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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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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20 16:06 조회10,39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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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습니다.
자유수호를 위해 장열히 산화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형제 처자식도 그들의 충절에는 곁전이였습니다.
오직 불타는 장부의 기개 그 하나로 지옥같은 불밭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당신이 그렇게 목숨바쳐 지켜준 이 조국이 당신에게 무엇으로 보답했느냐고?

저들 호국영령들은 답합니다.
우리는 다만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랬노라고...
그것이 이땅에 사나히로 태어난 의무라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그 무슨 댓가를 바라고 이 한몸 던지지를 않았노라고....



꽃한송이 술한병 사들고 열대의 나라 이국땅에서 한줌재로 사라진 전우들을 찾아 헤맵니다.
사십년의 맺히고 맺힌 한스러운 통곡을 그들과 함께 쏟아놓기 위해 여기기웃 저기기웃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다닙니다.

저이는 맹호인가? 저이는 백마인가? 저이는 청룡인가?
1969년 월남에서 전사.....
딸랑 이 몇글자 옆에 왜 그들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모자에 어께에 부적처럼 달고 다니던
내 소속마크를 적어주지 않았단 말인가.



끝도없이 세워져 있는 비석들 사이로 간간히 흐느끼는 오열소리가 들립니다.
이제는 눈물도 매말랐겠지요.
철없는 아이들이 소풍온듯 뛰어 다니는 모습에 또한번 가슴에 검은피가 솟구칩니다.
이렇게 그들은 곧 잊혀져 가겠지요......

산다는것과 죽는다는 것.
영원히 풀수없는 이 화두속에 갇혀서 백팔번뇌의 끈을 놓지못하고 허덕이는 중생들의 삶
이라면 지금 반평도 않되는 돌무덤에 누워있는 전우들이나 아직은 살아있는 우리들이나
무어 그리 멀고 먼 간극일까요.



송곳처럼 내려 꽃히는 한낮의 따가움도 아랑곳 하지 않은체 백발의 할머니 한분이 아까부터
요지부동 망부석마냥 앉아 계십니다.
차가운 비석에는 <육군하사 이건열 >라는 이름석자가 선명합니다.
펄럭이는 촛불옆에 타고난 향재가 수북한걸 보니 아마도 아주 오래 그렇게 앉아 계신가 봅니다.

인사를 하고 잠시 비목을 향하여 읍한후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 얘기는 할머니께서 더듬더듬 하시는 사연을 정리해본 것입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이건열 병장은 부모님께 장문의 편지를 썼다.
월남에 자원하여 1년간 복무하면 전투수당이 나오므로 제대후 그것으로 대학입학금을 마련
할수 있으며 또한 이 기회에 아버지를 죽게한 공산당에 대한 원수도 갚을수 있으니 너무 걱
정을 마시라는 내용이였다.

.

파병된 이건열 병장은 수색정찰임무를 맡았고 수시로 야간 매복작전에 투입되었다.
크고작은 작전에 수없이 참가하였으나 다행히 별 사고없이 복무하던 중 불행은 한창 우기
철인 9월경에 일어났다.
수색정찰을 나갔던 이건열 병장의 조가 베트공의 역매복에 걸려든 것이다.

.

결국 이 전투에서 이건열 병장은 장열히 전사했고 가족에게 통보가 왔을때 그의 어머니는
평소 결혼을 약속했던 박인순 처녀와 근처 절에서 아들의 무운장구를 비는 백일치성을 드
리던 중이였다.



한줌의 싸늘한 재로 돌아온 아들의 주검앞에서 어머니는 혼절했다.
국립묘지에 안장되던 날도 울고 또 울다 또다시 정신을 잃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아품이 자식을 가슴에 묻는 다는 것인데...



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박인순 처녀는 그로부터 얼마후 돌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우연한 교통사고라 했지만 이건열 하사의 어머니는 자살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럼 저 사진은 언제 찍은겁니까?"
묘비앞에 세워져 있는 두 젊은이가 나란히 있는 사진을 보며 물었더니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둘다 처녀 총각이였으니 어찌 그냥 있겠어? 영혼결혼을 시켰지. 한풀이굿을 하는데
우리 아들과 저 처녀가 나타나서 고맙다며 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겠으니 아무 걱정
말라고 하더라구...잘 살께야. 암 잘 살고 말고..."



