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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18 19:30
율곡과 조달 낭비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112  
율곡과 조달 낭비

방위력 개선 사업과 조달 업무를 이해하는 데에는 이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전문성의 정도가 높을수록 극히 소수의 특정 간부들만이 독점하기 쉽다. 바로 여기에 견제와 균형이 요구된다. 과거에는 특검단이 있어, 자체 내에서 상당한 견제 세력으로 역할 했으나 1995년 소리소문 없이 전격적으로 해체해 버렸다.

국방부 감사실에 방위력개선 사업을 감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두겠다고 했지만 감사실은 옛날 감찰실 같은 것이어서 제보에 의해 단순 비리 사건들만 조사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방부 내에는 견제 세력이 전무한 상태다.

그러면 외부 감사는 견제력을 갖는가? 감사원도 청와대도 전문성의 결여와 비상주 감사로 인해 이를 견제할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전력증강 사업과 조달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 간부들의 독점적 전횡을 시스템적으로 견제할만한 세력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파행은 사실상 무궁무진하다. 최근에 우연히 스스로 솟아난 문제들만 보아도 파행의 정도가 무궁무진하며, 스스로 솟아난 문제보다 발견되지 않고 있는 비리가 매우 클 수 있다는 개연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군은 방위력증간사업, 조달업무 등에서 획기적인 발전 노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반면,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방산특조법 제3조는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5년 단위로 방산 기본계획서를 발간하도록 규정해 왔으나 1994년 이후 현재까지 발간되지 않았다. 군이 국산화에는 관심이 없고, "방산물자 지정 취소"에만 관심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산물자 지정제"이란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특정 제품을 생산 납품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가진 업체를 지정하여 금융, 세제, 수의계약, 70% 선수금 등의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제품을 국산화하려면 연구개발, 시험평가, 설비투자 등 엄청난 초기투자가 유발된다. 따라서 군은 5년간 지정업체에게 수의계약을 약속해 준다. 그리고 5년이 지난 다음에는 매 2년 단위로 계속 지정 여부를 심사한다. 지정이 취소된다는 말은 수의계약의 약속을 페기하고 공개경쟁을 시킨다는 말이다.

하지만 군은 현재 2년이라는 규정을 어기고 있다. 낯선 업체에서 민원을 제기하면 2년 시한을 기다리지 않고 그때그때 지정을 취소한다. 이는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다. 99. 6..14일 일반함정 외 198 품목이 "지정취소"되고 2000년3.13일 세열수류탄 외 19개 품목이 취소됐다.

지정된 업체가 취소되고 새로운 경쟁업체가 낙찰된 경우 상당히 많은 경우에 품질, 납기 상에 문제점을 발생시켜왔다. 여기에 내재할 수 있는 부정과 비리는 다음과 같다. 대개의 경우 새로운 업체가 담당자들과 접촉하여 유착관계를 형성한다. 그 담당자는 업자에게 요령을 일러준다. "민원을 제기하십시오".

민원이 제기되면 2년이라는 시한을 기다리지 않고 이미 지정돼 있는 업체를 지정취소 시키고 새 업자에게 납품권을 준다. 새 업체들은 대부분 능력 미달이지만 담당자들은 유착관계에 의해 객관적인 평가팀을 만들어 실사를 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실사를 하여 자격을 인정한다. 이런 업체들은 불양품을 납품하고 납기를 지연시킨다.

방산 물자란 눈감고 기계를 돌려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아니다. 오랜 동안 기술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해야 품질도 향상되고, 더 좋은 대체툼도 생긴다. 그런데 새로운 시도 때도 없이 새로운 업체들로 갈아치우면 기술은 육성되지 않고, 불량품만 양산된다.

중복투자로 인한 손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방산을 육성하는 길이 아니라 파괴하는 행위로 지적되고 있다. 업체 지정 취소가 악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단일 책임제와 실명제가 시급히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방위산업 분야의 장군급 간부는 심지어 부하를 보내 단체잔에게 수 백만원의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러한 불만의 소리는 지금 군간부들의 기강이 얼마나 흐려 있으며, 얼마나 자유롭게 독점적 파행을 저지르고 있는 지를 시사한다.

200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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