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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재판부를 재판한다(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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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1-16 16:47 조회3,6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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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 구미리 제5땅굴의 실상
                                  -군과 SBS와의 재판-

 

군 고소인들은 " SBS가 사과문을 썼기 때문에 취하했는데 지만원은 왜 사실상 법정에서 SBS 가 이겼다고 했느냐"라는 항목을 꼬투리 잡았다. 이에 대해 나는 남부지검 창고 속에 보관돼 있는 “SBS와 군과의 재판사건” 파일을 문서송부촉탁 절차에 의해 복사 해다가 법원에 제출했고, 그 내용은 이래와 같다.  

2000년 3월 2일, SBS가 연천 구미리 제5땅굴의 실체를 뉴스로 보도했다. 3월 4일 국방부가 조사도 해보지 않고 서둘러 자연동굴인 것으로 발표했다. 3월 5일 SBS가 다시 뉴스추적 에서 잠수부가 촬영한 땅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SBS의 고철종 기자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보도하기까지에는 동굴과 시추와 폭파에 대한 국내 최고수준의 전문가들의 조사가 있었다. 100%의 전문가들이 분명한 인공 땅굴이라고 증언했고, 이름을 걸고 서명도 했다. 그런데 당시 대통령 김대중이 갑자기 나서서 "그것은 자연동굴"이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이 전면에 긴급하게 나서서 막을 치는 마당에 그 누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면서 진상을 밝히려 하겠는가.  

3월 8일 80여 개의 보수 시민단체가 연합하여 "보수국민연합땅굴진상규명추진위"를 만들어 8인치 시추공 5개를 뚫어 66회의 잠수와 13회의 촬영을 통해 상식인이 봐도완연한 땅굴임을 의심치 않게 하는 비디오를 작성했다.그 비디오에는 한국의 지질학계 전문가 대표들과 화약기술, 발파기술, 굴착 전문 분야 대표들의 전문적인 판단내용도 담겨져 있다.  

지질학 박사 우경식 강원대 교수, 지질학회 이사 권기옥 부사장(삼안지질), 이정배이사(주 신우엔지니어링사), 발파공법의 대가인 강전산(화약기술총연합회 회장), 굴착 전문가인 이상근 사장(다신쏘일테크), 제3땅굴 시추자 유태근 사장(동아수중 펌프) 등 한다하는 전문가들이 조목조목 자연동굴이 아니라는 것과 북괴식 발파공법에 의한 땅굴임을 밝혀주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힘을 얻은 국방부 땅굴 당국자들은 2000년 5월 2일, SBS를 상대로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소장을 냈다(2000가합6552, 정정보도 청구). SBS는 위의 비디오를 법정에 제출했고, 위의 전문가들도 법정에 나와 땅굴임이 확실하다는 식견을 진술했다. 위의 비디오를 관람한 한국지질학회에서도 땅굴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이에 김민석 재판장이 국방부에 요구했다. "SBS측은 땅굴이라는 증거를 제출했고, 전문가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국방부도 땅굴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출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가 진술을 확보하기 바랍니다". 국방부가 이에 응하지 못했다. 국방부 주장을 뒷받침 해줄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었다. 국방부가 코너로 몰려 패소하게 돼 있었다. 재판장은 SBS의 승소를 판결해야만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땅굴이 아니라고 한 것을 법정에서 공식적으로 땅굴로 판결하면 그 여파가 감당할 수 없었다 한다. 이렇게 해서 내려진 판결이 "강제조정"이라 한다. 이 재판은 사실상 SBS의 승리였지만 대통령과 맞서는 엄청난 파장을 고려하여 "강제조정"을 통해 2001년 5워 14일로 재판을 종결했다.  

                                  재판장에 의한 강제조정 

결정문의 내용을 보면 사실상 군의 땅굴 담당자들이 SBS에 무릎을 꿇는 내용이었다. 군이 제출한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SBS라는 한 방송사의 운명을 한 순간에 허물만한 위협적이고 굴욕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다. 첫째, 피고 SBS는 사건 판결 후 최초로 방송되는 SBS TV의 "8시뉴스" 프로그램 첫 머리 상단에 두 줄로 "2000년 3월 2.3.5일자 땅굴관련 보도에 한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을 계속 표시하고 그 아래 화면에는 다음의 정정보도문을 시청자들이 그 내용을 충분히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천천히 표시하면서 낭독할 것. 둘째, SBS는 이후 여하한 매체나 인터넷 등으로 땅굴에 대해 다루지 말 것 즉 땅굴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 셋째, 이상의 각 사항을 위반할 때에는 각 항에 대해 각 인당 1억원씩 배상할 것. 넷째, 소송비용은 모두 SBS가 부담할 것 등이었다.  

"8시 뉴스에 표시해야 할 정정보도분 내용"은 실로 무시무시 했다.  

1. SBS-TV 2000.3.2일자 보도된 "10년만에 또 땅굴 발견"등 외 2건의 관련기사 내용 중 마치 북한이 굴설한 인공땅굴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도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군의 명예와 사기, 단결은 물론 국민안보의식과 대군 신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되어 먼저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2. 군은 1975년이래 땅굴탐지 전담부서를 두고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하여 그 동안 땅굴탐사작업을 해와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여 왔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누구보다도 땅굴탐지에 대한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민의 제보가 있을 시에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철저하고 민첩하게 탐지하고 있으며,  

3. 민간제보자들의 제보에 의한 탐지내용과 군 자체 조사에 의한 탐지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국내외의 권위 있는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사실여부를 검토하는 등, 땅굴에 관하여는 국가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 탐지하고 있습니다.  

4. 2000.3.2 이후 서울방송이 계속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기도 연천군의 동굴도 군에서 수 차례에 걸쳐 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군이 파 내려온 인공땅굴이 아님을 확인하고 이를 공시하였으며,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탐사 내용을 조작하거나 관련사실을 숨긴 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 따라서 서울방송이 민원인들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하여 땅굴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적절치 않았으며, 본 방송으로 인해 그 동안 땅굴 탐지 작전에만 묵묵히 전념해온 군관계자와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 여러분의 명예를 손상시킨 데 대해 유감의 듯을 전합니다. 

이렇게 서슬 푸르던 청구취지와 군이 합의한 결정문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참으로 어이없을 정도로 군에 불리했다. 


                                      강제조정 결정문 내용
 

첫째, 군은 소장에 요구한 청구 내용 4개항 모두를 포기한다. 둘째, 여기에 추가하여 군은 제5땅굴 문제로 SBS에 민사 및 형사 소송을 하지 않는다. 셋째,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반면 SBS는 군에 “추후 모든 땅굴관련 기사를 보도할 때에는 "군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주겠다"는 취지의 "육군 정보참모부장 앞서신"을 써주고, 이 편지 내용은 일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서신내용은 단 두 줄이었다. ”지난 방송에는 군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유감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는 관련부서의 입장을 반영하여 보도의 공정성을 높이겠다.“ 군 담당자들은 이를 사과문이라 했다지만 ‘사과문’이라는 단어는 서신에 없었다. 사과문을 받고 SBS를 용서해 주었다는 군의 주장은 참으로 황당한 거짓말이었다.  

 

2014.1.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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