40여년을 할머니는 한결같이 그 머나먼 광주에서 이곳 아들의 안장터까지 명절때마다
올라 오신다고 했습니다.
아침 새벽같이 출발하여 국립묘지에 도착해서 묘지앞에 앉아 있다가 막차를 타고 내려
가신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둘째아들이 데려다 주어서 그래도 한결 다니시기가 편하시
지만 그도 현충일 뿐.
다른 때는 아직도 불편한 거동을 이끌고 아들의 묘를 찾는다고 합니다.
따가운 햇살에 짓무른 눈가가 너무 안타까워 좀 그늘에 가서 쉬시라고 해도
"우리 아들은 저렇게 햇볕에 있는데 위찌코럼 나만 그려. 갸는 내가 죽인거여.
내가 죽인거여...돈때문에 내가 죽인거여..."



슬픈고 애닮픈 사연들이 어찌 이 뿐이겠습니까.
멀리 마치 군대가 정열하듯 나란히 서있는 묘역들을 바라보며 그 하나하나에 맺혀있을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생각하니 또다시 가슴이 메어져 옵니다.



창자가 끊어지는 전쟁의 추억을 안고 살아남은 그때 그 전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
누워있는 전우들의 영전에 한잔술 올릴적에 소리없이 통곡했겠지요.

살아 있어도 산것이 아닌 전쟁의 상흔.
이제 얼굴은 온통 주름지고 걷는 걸음은 비틀거리니 영락없는 상 늙은이들이지만
그들 눈에 흐르는 눈물만은 뜨거운 것ㅡ
바로「조국애」 그것일 것입니다.



어쩌면 유월이 채 가기도 전에 사람들은 이곳을 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다음 다음 이날이 돌아오면 또 호들갑스럽게 검은 옷을 입고 향을 피우고 조총
을 쏘고 그렇게 눈에만 보이는 <행사>를 하겠지요.




그러나 이것만은 절대로 잊지 말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기 저곳에 줄마춰 서있는 비목아래,
진정한 대한민국의 사나히들이 잠들고 있음을....


현충일에 ㅡ

(자료제공:베트벳 글: 심대흥)




