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클럽
 
 
작성일 : 17-01-11 11:07
불법의 평등 요구하는 게 ‘愛國보수’인가(동아일보 논설)
 글쓴이 : 지만원
조회 : 2,280   추천 : 154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불법의 평등 요구하는 게 ‘愛國보수’인가
김순덕 논설주간  

“최순실한테 물어보는 게 북한에 묻는 것보다 낫다”
“역대 대통령이 더 위헌 소지”
일부 보수층 탄핵 반대하지만 헌법엔 ‘불법의 평등’ 보장 없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지키려면 헌법재판소 결정 존중해야 

신문사가 광화문 한복판에 있어 토요일마다 애국시민들을 본다.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든 쪽과 태극기를 든 쪽은 표정부터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 쪽은 밝다. 이제 나라가 바로잡힐 수 있다는 희망에 찬 것 같다. 반면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 쪽은 나라가 망할 것 같은 비장한 얼굴이다. 나라 생각하는 마음은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다르지 않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태극기 쪽 발언을 들으면 불편하다(물론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석방 요구는 더 불편하다). 팩트를 신성시한다는 점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가 7일 청계천 집회에선 이런 발언을 했다. “조중동과 한겨레, 그리고 북한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까지 한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세운다. 언론이 한목소리를 내니 검찰, 특검이 따라오고 정치까지 휩쓸려 간다. 언론 독재다.”   

조 대표 같은 보수층이 분노하는 표면적 이유는 언론 오보에 박 대통령이 마녀사냥을 당한다는 거다. 백번 양보해 작년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의문이 있고, 최순실의 태블릿PC가 아니라고 치자.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취임 후 일정 기간 (최 씨의)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는 말로 사실상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시인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었다.  

이후 최순실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라 말아라 했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박 대통령은 참담하리만큼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다. 헌법재판소가 2004년 ‘탄핵이 필요한 중대한 법 위반’으로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했을 때’를 명시한 것과 지남철처럼 들어맞는다. 그럼에도 일부 보수층은 “최순실한테 물어보는 게 북한 김정일한테 물어보는 것보다 낫다”며 분노하고 있다.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표결에 앞서 북측의 의견을 물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더 나쁜데 왜 박 대통령만 탄핵을 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최순실이 좌지우지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 돈을 내게 한 것보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4억5000만 달러를 퍼준 것이 더 국익을 해쳤다는 주장도 뜨겁다. 측근 비리로 따져도 역대 대통령 측근 비리의 규모, 정도, 기간이 훨씬 무겁다며 억울해한다.  

맞는 얘기다. 그러나 과거 대통령이 더 나빴는데 왜 박 대통령만 탄핵하느냐는 지적은 남들도 다 교통위반 했는데 왜 나만 딱지 떼느냐는 말과 똑같다.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앞에 평등’은 합법의 평등이지 불법의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헌재도 “헌법상 평등은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2014헌바372).  

‘불법의 평등’을 요구하는 일부 보수층의 주장이 치명적인 것은 앞으로 어느 대통령이 어떤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를 해도 박 대통령과 견줘 보곤 탄핵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국민의식과 국내외 환경은 놀랍게 바뀌었는데도 이들 보수층만 과거를 기준으로 삼아 나라가 한 단계 도약할 길을 막는 것이 경악스럽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히 여기면서 헌정질서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이념이 보수주의다. 박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헌법도 무시할 작정이라면 자칭 ‘애국 보수’라는 말은 하지도 말아야 한다. 이제야 전 국민이 헌법정신과 법치의 엄중함을 절감하게 됐는데 국정의 사사화(私事化)가 별일 아니라니,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이 헌정유린과 정경유착이 판치는 ‘실패 국가’에서 살아야 한단 말인가.  

