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신 분들께 드리는 연말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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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12-17 21:48 조회5,2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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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신 분들
얼굴도 전번도 알 수 없는 분들이 매월 성금을 보내주십니다. 문자나 전화로 감사함을 표시하지 못합니다. 이런 영혼들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시는 천사들입니다. 제가 쓴 책들을 수십-수백 권씩 구매해서 주위에 전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전파할 곳이 변변치 못해도 저를 도와주시기 위해 구입하시는 분들도 감지됩니다. 이웃에 열심히 마케팅 하셔서 책을 주문하게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자신은 인간접촉이 별로 없는 산중에 살면서도 여러 달 분 생활비에 해당하는 성금을 보내 주시기도 합니다.
남편은 노사모인데 몰래 수백만 원을 마련해 보내신 이름 없는 분도 계십니다. 저를 20여 년 전부터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은 제주도든 부산이든 경상도든 시스템클럽을 주시하시면서 제가 주최하는 행사에 반드시 나와 궂은일을 하십니다. 때가 되면 제게 연어를 보내주시는 노르웨이 김광석 회원님, 부산에서 쫀득쫀득한 꽈매기를 보내시면서 이름을 알 수 없게 하신 분, 제가 주최하는 행사가 있으면 반드시 나와서 식대를 대납해주시는 회원님, 이름을 알리지 않고 봉투를 주머니에 넣어주신 다정하신 분들. .
저에게 음식솜씨를 꼭 보여드리겠다며 저를 여러 목사님과 함께 초대해 주신 해맑은 영혼을 가지신 애국 여사님, 어쩌다 제 생일을 알고 제게 사랑의 정표를 보내 주신 따뜻한 영혼을 가지신 분들, 그리고 영국에서 제 [뚝섬무지개]를 세잌스피어의 문장으로 번역해 주시고 해마다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주시는 강유빌 선생님, 제게 후원금을 보내 주신 육사 동기생과 선후배님들, 그리고 오늘 아침 미국 LA에서 전화를 걸어 격려해준 동기생, 제 일이라면 한결같이 나서주는 박사 동기생, 제가 원하면 미국정부의 자료를 샅샅이 뒤져주고 번역해주는 월남전 참전 영어 실력자, 왜곡된 4.3 역사를 영화제작을 통해 바로 잡아주시는 김재동 목사님, 저를 애국적 목사님들께 소개해 주시는 목사님들. . ,
제가 미처 나열하지 못하는 주옥과 같은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가 아름답고 고귀한 현실의 자산이고 영혼의 자산입니다. 길을 가도 식사를 해도 제 눈에는 초점이 없습니다. 늘 무엇인가를 상상합니다. 지금 저는 상상합니다. 제가 애국자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아니 남기고 싶은 ‘최소한의 모든 것’을 다 남기는 그 순간, 저는 세상을 하직할 것만 같습니다. 제가 드리는 것을 일부라도 받아주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저는 그 드릴 것을 위해 남은 에너지를 다 바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인생의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보았습니다. 수학 공식 하나를 창조한 노교수가 미 해군대학원에 초대되었습니다. 그가 60분 동안 강의를 했습니다. 불과 50명 정도의 교수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교실을 나갔습니다. 하얀 귀밑머리를 날리며 강의실 문을 나가는 그의 모습이 제가 본 모든 것들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대통령들이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의 시중을 받는 것보다 수만 배 멋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멋이고, 멋은 이런 데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영화 [최배달]의 끝부분을 보았습니다. 마지막 자막이 있었습니다, 성실, 명분, 명예, 이것이 일본 가라데 문화의 진수였습니다. 그런 가라데를 점령한 사람이 매우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 ‘최배달’이었습니다. 그 자체로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오로지 한 가지를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저는 생각합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저는 최배달이 남긴 말의 의미 그대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한 가지를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는 위대한 어록을 읽고 감동해서가 아니라 사관학교 독서를 통해 ‘멋쟁이’ 인생을 살기로 작정하였으나까요. 지금의 [뚝섬 무지개]는 제가 1992년에 발행한 [멋]의 증보판입니다. 저는 지금도 목가적인 멋을 추구하고, 그런 멋으로 마지막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멋을 심고 가는 강원도 화전민의 아들이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오네요.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저는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다른 인생들을 피곤하게 만들지요. 인생은 현실을 삽니다. 현실에서 무언가를 추구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시내를 한번 통과해 보니 세상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즐기지 못하게 훼방 노는 인종들이 있습니다. 이 좋은 세상에 왜 지리산 빨치산이 등장하는 것입니까? 제가 미처 상기하지 못했지만 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은 제 기억의 한계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아니더라고 저 아닌 그 누구를 도와주신 분들에 대해서는 늘 하늘이 기억하십니다. 물론 하늘의 보상을 바라는 분들은 단 한분도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하늘은 늘 따뜻한 곳에만 계실 것입니다. 그 하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오늘은 저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제게 남은 모든 사랑의 에너지를 다 퍼드리고 싶은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매우 많이!
2022. 12. 1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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