다

 슬픈데 눈물이 없네요

 슬픈데 이유도 없네요

 그 많던 눈물 

 이젠 고갈이 됐는가보네요 

 

 하늘에 여쭙니다

 왜 제게 이런 길 걷게 하시나요

 감옥은 왜 보내셨나요

 늙기만 해도 서러운데

 몇째 자식 벌되는

 아이들한테 쥐어 박히게 하시고

 하루도 거르지 않게

 그 재미없고 피 말리는

 재판 문서 쓰게 하시고

 

 돈 강탈당하게 하시고

 온 방송을 동원해 욕하게 하시고

 가족과 자식들에게

 미안하게 만드시고

 생명에 위협 느끼게 하시고

 법원으로부터 받느니

 돈 물어라 집행유예다

 더럽고 지겨운 문서만 안겨 주시나요

 

왜 제게만 이리도 가혹하신 건가요

하필이면 왜 저인가요

이렇게 하시고도

더 괴롭히실 이유가 남아있으신가요

보이시나요

살점 다 뜯겨 나간 이 모습 

얼마나 더 뜯기게 하시고

얼마나 더 마음에

칼집을 내실건가요

 

이젠 견딜 힘 없습니다

놓아주실 때

아직 아니신가요

부탁합니다

이젠 절 놓아주세요

사는 게 축복이 아니라

지옥입니다

저 지옥이 이 지옥보다

더 지옥인가요

그래도 놓아주세요

이생이 참 지겹습니다

저승가면

또 따른 어른 계시겠지요

 

왜 하필이면 접니까

왜 절 상어 밥 되게 하셨는가요

혹시 제가 서울법정에서

몰매 맞는 모습 보셨나요

그런 모습

그 많은 사람들에 왜 보여 주셨나요

그 모습 바라보는 제 가족들 마음

헤아려 보셨나요

저는 그때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세상 고통 중에 젤 고통스런 게

무엇인지는 아시나요

수치심입니다

그게 가장 견딜 수 없는

고문입니다  

당신은 아시잖아요

그걸

그런데 왜 그렇게 하셨나요

도대체 무슨 억하심정 있으시길래 


얼마나 더 야생마에 매달아

거친 황야 위를 끌고 다니게 하실 건가요 

너무 지쳤습니다

보세요

이 몸을

흐르는 피를 보세요

만신창이 걸레 같이 조각난

이 살점들을 보세요

 

그렇게 해놓으시고

무슨 애국을 더 하라 하시나요

아닙니다

이건 아닙니다

제겐 남은 시간 별로 없습니다

이젠 좀 쉬게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끈을 놓게 해주세요

이젠 지겹습니다

더 이상은 아닙니다

 

하늘에 여쭙습니다

제가 바라는 게 있었나요

제게 욕심 있었나요

욕심 없게 만들어 주셨잖아요

근데 왜 제게 이토록 가혹하신건가요

이젠 뭘 많이 주셔도

전 이미 가을나비입니다

 

이젠 놓아주셔도

되잖아요

제발 좀 놓아 주세요

이제 놓아주셔도

당신은 제게 많이많이

미안하시잖아요

빌께요

그만 놓아주세요

잊지 마세요 꼭

 

2019.6.6.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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