7일 서울 태극기 시위가 주최 측 추산 102만 명(경찰 추산 3만7000명)으로 광화문 촛불시위 60만 명(경찰 추산 2만4000명)을 능가한 큰 이유는 차기 대통령으로 갈수록 유력해지는 문재인 때문일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한미 동맹보다 대북 관계와 중국을 중시하는 그의 안보관을 믿을 수 없고, 이석기 석방을 외치며 촛불시위를 주최하는 세력의 진의가 불안하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이 잘했다는 건 아니라는 보수층에서까지 탄핵소추를 찜찜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이 진정 나라에 희망을 주려면 이런 보수층의 불안에 답해야 한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라도 세계에서 유례없는 안보 위기 속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진심으로, 자신의 머리로 고민해야 한다. 불법의 평등보다 더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체제의 평등, 남북의 평등을 믿는 듯한 문재인 진영의 인식체계다.   

김순덕 논설주간 yuri@donga.com


추천 : 154

 
 

Total 9,458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5.18 영상고발” 화보에 대하여 지만원 10-24 9123 426
공지 제71광수 황장엽, 기하학적 분석 (1) 노숙자담요 08-05 124636 468
공지 <5.18 大여적재판의 법정에 세울 채증자 명단> 노숙자담요 04-25 69564 1043
공지 5.18광주 북한침략군 집단광수 입증증거 (1) 노숙자담요 03-02 119625 531
공지 광수들의 신분 정리 지만원 06-10 199688 744
공지 5.18 광주에 왔던 북한특수군 광수들 자료방 (5.18 게시판) 관리자 06-24 148334 265
공지 5.18관련사건 수사결과(1995.7.18)를 공개합니다. 지만원 04-02 251224 753
공지 [안기부자료] 5.18 상황일지 및 피해현황 지만원 04-02 244450 722
공지 "신간 5.18 분석 최종보고서" 제주4.3반란사건" "솔로몬 앞에 선… 지만원 08-15 368575 1253
9458 지성 있어야 감천 있다. 5월9일까지 지만원 03-25 2917 322
9457 황교안 권한대행은 4.3추념식에 참석해선 안 된다(비바람) (2) 비바람 03-24 1399 151
9456 자포자긴가 아니면 요행을 바라는가? ( stallon ) (1) stallon 03-24 1282 133
9455 정규재에 경고한다 지만원 03-23 4089 321
9454 마지막 호소: 빨간사회를 파란사회로 지만원 03-23 2615 296
9453 강형주 서울중앙지밥법원장이 보내온 준비서면 지만원 03-23 1837 182
9452 남재준 전 국정원장 대선 출사표, 금요일 전쟁기념관 지만원 03-22 2757 185
9451 전단지 사무실에 쌓여 있습니다. 지만원 03-22 2306 223
9450 위험한 시국, 당신은 왜 싸우지 않습니까? 지만원 03-22 2774 272
9449 검찰, 박근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듯 지만원 03-21 2886 181
9448 광주 짐승들 518 유공자 장사 (기린아) (1) 기린아 03-21 2116 188
9447 언제까지 한국인들이 국제 불청객 돼야하나 지만원 03-21 2014 224
9446 내 독서법으로 본 박근혜의 포토라인 발언 지만원 03-21 2615 176
9445 ‘이번에는 야당이다’ 위험한 자포자기 지만원 03-21 2980 273
9444 정대협과의 민사소송 반소장 보정 지만원 03-20 1203 152
9443 5.18 가산점 10% 전단지에 사활을 걸자 지만원 03-20 3247 261
9442 문재인, 5.18민주화정신을 헌법정신으로 만들겠다 지만원 03-20 2130 179
9441 이번 선거는 바람선거 지만원 03-19 3148 316
9440 종북척결! 남재준이 납신다! (비바람) (4) 비바람 03-19 2384 256
9439 5.18유공자 가산점 과 싸우는 무진엄마(참깨방송) 지만원 03-18 2196 121
 1  2  3  4  5  6  7  8  9  10    


[HOME]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