59.10.160.192 차경선<: 열병식하듯 서 있는 묘비앞에 오늘도 숙연한 마음으로 앉아계신 늙은 어머님의 모습에서 아들을 나라에 바치신 그리고 그 한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오셨을 우리의 부모인 저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애는 내가 죽이겨~~!!' 어머니는 자식의 죽음도 자기탓으로 돌립니다. 이제 늙어져 버린 우리도 그곳으로 하나 둘 갈것입니다. 삶과 죽음이 별거겠나?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드는것은 아마도 내가 가야할 날이 가까운 탓이리라.
가는게 두려운게 아니라 그들을 대할때 부끄럽지않은 모습으로 만나야 할터인데................그들에게 자랑할게 없는 내가 부끄러울 뿐이로세.........
-[06/08-15:27]-
최진현: 글을 읽으며 눈물을 닦아야 하는군요. 영혼결혼식...말만 들었는데 우리 전우가 그 주인공이었다니...ㅠ.ㅠ
선남선녀가 찍은 사진을 영정으로 놓고있는 광경이 하도 특이해서 최진사도 그 어머니에게 위로의 말을 하며 사연을 들었는데...또 아마도 살아있으면 여기 오는 전우랑 같은 모습으로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어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 비석 하나하나마다 모질게 한이 맺힌 사연이 많을텐데 그것을 외면하는 정부는 정말 배신감이 느껴집니다. 심대흥 전우님 사연을 쓰신다고 수고 하셨습니다. -[06/08-17:00]-
220.117.250.11 정재성: 심대흥 전우님의 주옥같은 내레이션을 다 읽고 나니 더욱더 엄숙해지고 숙연해짐을 느낍니다. 이 순간도 그렇지마는 현충일 날 현장을 돌아보면서 진정 산자와 죽은 자의 격간이 겨우 한 뼘도 돼 보이지 않음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즐비하게 늘어선 묘비의 지근에서 산자들의 이런저런 넋두리를 들으면서 말입니다. 현충일을 즈음하여 좀처럼 대할 수 없었던 의미 있고 정중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06/08-17:15]-
211.213.216.104 이문이: 현충일이 이젠 절절히 실감나네요...울산서 겉으로만 잘있습니다... 이제서야 컴 설치했답니다 남편손때가 남아있는데... -[06/08-17:38]-
58.239.186.109 황진순: 저의 중대 박격포와 월맹군 박격포간 치열한 포격전을 하고있던중 적의 82 미리 박격포탄이 등 바로뒤에 낙하되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불발되어 목슴을 건진 저는 이제까지 덤으로 살아온 삶은 먼저가신 님들이 계셨기에 ... 아침 6시경 현충원에 도착하여 전사하신 8 명의 전우님 묘비앞에 한송이 국화꽃을 올려놓고 많은 시간을 상념에 젖어 보았습니다.현충원에 잠드신 선후배 전우님 그리고 같이 전투하다 장열히 산화하신 기갑연대 1 중대 전우님의 명복을 빌어봅니다..심전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반가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06/08-17:45]-
59.10.160.192 차경선<: 이문이여사님의 댓글을 보니 반갑고 그간의 소식이 궁굼해 집니다. 아드님따라 울산으로 이사 가셨나 봅니다. 울산에서 겉으로만 잘 계시단 말씀이 마음에 걸립니다. 혹 건강에 이상이 있으시단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햐간 건강하시길 빕니다. -[06/08-17:50]-
121.166.23.49 김병장: 39년전 아들의 전사를 묻는 어머니의 눈물젖은 편지가 다시 기억이 나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현충일 동작동 2묘역 사수의 묘비가 손때가 묻어 변색된걸 보고 어머니의 눈물을 본것 처럼 마음이 아팠습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6/08-20:34]-
203.175.36.150 류병욱: 현충원에 참석하신 전우님들 수고했습니다 -[06/08-22:12]-
211.244.156.165 류 정: 왜 이리 눈물이 날까? 심전우님의 내래이션 누구 미쳐 날뛰는것 보고싶으신가? 아 아... 그만 그만........ -[06/08-22:50]-
58.230.92.214 장영호: 현충일날 현충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심대흥 전우님의 글을 읽으며 가슴이 칭함을 느낌니다 베트벳 전우님들 현충원에 다녀 오시느리 수고들 하셨습니다 다시금 월남전을 생각하며 먼저 여러각기 전투에서 전사하신 전우님들의 비목을 사진으로 나마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프네요 먼저가신 전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06/08-23:13]-
211.216.37.43 김영배: 26 묘역에 있는 절반 이상의 전사자 가족은 보통 앨범이 없습니다.앨범을 제작하기도 전에 전사한 전우들이 그렇습니다.제대한 다음해 68년도에 내가 들고 다니는 앨범을 유심히 보던 어떤 가족이"그게 뭐냐?좀 보자"하시기에 보여 드렸더니 류재문 대위의 1중대에 마침,그가족의 아들이 있는 겁니다.자신들이 앉아있는 아들의 사진을 보자 늙으신 그의 어머님이 갑자기 말을 못하고 한동안 허공을 허우적 거리다가 상처난 짐승이 포효하듯 고함을 지르시다가 그대로 혼절...가족들의 통곡소리...(아..!어찌 하오리...)나는 앨범을 뺏긴채? 바로 작년초에 벌어진 상황들이 기억나 눈물을 닦고있고...잠시후,나를 가르키며 "왜?내 오빠는 죽이고 오빠만 살아왔어? 같이 살아와야지!" 전사한 전우의 누이동생이라는 여중생이 나에게 와서는 안기다 싶히 내 가슴을 치며 울던 그애...그로부터 몇년간 다른 전사자 가족들 간에 벌어진 기막힌 사연들...참으로 가슴이 무너지는 슬픈 지난날들 입니다.윗글을 읽으며 그때를 생각하니...일천간장이 찢어지는듯 합니다. -[06/08-23:53]-
118.216.195.150 이상수: 현충원에 있는 묘비는 하나하나마다 애절한사연을 모두다안고 묵묵히 오늘도 서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06/09-05:16]-
116.36.197.150 고재목: 그날 10시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먼저 가신 전우님들을 생각했습니다. 내손으로 헬기위로 끌어 올렸던 그 많은 주검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암담한 내 조국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부끄러웠습니다. 우리는 살아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다시 한번 그들의 명복을 빕니다. -[06/09-11:13]-
222.233.25.176 류지현: 사나이 눈을 젖게하는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06/09-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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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님의 댓글

ocean 작성일

이 나라를 붉게 물들이는 배은망덕한 인간들아!
네놈이 누리는 풍요는 누구가 만들어준 것인가?
네놈들이 그렇게 동경하는 민족의 배신자이자 반역살인범인 김일성 족벌인지 피땀으로 이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킨 진정한 애국자들인지 분간을 하는가?

피로서 이 나라 존립을 도운 우방들의 네놈들을 작태를 본다면 구해 준 것을  땅을 치고 후회 할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전쟁역사를 되집어 보면 나라를 망하게 한 내부의 배신세력들을 적이 나라를 삼키는 목적 달성 후  키워준 조국과 사회를 배신한 인간들을 어떻게 처단하였는지를.......
이는 한번 배신한 인간은 또 다시 배신을 하여 문제를 일어킬 가능성 있는 유전자를  없애려고 처단을 하는 것이다.

국제적 조롱거리가 된 김정일 세습정권이 네놈들을 살려 줄 것 같은가?
만약에 살려준다 한들 지금의 풍요와 기쁨조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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