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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18 18:06
일본/미국 탓하기 전에 우리의 못남을 탓하자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212  
일본/미국 탓하기 전에 우리의 못남을 탓하자

필자는 주한미군이 우리에게 주는 수모들에 대해 때때로 분개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주한미군을 탓하기 전에 한국군부터 탓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민은 한국군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세금을 걷어줬다.

한국군은 인민군보다 4배 정도의 국방예산을 쓰고 있다. 그 엄청난 돈을 가지고도 한국군은 주한미군의 도움 없이는 나라를 홀로 지키지 못 할만큼 낙후돼 있다. 한국군이 제대로만 했다면 우리는 주한미군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를 점령했던 일본을 탓하기 전에 우리 선조들의 못났던 행동부터 탓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일본에 의해 강점됐던 18세기는 열강들에 의한 약육강식 시대였다. 그때에는 약육강식이 정상적인 세계 조류였다. 그런 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자기들끼리 모함하고 죽이면서 싸움질을 했다.

그런 행동을 가지고는 설사 일본이 아니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점령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못난 행동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말로는 IMF를 국치라 하면서도 지금의 정치인들은 어쩌면 옛날 이상으로 이전투구식 당파 싸움에 몰두해 나라를 망치고 있다.

옛날에는 총칼에 의해 국토를 점령당했지만 지금은 기술과 경영능력에 의해 시장을 점령당하고 있다. 국민들은 자각증세마저 느끼지 못한 채 일본 경제의 노예로 전락되고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민족보다도 더 과거의 못났던 행동이 야기했던 치욕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조금 밖에 모르면서도 모두를 아는 양 뽑내고, 자기만이 특별함을 자처하며 잘난 체하고 가진 체 했다.

일본인들이 "잘 모르니 가르쳐달라"고 고개를 읊조릴 때 한국인들은 고개를 쳐들고 아는 체 했다. 한국식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는 바로 모르면서도 아는 체 하려는 데서 유발됐다.

기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본 기업의 부장은 자기가 가장 먼저 기름을 칠해가면서 문제 부분을 관찰한다. 그 뒤를 이어 그의 부하들이 줄줄이 문제 부위를 관찰한다. 모두가 관찰을 끝내면 그때부터 토의를 시작한다. 한 사람의 관찰은 폭발력을 갖지 못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현상을 관찰하고 나서 토의를 하면 폭발적인 창의력을 갖는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없다. 부장급으로 승진하면 현장에 나서지도 않고 현장을 알지도 못한다. 현장위주의 경영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 경영, 서류 경영이 자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장은 부하들에게 자기의 약점을 표출시키지 않기 위해 담을 쌓는다. 부하, 동료, 상관, 외부인들에게 스스로 모른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한다. 모르면서 아는 체하기 때문에 날이 가고 해가 가도 새롭게 배우는 게 없다.

우리가 스스로를 못났다고 말하면 외국인들은 우리를 겸손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잘났다고 하면 외국인들은 "주제에"라고 비하한다.

여류 방송인 전여옥씨가 "일본은 없다"라는 책을 내서 일본인들을 폄하 했다. 이어령 박사가 "축소지향의 일본인" 및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라는 책을 내서 일본을 폄하 했다.

저자는 이들이 왜 한국인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고, 우리보다 객관적으로 잘난 일본을 폄하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일본인들이라고 앉아서 욕을 먹으려 하지는 않는다. 일본에서도 염한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한국인들을 더욱 못난 모습으로 폄하 했고, 그 결과 한국인들은 전여옥씨가 그렸던 일본인들보다 더 부끄럽고 못난 모습으로 그려져 일본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은 없다"의 시각과 대상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한다면 한국인들의 모습은 그들보다 몇 배 더 추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부터 한동안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학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꽤 많은 한국인들은 바로 지금도 외국 근로자들을 매우 비인간적으로 학대하고 있다. 수많은 사회사업가들이 지금도 담벽을 높이 올려 쌓고 그 안에서 힘없는 장애인들을 학대하고 학살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이어령 박사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경박단소(經博短小) 기술을 왜(倭)적인 것으로 폄하 하고 있다. 이는 폄하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이다. 깨알 만한 로봇이 우리의 혈관 속을 운전해 다니며 치료를 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도 작을수록 더 편해지는 것이 아닌가.

개인에게 인격이 있듯이 사회에도 문화라는 집합된 인격이 있다. 내 나라의 가치관과 인격을 존중받으려면 다른 나라의 가치관과 문화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위의 두 책들은 일본의 문화를 폄하 하기 위해 그 나라들의 어두운 구석들을 골라 더러는 왜곡된 시각으로 조명했다. 그런 어두운 곳들이라면 오히려 한국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이러한 식의 폄하는 응어리진 우리의 한을 얼마간 풀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누워서 침 뱉기 일뿐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일본을 폄하 해도 일본은 우리와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앞서가는 나라다. 그들이 조총을 가지고 싸웠을 때 우리는 활을 가지고 싸웠다.

60여년 전에 그들은 8만톤 급에 달하는 세계최대의 항공모함을 가졌다. 2차대전 때 그들은 그들의 손으로 만든 제로 비행기를 가지고 싸웠다. 우리는 그 정도의 비행기를 이제서 만들고 있지 않은가.

1957년에 그들은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다. 그들은 미국인들보다 먼저 워크맨을 만들었고, 미국인들보다 먼저 비디오와 비디오카메라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우리보다 4배 이상 잘살고 품질과 신용에 있어서는 세계 제1로 인정받고 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일본 국왕으로부터 "사죄"를 받아낸다고 해서 우리의 자존심이 회복될까? 우리가 사과를 요구할 때마다 아마도 일본인들은 "오죽 못 났었으면 저희끼리 쌈질만 하다가 점령당했을까" 하고 속으로 욕을 했을 것 같다. 결국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일 뿐이다.

필자는 일본을 추켜세우고 정당화시키려는 게 아니다. 일본과 한국의 위치와 위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발전에 필요한 올바른 시각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품질 1등국이 돼있는 그들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전후에 일본인들은 온갖 수모를 겪어가면서 미국인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미국의 공장 주위를 기웃거렸다. 그래서 오늘날 일본은 미국에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배우기 위해 그들처럼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200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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