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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관련株 외국인 팔고 개인은 샀는데…

입력 : 
2009-12-28 17:38:03
수정 : 
2009-12-29 07: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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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ㆍ한전기술ㆍ한전KPS 줄줄이 상한가 기록
외국인은 한국전력 780만주 팔아…추격매수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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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조원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소식이 28일 증시에서 원자폭탄급 위력을 발휘했다. 일부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원전주가 폭등했다. 주관사인 한국전력이 5.04% 올랐고 두산중공업, 한전기술, 한전KPS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시공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각각 4.56%와 3% 상승했다.

하지만 원전주의 '사자' 행렬에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가담했을 뿐 외국인들은 한국전력,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등 관련 주식을 팔아 치웠다.

◆ 원전 최대 수혜주는 두산중공업

= 이번에 원전 수주에 성공한 한국전력 컨소시엄에는 한국전력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원전 건설에서 맡는 역할도 다르고 얻을 수 있는 이익 크기도 모두 다르다. 국내 업체 중에는 한국전력이 원전 건설 전반을 주관하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시공을 나눠 맡는다. 또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요 기기 등을 공급한다.

이에 따라 수주로 인한 매출액 증대 효과에도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원전 공사 시 총 발주액에서 시공 업체에 20~25%, 기자재 업체에 65~70%, 설계 업체 등에 10~15%가 돌아간다. 따라서 이번 원전 공사 주요 기기를 공급하게 되는 두산중공업이 가져갈 몫이 가장 큰 셈이다. 업계에서는 순수 원전 공사비 100억달러 중 두산중공업이 32억달러를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55대45 비율로 지분 구성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 시공으로 현대건설은 12억달러, 삼성물산은 10억달러 매출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100억달러에 이르는 폐기물 플랜트 등 지원시설 공사에도 참여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총 매출액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26억달러와 2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장두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전 건설에서 주요 기기업체 영업이익률이 시공업체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자로와 터빈 등 주요 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이 원전 수주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외국인들은 탈 '원전주' 움직임

= 대형 원전 수주 소식에 관련 종목들이 폭등한 가운데 개인들이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받아간 것으로 추측돼 개인들이 또다시 뉴스에 상투를 잡은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원전 관련주로 분류된 한국전력,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 주요 종목들 매매 형태를 보면 개인과 기관들은 철저하게 반대로 움직였다.

먼저 개인들 움직임은 이들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된 창구 1위가 키움증권이었다는 데서 엿볼 수 있다. 키움증권을 이용하는 주식 거래자는 대부분 개인이다.

반면 각 종목 매도 창구에는 국내 주요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가 많았다. 개별 종목을 봐도 이들 움직임은 드러난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두산중공업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3만7000여 주와 42만8000여 주를 팔았다. 삼성물산에서도 이들은 각각 60만여 주와 약 43만주를 팔았다.

이와 함께 이날 전례 없이 터진 거래량 속에 주가가 전강후약 흐름을 보인 것도 개인들이 꼭지에 원전 관련주를 산 것 아닌가 하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기관 손을 많이 타는 대형주가 많은데 이들이 차익실현 차원에서 그동안 보유했던 물량 처분에 나섰다는 것이다.

원전 대표주격인 한국전력만 봐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28일 한국전력 거래량은 무려 1850만여 주. 최근 몇 년 동안 볼 수 없는 거래량이다.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 창구를 통해 물량은 쏟아졌고 역시 키움증권 창구가 매수 상위에 포진했다. 주가는 장 초반 상한가까지 직행했다가 계속 밀리더니 결국 5.04% 오른 채 끝났다. 장 초반 열띤 분위기 속에 한전 주식을 샀다면 하루 손실 폭만 10% 가까이 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780만여 주를 팔았다.

[김기철 기자 / 문수인 기자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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